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뿌리 없는 일간

(사주) 뿌리 없는 일간

G ㅇㅇ 2 3,277 2022.11.07 16:03

팔자를 접하다보면, 일간이 뿌리가 없는 경우를 보게 된다. 지지에서 일간의 동기 오행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지지는 그 사람이 밟고 서 있는 땅인데 그렇다면, 이 사람은 밟고 서 있는 땅이 없음을 의미한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의지할 수 있고 힘 받을 수 있는 땅이 없다는 얘기이다.

 

음 이상타.

 

비견지는 보통 몸을 의미하는데 그렇다면 일간이 뿌리를 얻지 못하면 그는 몸이 없다고 해야 하는가. 하지만 펄펄 살아 있는 사람을 놓고, 후훗 난 당신의 존재를 알고 있소. 당신은 유령이지요? 라고 묻는다면 제대로 발길질 당한다 하더라도 별 할 말 없으리라.

 

일전에 지지에서 해당 육친의 오행을 보지 못하면, 그것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만질 수 없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비견지를 보지 못한다면 그는 스스로를 느끼고 만질 수 없다는 얘기인지?


 
지지가 그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이라면, 지지에서 뿌리를 보지 못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으로부터 비껴 서 있다는 의미인 듯 싶다. 비견은 의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자신의 환경에 대해 의지를 발휘하길 되도록 꺼린다는 통변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의지적으로 휘둘린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종살이나 종재하는 명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팔자에 관살이 많아도 거기서 일간이 뿌리를 빼버리면, 일간은 그 환경에 노출 되지 않는 셈으로, 종살이 한다기보다는 그냥 그런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고 봐야 한다. 멀찍이서 팔짱 끼고 지켜보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해 직접적으로 간섭하거나 간섭받기를 꺼린다. 따라서 아웃사이더라고 할 수도 있고,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다고 해도 될 것이다. 자신의 환경에 대해 겉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세속으로부터 초월했다, 라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육친들, 인식재관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결코 알지 못한다. 천간으로는 언제나 일간이 드러나 있으니 그의 사회적인 모습은 버젓이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숨어 있다. 그는 어디에도 없다. 기본적으로 고독한 사람이다.

 

비견지가 없다고 해서 스스로를 느끼고 만질 수가 없거나 형제가 하나도 없거나 아니면 친구가 없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친구 만들기가 어렵고, 만든다 하더라도 인연이 오래가지 못하며, 형제가 있어도 관계가 소원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실제로 비견에 대한 아쉬움은 일간이 약한 뿌리를 볼 때에 더 강하게 느끼는 것이고, 이처럼 아예 뿌리를 빼버리면 이미 고독을 하나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딱히 깊이 외롭다거나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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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2022.11.08 06:57
G ㅇㅇ 2023.01.02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