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관살과 평가

사주 관살과 평가

G ㅇㅇ 1 2,555 2022.09.24 17:25

관살은 칼이다. 관살은 누군가를 평가하는 사람들의 시선. 시선이 모이면 어떤 특정 사회에 통용되는 권위. 누군가는 그 권위를 업고 사람들을 감독하며 위세를 과시하고, 누군가는 그 권위 아래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물론, 불만을 품은 채 고개를 숙이는 시늉만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아예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역술의 권위란 결국 역술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과 태도에 기인한다. 팔자가 '맞는 것 같다' 혹은 '잘 안맞는 것 같다'. 의견은 다양하지만 그런 의견들이 얽히고 맞물려 역술의 권위를 형성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역술을 인정하는 권위 만큼, 역술가도 대접 받을 것이다. 그리고 이건 역술가가 제 아무리 역술의 위대함을 외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 현실이란 건 어쩔 수 없는 힘과 힘의 파워 게임이니까. 그리고 그 힘의 가장 근본 바탕은 일상을 살아가는 개개인의 생각에 달려 있다.

 

관살은 살기殺氣다. 기본적으로 관살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누구는 이러네 누구는 저러네 평가하기를 즐긴다. 여기서 평가의 본질은 제압에 가깝다. 너는 소심한 것 같다, 라는 표현은 단순히 누군가가 소심하다는 평가이기 이전에, 그 누군가를 어떤 특정한 틀로 잘라내는 행위이다. 평가하기란, 결국 제 점수는요 몇 점입니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자신의 평가안에 사로잡음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세우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옛날 MBC에서 위대한 탄생이라는 슈퍼스타 K스런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다. 가수 이은미, 신승훈, 김태원 등이 심사를 맡고 있는데, 곧잘 평가가 엇갈릴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모두가 OK일 때는 상관이 없는데 2:1로 나뉘는 경우, 나머지 한 사람의 평가는 비록 심사위원이라 하더라도 누락된다. 이 때, 그 한 사람의 평가는 왠지 썰렁한 것이 된다. 물론 시청자가 바라보기에는 참가자 한 사람이 붙느냐 떨어지느냐의 문제에 그칠 수는 있겠지만, 심사위원이 느끼기에는 자신 또한 자신의 권위를 놓고 심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나면 꼭 품평회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너는 웃기는 것 같다. 그 사람은 별로야. 걔는 왜 그렇게 말이 많냐? 그 인간은 속 빈 강정 같아. 이런 평가들이 모두 관살의 작용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그러한 판단들이 모두 맞아 들어가는 건 아닐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제압 당하느냐 아니냐 둘 뿐인 것이다.

 

관살을 잘 쓰는 사람은 어떨까. 제대로 진단하고 제대로 평가한다. 이걸 잘 못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제대로 진단하지도 못하고 이상하게 평가할 것이다. 결국은 제압을 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이다. 비단 다른 사람에 대한 제압의 문제에 국한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자신을 잘 평가하는 사람일수록 타인도 잘 평가한다. 웃으면 복이 와요가 인성의 미덕을 얘기한다면, 자신의 분수를 안다는 건 관살의 미덕이다. 자타불이, 겉과 밖은 연결되어 있다.

 

말을 할 때, 식상이 있으면 말을 많이 한다. 그런데 말을 많이 하는 것과 말을 잘 하는 건 다른 문제이다. 식이 재를 보면 말을 '잘' 할 것이다. 그런데 말을 잘하는 것과 그 상황에 맞게 판단해서 말을 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이다. 싹둑 베게끔 의표를 찌르는 말이 여기에 해당한다. 식재가 왕성하다 해서 의표를 찌르는 말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것이 식 -> 재 -> 관의 연결이다. 그런데 의표를 찌르는 말을 한다고 해서 그걸 또 다른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게끔 전해주는 건 또 다른 문제이다. 뭔가 혼자 의미심장한 듯한 말을 하고 그냥 순간순간을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 제 아무리 의미심장한 말이라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건 또 다른 문제, 이것을 인성이 담당한다. 어쨌건 식상이 조금 밖에 없어도 관살을 잘 쓰면 단 몇 마디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포스를 발휘한다.

 

글을 읽을 때도 뭔가 문체가 유려하고 말은 많은 것 같은데 그래서 뭐? 라는 질문이 일어나는 글이 있고, 몇 마디 없어도 제대로 마음에 걸리는 문장을 접할 때가 있다. 관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의 글의 차이다.

 

재밌는 상황은 관을 잘 못 쓰는데 자꾸 관을 쓰려 할 때 발생한다. 칼은 잘 못 휘두르면 자신에게 돌아온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사실은 돈을 잘 쓰기 짝이 없는 A에게 구두쇠라는 평가를 내렸을 때, A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도리어 저 친구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음부터 내가 사탕 한 쪼가리 사주나 봐라, 라는 평가가 돌아온다. 나의 잘못된 평가가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나, 자타불이 이런 사람은 타인에게만 평가를 잘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도 자신에 대해 잘 못 평가를 내리기 때문에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관은 비겁을 친다. 관이 판단이라면, 비겁은 의지라든가 주체성 고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쉽게 풀어 비겁이란 승질이다. 비겁이 강한 사람들은 일단 승질 여간하지 않다고 보면 된다. 관과 비겁의 관계가 재밌는데, 관이 비겁에게 잘 못 칼을 휘두르면 비겁은 승질을 내며 나에게 다시 칼을 되돌려준다. 내가 저놈에게 총을 쏘면 저 놈도 지지 않고 총을 쏘는 것이다. 내가 저 놈에게 한 칼 주면 저 놈도 나에게 한 칼 주게 되어 있다.

 

殺 我 官 X        

X  X  X  X

 

언젠가 썼지만 위의 자리에서 일간의 자리는 나라고 할 수 있지만 비겁이란 기본적으로 나 뿐만 아니라 나와 대등하게 어깨를 겨루는 존재라고 할 수 있으니 저 자리엔 내가 아니라 나의 비겁 X는 누구라도 올 수 있는 자리이다.

 

내가 관을 써서 타인을 제단하는 즉시, 나의 칼은 나를 제단한다.

 

옛날에 홍콩 영화 보면, 돌고 도는 복수의 끈들에 대한 얘기가 꼭 등장하곤 하였다. 칼을 쓸려면 잘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돌고 도는 복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돌고 도는 욕들이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관을 쓰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고, 우리가 어떻게 타인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일순간이라도 살아갈 수 있겠는가. 다만 칼을 쓸 때는 상처나지 않도록, 또한 기왕이면 어긋난 판단을 하지 않도록 힘 쓸 수밖에 없다는 아주 교훈적인 얘기를 할 수도 있지만, 사람 팔자가 천차만별이라서 마음 먹은 대로 되는 사람도 참 드물다.

 

얼마나 사람 팔자 천차만별이냐 하면, 관을 잘 못 쓰는 사람 주위에도 그 사람의 권위를 믿고 그 사람의 판단을 따르는 사람이 모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상한 사이비 교주라든가. 내 눈을 바라봐 넌 건강해진다는 사람이라든가, 한 눈에 슥 보고는 당신은 장이 나빠 등등으로 때우는 사람. 이런 사람이 쓰는 관은 분명 이상할 것인데, 이 사람 주위에는 또 그런 이상한 관에만 납득 당하는 사람이 모이는 것일 게다.

 

다만, 끼리끼리 모이는 것이라서 이런 이상한 관을 쓰는 사람의 한계는 정해져 있고 그나마 괜찮은 관에 납득 당하는 사람은 한 눈에 사이비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래서 관살을 쓴다 한들 거기에 납득 되지 않는 사람들은 보다 나은 관살을 쓰는 사람들을 찾아 나설 것이며, 영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자신의 권위를 꾸려보게 되는 등, 사람들의 시선 사람들의 사는 방식을 어떻게든 좋게 가져나가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 오늘도 강호에서 벌어지는 레벨 위의 레벨, 레벨과 레벨 사이의 싸움은 끝이 없을 것이다. 

Comments

G 2022.09.25 07:40
역학을 배우면서 역학의 이론지식을 터득 도통하기보다,먼저 촌철살인 허를 찌르는 나름「진리」불편한 진실.의문 스스로의 물음에대한 해답들을 터득도 깨닫게되는 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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