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금씩

아주 조금씩

G 서시 1 2,083 2023.01.29 22:44

아주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변해간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들..

그것들은 조금씩 조금씩 조심스럽게 변해간다. 빠르게 변하는건 없다. 모든게 조금씩 변화해간다.

 

사람의 나이도, 성격도, 지구도, 우주도, 모든게 조금씩 변해간다

이건 어덯게 할수도 어쩔수도 없는것이다. 변하는것. 이것 만큼은 아무도 막을수없다.

신이 온다해도 막을수 없을것이다.

 

 

 

[공포/단편] 조금씩..

 

글:기억저편에

 

 

<1>

 

푸른하늘에 평화롭게 비춰지는 따스한 햇살속에 내가 서있다.

편안하면서도 안정된 이곳에 지금 내가 서있다.

 

평화롭다. 모든것들이 평화로워 보인다. 행복하다. 살아있는 모든것들, 그리고 숨쉬는 모든존재들이 행복해 보이기만 하다.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여자와 남자가 보인다.

 

그들 역시나 방금 내가본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과 조화가 잘되게 행복해 보인다. 공원벤치에 앉아 있는 여자 그리고 여자무릎위에 살며시 머리를 올려놓은 남자. 행복해 보이는 이들..

 

"여보?"

 

"응?"

 

"나 말이야. 아빠가 된다는것 정말 행복한것 같아."

 

"후훗.."

 

이들이 저토록 평화롭게 보여지는이유.

그건 남자와 여자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것이다. 그렇기에 저 둘은 너무나 행복하다. 행복의 이유 그건 그렇게 큰 이유따윈 필요치 않다. 조금만 변해가도 행복한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여보?"

 

"응?"

 

"이번 사업만 성공하면, 모든걸 청산하고 당신과 나 그리고 곧 태어날 우리 아기를 위해서, 평화로운곳을 찾아가서 살자.."

 

"좋아요.진우씨.."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결과

남자는 사업을 하는 사람인가 보다. 그거도 꽤 큰 사업을 이루어 나가는것 같다. 그리고 그는 이번 사업을 마지막으로 모든걸 청산하려 하는것 같다. 이유는 곧 태어날 아이와 숨막히는 도시를 벗어나 새소리와 변화없는 평화로은 세상을 찾기 위해서 일것이다.

 

그렇게 이어지는 그들의 대화속에 나 역시나 너무나 평화롭다. 세상이라는곳은 정말 살만한 곳임이 분명했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을 주는사람 그리고 사랑을 받는 사람들, 이곳이 내가 살아갈 세상임이 분명하다.

 

<2>

 

 

"따르릉"

 

달콤한 잠에 빠져있을때쯤 전화벨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소리에 단잠을 깨어 전화기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쳐다본 곳에는 몇일전 내가 보았던 여자가 보인다.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든다. 여자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가는걸 보니..

 

"여보..빨리 도망쳐.."

 

"진우씨..무슨일인데요.."

 

"지금 빛쟁이들이 집으로 뛰어 가고 있을꺼야...빨리 그곳에서 벗어나...!!"

 

남자는 다급한 목소리로 빛쟁이들이라 한다. 무슨 말이지, 남자가 빛이라도 진것인가. 빛을 졌다는것 그것은 곧 남자의 사업이 잘못됐다는게 분명한데...절대 무너지지 않을것 처럼 보이던 남자의 목소리가 저렇게 떨리는걸 보면..왠지 불안하다.

 

전화를 끊은 여자는 급히 이것저것을 챙기기 시작했다. 몇가지 옷과 현금들을 챙기기 바쁜 여자의 표정은 얼마전 보았던 평화로운 모습과는 전혀 딴판으로 보인다. 불안해 하는 모습...엉성한 여자의 행동에 나 역시나 불안해져갔다. 남자는 도대체가 얼마나 큰 사고를 친거지...빌어먹을..

 

그렇게 그녀는 빠른 속도로 몇가지 짐을 챙긴후 어디론가 도망치듯 뛰어 가는 모습이보인다. 그리고 집에 나오자 마자 택시를 잡아 타고 빠른 속도로 자신의 집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3>

 

 

"빌어먹을년아!! 내가 사업에 실패 했다고 우습게 보여..x발.."

 

"여보 제발...이제 그만해..난 당신을 원망한적도 하고 싶지도 않아..돈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잖아.."

 

"뭐라는거야..미친년아!! 넌좀 맞아야되!!"

 

남자는 미친듯이 여자를 때리기 시작했다. 몇일전 보았던 남자와 모습과는 전혀 딴판인 남자..사업에 실패한 남자는 매일같이 술을 먹기시작했다. 그리고 끓어 오르는 분노를 자신의 아내를 향해서 분풀이를 한다. 완전 폐인이 되버린 남자..전혀 기대할곳도 없는 그저 쓰레기같은 녀석..

 

"가서..술사와...술을 사오란 말이야.."

 

얼만큼이나 여자를 때렸을까..

녀석은 힘이 든지...때리는것을 잠시 멈춘후 여자를 향해서 큰소리로 명령하기 시작했다. 몇일전부터 쉬지 않고 마신 술을 또 사오라는 남자...정말 녀석은 쓰레기다.

 

축처진 여자의어깨, 힘없이 걸어 가는 여자의 뒤모습이 보인다. 몇일전만 해도 그렇게 행복해 하던 그녀였는데...불과 몇달사이 이렇게나 변해 버리다니...세상이라는게 이런거였단 말인가....행복하기만 한줄 알았던게...아니였다. 분명 아니였다. 세상은 더럽고 치사하다. X....발..

 

"아줌마 소주 2병 주세요!"

 

조그만 구멍가게에 도착한 여자는 남편의 심부름 대로 소주를 사고 있다. 그렇게 가게 주인에게 받아든 소주를 들고 다시 힘없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향해서 걷기시작했다.

 

어느 정도 걸었을까.. 마을에서 꽤나 큰 느티나무 아래에 잠시 여자가 멈춰 선게 보인다. 그리고 여자는 무언가 다짐했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오른쪽 주머니 안에서 무언가를 빼내기 시작했다.

 

"여보..미안해...어쩔수없어..당신 너무 변했어..더이상 당신이 변하는걸 보기 싫어...."

 

혼자서 중얼 중얼 거리는 여자..그리고 손에든 작은 유리병의 뚜껑을 열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주병안에 털어 넣는다. 여자의 이런 행동을 바라보고 여자의 근처로 다가오는 동네 여자가 보인다.

 

"새댁..뭐해?"

 

"헛...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그런 대화..그리고 멀어져 가는 동네 여자...그걸 바라보는 여자의 눈빛은 이상했다. 살기로 가득차 있었다. 해맑던 여자의 맑은 눈망울은 이젠 찾아 보기 힘들다. 조금씩 변해가는 여자의 눈동자 날카롭게 느껴진다. 매우 썸득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4>

 

 

"우엑..이런 X같은년 술에다 뭘 탄거야...크....윽.."

 

"미안해..어쩔수 없었어.."

 

여자가 사들고온 술을 빼앗는듯이 가로챈 남자는 입안에 술을 한모금 가득 집어 넣고는 갑작스럽게 표정이 변화 하기시작했다. 일그러져 가는 남자의 모습....아까 내가 보았던게 잘못 된게 아니라면..여자는 분명 남자를 죽이기 위해서, 술에다가 약을 탄게 분명했다. 그렇게 착하기만 여자가...젠장할..

 

몇번의 큰 뒤척임 끝에 남자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죽어 가기 시작했다. 원망에 가득찬 눈빛을 자신의 아내에게 보이며..그렇게 남자는 죽어 갔다.

 

그런 남자의 모습을 지켜 보는 여자의 표정은 전혀 슬퍼 보이지 않았다. 왠지 모르지만 기뻐하는 모습 갔다. 아니 분명 여자는 지금 이 상황이 기쁜가 보다. 남자의죽는 모습을 보며 웃고 있는걸 보면 말이다.

 

"완전 숨이 끊겼군...하지만 불안해...아까 본 아줌마....아기를 위해서라도 이 사건을 들켜서는 안돼.."

 

다시 중얼 거리는 여자...그리고 부엌을 향해서 뛰어가는 여자....그렇게 도착한 부엌에서 시퍼런 식칼을 꺼내드는 여자가 보인다. 무슨 행동을 할려고 저러는거지...설마..

 

내가 생각했던 일이 맞다. 정말...

 

여자는 자신의 살인을 완벽하게 숨기기 위해서 아까 약을 타는 모습을 본 여자를 칼로 수십차례 찔러 죽였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였다. 그 모습을 우연찮게 바라본 그집의 늙은 시어머니 역시 미친듯이 칼로 찔러 죽여 버렸다.

 

 

<5>

 

"이봐요..강민주씨..도대체 당신 몇명이나 죽인거요?"

 

"훗...나도 몰라.."

 

어두 컴컴한 경찰서 취조실 안이 보인다. 그곳에는 한명의 형사와 여자가 보인다. 여자의 얼굴은 불과 몇달전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진 모습이다. 날카로운 눈매...비웃는듯한 여자의 입술...도대체 왜...저렇게까지 변한거지..

 

그래 나역시 확실히 생각나진 않지만..여자는 많은 이들을 죽였다. 처음에 죽인 남편..그리고 자신의 동네에 사는 여자..그 여자의 시어머니뿐 아니라...많은 이들을 죽였다. 이유....그건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다. 아마 복수심 때문일것이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세상을 향한 복수...그게 전부인것같다.

 

그걸 어떻게 알수 있냐고....

지금 내 마음속에 복수심이 불타고 있거든....가슴속에는 미친듯이 피가 끓고 있어..그래서 아는거라구...나 역시 세상은 아름다운 곳인줄 알았지...하지만 세상은 정말 더럽고 치사한 곳임이 분명했어..

 

내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의 모습을 뱃속에서 지켜보면서 느꼈지..젠장할...

이제 곧 난 세상에 태어난다. 그래...어머니가 하지 못했던 복수..그걸 내가 해줄것이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자 마자..난 세상을 향해서 복수할것이다.

 

그렇게 되기 까지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거든........크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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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2023.01.30 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