사주팔자의 레벨

사주팔자의 레벨

G 햇밤 0 1,890 2023.03.05 17:39

팔자 보는 건 섬세함과 연관이 된다. 여기서의 섬세함이란 끊임없이 레벨을 나누는 문제와 연관된다. 고저를 분간한다고 할까. 예를 들면 같은 신강재강이라 하더라도 천간에서 균형을 이뤄주는 것과 지지에서 균형을 이뤄주는 것이 다르다.

신강재강을 이뤄주면 부자 사주로 보는데 천간에서 구성이 되면 사회적인 의미가 크니 아무래도 지지에서 보다는 레벨이 높아진다. 무대가 틀리다고 할까. 전국구와 지역구 정도의 차이라고 본다.

그러나 보통 사람은 재에 비해 신약하거나, 일간에 비해 재가 적거나 한다. 여기서 얼마나 신약한가 얼마나 재가 적으냐에 따라 다시 레벨이 갈라진다.

또한 같은 신강재강이라 하더라도, 십간의 관계에 따라서 달라진다. 임수가 병화를 보는 관계와 정화를 보는 관계가 또 달라진다. 임수가 병화를 보고 신강재강을 짜면, 정화를 본 것 보다 레벨이 더 한층 상승한다. 이건 정편재의 느낌과는 좀 다르다. 예를 들어, 병화는 경금보다는 신금을 더 잘 쓴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높은 레벨이 있는데, 팔자가 좀 꼬여야 한다. 예컨대 아예 무재 사주라든가,

임수가 병화를 보긴 했는데, 계수를 봐서 경쟁자 때문에 돈을 오히려 잃게 생겼다. 이 때 무기토가 떠서 계수를 잡아준다. 뭐 이런 식이다. 이렇게 되면, 이 사주는 재성을 잘 쓸 뿐만 아니라, 경쟁자를 잡아주기 위해서 무기토의 식상도 잘 쓰는 사주가 되어서, 고생은 좀 해도, 범상치 않은 삶을 살긴 해도 이뤄내는 스케일이 보통을 넘어선다. 얼핏 봐서 망한 것 같은데, 망하지 않고 살아날 길을 찾아냈는가가 중요하다. 문제는 이런 사주 가려내기가 어렵다.

망했네요, 하는데 살아나고
살았네요, 하는데 망한 케이스가 나타난다.

그리고 운에 대해서도 섬세함이란 관점에서 생각을 해봤다. 재성이 깨지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팔자 원국에서 재성이 깨지면, 인생의 4분의 1이 날라간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남자의 경우 이혼을 한다든가 크게 재산을 잃어본다든가, 아버지를 일찍 잃는다든가, 건강 문제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하는 불상사가 확실하게 일어난다.

원국에서는 깨지지 않았는데 대운에서 재를 깨주면 대운은 10년짜리니까 보통 사람이 칠, 팔십세를 산다고 가정해보면, 인생의 7분의 1 또는 8분의 1 정도가 된다. 같은 충이라 하더라도 4분의 1보다는 충격이 경미할 것이라 본다. 원국에서 깨진 사주를 보고는 좀 분위기 봐서 이혼했네요 라고 찍을 수 있겠지만, 대운에서 깨지면 분위기를 좀 더 봐야 하고 얘기를 좀 더 들어봐야 찍을 수 있다. 원국에서 깨지고 대운에서 깨지는 걸 도와주고 있으면 가히 백발백중.

원국에서는 괜찮은데 세운에서 재성이 깨지면, 한 해 투자한 것이 날라갔다든지, 이혼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가정에서 처와의 다툼 때문에 힘들었다 정도는 읽을 수 있다.

원국에서 괜찮은데 월운에서 재성이 깨지면, 지갑을 잃어버린다든가, 아버지가 한 일주일 몸살을 앓는 정도의 일이 일어나고

일운에서 깨지면, 가게에서 물건 사고 잔 돈 500원 거슬러 받을 거 못 받는 정도의 일이 일어나고

시에서 깨지면, 여자친구랑 한 몇 초 말다툼하는 일이 일어난다

관살은 일간을 자극하는 성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관살이 유기한 사람은 자극적인 사람이 된다. 예를 들어 팔자쟁이도 관살을 잘 쓰면 주로 찍는 사람이 되고, 인성을 쓰면 상담가 스탈이 된다. 잘 찍고 잘 맞추면 얼마나 멋있나. 카리스마 좔좔이다. 하지만 상담도 적절히 병행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 잘 맞추는 것까진 좋은데 맨날 꾸중만 할 줄 알았지 영 얘기를 들어주는 맛은 없더라가 된다.

일간을 자극한다는 건 한마디로 영향력을 행사해보겠다는 건데, 이게 이빨이 들어가느냐 들어가지 않느냐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그러나 이빨을 떠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영향력이란 언제나 쪽팔림을 감수한다. 찔러봤는데 틀리면 아우 쪽 팔린다. 이걸 전문 용어로 개쪽이라고 한다.

팔자쟁이란 어쩔 수 없는 직업의 속성상, 맞추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맞추지 못하는 팔자쟁이는 영향력과 권위를 행사할 수 없다. 때로는 호되게 꾸중을 주고 때로는 희망도 줘야 하는데, 맞추지 못하는 팔자쟁이는 무슨 말을 하든 씨가 안먹히기 때문이다. 맞추지 못하는 팔자쟁이는 일반인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 따라서 일간을 자극하는 속성, 관살의 성분을 무시할 수가 없다.  

그러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레벨의 문제가 있다. 이건 마치 허들이 높은 여자를 찔러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여자를 찔러볼 때 느끼는 긴장 강도의 차이와 비슷하다. 물론, 내가 여러 여자를 찔러보고 다녔다는 얘기는 아니다.

예컨대, 똑같은 얘길 해도 반응이 다른 사람이 있다. 어렸을 때 부모님 사랑을 많이 못 받아보고 컸군요. 정도만 얘기해줘도 우왕 굿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작년 봄에 연애 시작했죠? 월 단위로 찍어줘도 별로 대충 반응이 없는 사람이 있다. 기껏 필살기를 발휘했는데 시큰둥하면 이거 참 자신이 없어진다. 이제 더 뭘 말해줘야 하나. 밥 먹을 때 밥풀 같은 거 흘리면서 지저분하게 먹는다고 자주 혼나곤 하죠? 뭐 이런 것까지 말해줘야 하나?

이게 바로 레벨의 문제다. 사람마다 허들이 다르다. 그리고 사람마다 허들이 다르듯이, 팔자쟁이도 안정적으로 찍어주고 그 이상은 틀릴 지도 모르겠다는 부담감을 안게 되는 단계가 있다.

그러나 이것도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무조건 잘 찍고 상담도 잘 해주면 최고의 팔자쟁이가 될 것 같은데 그런 사람이 인기도 최고로 많이 끌 것 같은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진단 받는 것이 그러하듯이 팔자를 본다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에 궁극의 팔자쟁이가 있다고 하자. 스윽 한 번 팔자를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파헤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아무리 한 번 보고 말 팔자라지만, 이런 사람한테 모든 사람들이 다 몰릴까? 정말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지 않다면 모를까. 나 같으면 되게 무서울 것 같다.

사람이라는 게 어느 정도는 자기의 생각대로 살면 그게 가장 최선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본능을 깨뜨리면서 궁극의 팔자쟁이를 만나고 싶다는 결심이 들려면 여간 몰리지 않고는 힘들 것 같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기꺼이 용기를 발휘하는 사람이 아닌 필부필녀로 태어나 어느 정도의 불안감과 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사람에게 팔자는 적당한 상담 거리, 혹은 재미로 보는 팔자 이상의 의미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궁극의 팔자쟁이한테는 그런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사람이 찾아갈 것이다. 또한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나지지도 않는 게 운명과 인연의 질서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행로인 것 같기는 하지만.

아래에 궁극의 고수를 만났다는 꽃선배님의 재미있는 글이 있다. 꽃선배님의 팔자엔 갑인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녹왕에 앉은 관, 멘토이다. 30세 이전 이 분은 만났던 남자도 대학도 보통 레벨은 아닐 것이다. 그 후론 관과의 관계에 대해서 식상의 영향을 받는다. 내 것이 되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어쨌든 만나는 본다.

요즘 들어서는 오히려 적당한 선에서 맞추고 적당한 선에서 틀려주기도 해야 부담없이 상담을 청할 수 있는 게 인기 있는 팔자쟁이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60 대 40 에서 기분 좋으면 70 대 30 정도의 비율만 유지해주면 괜찮을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허들이 높은 사람을 공략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내겐 자주 어울리고 가끔 상담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의 허들 정도를 보고 나의 레벨을 파악할 때, 나는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하여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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