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비겁과 용기

(사주) 비겁과 용기

G ㅇㅇ 1 1,974 2023.02.21 14:09

아주 최근은 아니지만, 한 며칠 자니윤 아저씨가 나와서 반가웠던 때가 있었다. 아저씨는, 여전했다. 싱거운 농담과 어눌한 말투도 여전했고, 외모도 예전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다.

내가 그 아저씨에게서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감각이란 그런 것 뿐이었다. 자니윤쇼가 방영될 당시 나는 초등학생이었는데 그때 부모님 사이에 끼어서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심신이 미발달된 때라 그랬는지 아저씨가 어떤 종류의 토크를 했었는지, 그 토크쇼의 컨셉이라든가 느낌이 어땠는지는 유년의 뭉게구름 속에 있다.

어쨌든 새로웠다. 마치 그 옛날 보았던 주성치의 서유기 월광보합과 선리기연(마냥 웃기기에 바빴던 작품인 줄로 알았던)을 재학습하면서 그때는 몰랐던 새로운 의미를 깨닫는 바와 같다고 할까.

자니윤 아저씨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전설이었고,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이었다. 바로 그 전설의 자니윤 아저씨가 오늘날의 예능이라든가 토크쇼에 나와서 잠깐 했던 말이 나의 인상에 강하게 남는다.

그는 과거 자니윤쇼 시절에 강호동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토크를 진행한 바 있는데, 상황은 반전되어 강호동 이승기의 강심장에 자니윤이 출연하게 되었다. 다음은 자니윤이 강호동을 보면서 느낀 감회 중 한 대목이다.

"자기 모습대로 사는 사람들이 성공 한다

강호동은 꾸밈 없고 솔직하고 보이는 그대로의 사람이기 때문에 성공할 줄 알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것. 어쩌면 별 특별할 것도 없는 당연한 얘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살아가다 보면, 이 단순하디 단순한 원칙 하나를 따르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가만,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단 말인가? 글쎄, 그런 사람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얘기를 개콘의 간꽁치 버전으로 옮긴다면 아마도 이렇게 될 것 같다.

이냥저냥 살아가는 모습과 실제의 자기 모습 사이의 괴리, 이거 누구나 한 번쯤 느껴보신 적 있으시죠?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것, 왜 이 간단한 부분이 잘 해결이 안될까? 여기에는 세 가지 해석이 존재한다. 첫째, 어느 시대든 그 시대 나름의 가치의 기준이 정해져 있어서 어쩌다 보니 그 속의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삶보다는 사회가 바라는 삶을 살게 된다.

따라서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이 세상 살다 가는 게 다반사. 그러니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려면, 우선 세상이 자신에게 원하는 자신보다는, 자신이 자신에게 원하는 가치를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둘째, 자신이 원하는 걸 알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알고 있으나 세상의 흐름에 자신을 숨긴 채 끝끝내 드러내지 않고 사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럴까? 굳이 자기 자신으로 살지 않아도 살 만하니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원래 춤꾼으로 살고 싶었으나 잘 나가는 소녀 그룹에서 웃음을 팔고 있는 어떤 가수의 경우. 있는 그대로 살아가기 위하여 현재의 영광을 버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 이건 보다 실제적인 이야기인데 사람은 자신의 허공과 단점을 숨기기 위해 여러가지를 꾸며낸다. 이것은 인간이 살면서 행하는 몇가지 몸부림 가운데 결핍을 메우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에반게리온의 빨간 머리 여주인공 아스카의 경우, 모친의 사랑이 구멍난 부분을 메우기 위하여 얼마나 강한 척을 하는지 모른다.

 이 또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좀더 거시적으로 보면, 대개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이 미래지향적인 인간이 되는데, 그러다 결국 현재도 미래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라 하겠다.

첫째가 자신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으로 인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살지 못한다면, 둘째는 현상황에 대한 안주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박차고 나갈 용기가 없어서 라고 볼 수 있다. 셋째 또한 용기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상처와 허공을 직면하 고 감싸 안아줄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해서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는 본디 자신이라는 게 없는데 어떻게 자신을 찾을 수 있으리요? 하는 분도 있을 수 있겠다.

결국 나는 사람이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건 용기의 문제로 보고 있다. 첫째 대목과 관련하여서도, 그러하다. 무지를 타파하고자 하는 용기. 체제라는 게 가진 억압적인 속성을 뛰어넘고, 자신과 세계를 바로보기 위해서는 특출한 재능이나 지성보다도 오히려 겨자씨만한 용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가장 뛰어난 지성들이 체제의 어용으로 전락할 때 보게 되는 비극에서도 발견되고, 위대하다고 일컬어지는 예수의 진짜 위대함은 그의 말씀과 지혜보다도, 비극적인 죽음보다도, 당시 모든 사람들이 천대하던 하층민과 병자들의 손을 잡아주던 용기에서 비롯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명리적으로 我는 비겁의 속성이다. 일반적으로 비겁이 강하면, 고집이 세고 개성이 강하다고 한다. 추진력도 강하고 경쟁을 좋아한다고 한다. 의지력과 분투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그래서 비겁이 강하면 용기 있는 사람이 된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한다.

비겁이 강하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자신이 버티어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그러나 예를 들어, 군비쟁재의 사주를 생각해보자. 이 사주는 보통 비겁 300포인트에 재성 30포인트의 사주로 구성되는데 고작 재성 30을 먹으려고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는 느낌이다.

재성 30포인트면 비겁 30포인트만 투자하면 되는데 늘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들어간다. 달리 생각해보자. 이 사람은 늘 270 포인트를 오버해야 재성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면,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 오버된 270포인트의 비겁은 쓸모 없는 분투심이다.

그런데 그런 오버된 분투심을 써야만 30 포인트의 재성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단히 옹졸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비겁이 많지만 오히려 겁이 많다. 너무 많은 분투심과 의지력은 오히려 나약함과 수완 없음의 증거가 될 수 있다.

이것을 관살과 연관하여 생각해보자. 200포인트의 비겁이 80포인트의 관살을 본 경우 이 사람은 120 포인트의 비겁이 남는다. 관살은 스트레스인데 이 사람한테 120포인트가 넘어가는 스트레스가 오는 경우 늘 승질내고 도망가버린다. 이런 사람을 두고 과연 강한 사람, 용기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비겁은 물론 삶의 의지를 다지는 중요한 근기가 된다. 비겁이 약한 사람보다야 강하면 중심과 뚝심이 있고 개성도 강하다.

누군가 예술가의 조건으로 비겁을 꼽았는데, 나는 비겁이 예술가 본연의 개성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 생각에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맨날 하는 얘기가 뭔가? 남 흉내 내지 말고 자기 목소리를 내라는 얘기 아닌가?

그러나 비겁성 하나만 강하다고 해서 이 사람이 개성적인 사람이 된다는 건 어딘지 관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곤란한 점이 있다.

우리는 걷잡을 수 없이, 틀이 부여되지 않아, 튀는 개성을 개성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건 그냥 지 멋대로 사는 구나라는 평가를 받을 따름이다. 마찬가지로 비겁이 강하다고 해서 이 사람이 용기를 갖고 강한 사람으로서 개성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단정 지어서는 곤란하다.

이제 비겁이 약한 사람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비겁이 필요 이상으로 강한 사람이 만용이라든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뛰쳐나가버리는 비겁함으로 기울 수 있는 반면, 비겁이 약한 사람들은 실제로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게 된다.

거기다 관계적인 측면에서 보게 되면, 또다른 문제로 귀결되는데 비겁이 약한 사람이 과한 식상을 보게 되면, 가식과 과장으로 꾸미는 사람이 된다.

비겁이 약한 사람이 과한 재성을 보게 되면, 자기 자신이 아닌 물질로 자신을 치장하고 드러내려 한다.

과한 관성을 보게 되면, 겉멋에 신경 쓰고 뭔가 있어 보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느라 정작 내실이 부족한 사람이 된다.

과한 인성을 보게 되면, 의존적이고 공상의 세계에 도취되어 공주병 왕자병 기질이 있게 된다.

비겁이 약해 신약해 버리면 주관이 약하기 때문에 주위의 환경에 쓸려가버리는 현상을 겪는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기 위하여 신약해 버리면, 주관이 약하여 문제가 되고, 그렇다고 비겁이 강왕해버리면, 강해진 만큼의 값을 하지 못할까 걱정스럽다. 아아,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사는 것. 그게 그렇게나 어려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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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2023.02.2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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