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관살과 권위

사주 관살과 권위

G ㅇㅇ 1 2,444 2022.09.24 17:16

저 여자는 어떤 남편을 만나 살고 있는가?

저 학생은 어떤 대학을 다니는가?

저 아이는 반에서 몇 등 하는가?

저 사람은 어떤 직장엘 다니는가?

저 사람의 외모는 잘 생겼나 못 생겼나?

자 사람의 자식은 얼마나 잘났나?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를 평가하고 평가 당하고 살고 있다. 세상이 보다 유연해졌다고는 하지만 올 설에도 노총각 노처녀들은 결혼 언제 할 거냐? 라는 질문을 받을 것이고, 백수들은 언제 취직할 거냐? 애들한테는 요즘 공부 잘 하느냐? 결혼한 부인에게는 언제 애 낳을 거냐? 직장인에게는 언제 승진 될 것 같으냐? 와 같은 질문들을 던지고 받으면서 눈물과 한숨의 날들을 보낼 것이다.

 

그걸 꼭 해야 하느냐? 라는 질문이 던져지기도 전에 왠지 앞서 성취해야 할 것 같은, 왠지 그러지 못하면 인간구실도 못할 것 같은 기준들. 이것이 관살의 힘이다. 이것은 모이고 모여 은연 중에 하나의 질서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관살이란 특정한 시대에 특정한 사회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특정한 방식으로부터 연유한다.

 

관살은, 작게는 저 학생은 어떤 대학을 다니는가? 라는 질문부터 시작하여 크게는 그 사회의 질서를 헤치는 사람에 대하여 이걸 죽여야 되나 살려야 되나 라는 생살권까지 포괄한다. 어떤 대학을 다니느냐가 그 사회의 특정한 가치 기준 즉,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일수록 그 사회의 역량의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반영한다면, 이걸 죽여야 되나 살려야 되나는 관살이란 것의 본질 즉, 그 사회의 삶의 방식을 거스르는 사람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징벌의 방식으로 표출된다.  

 

그렇다. 어떻게 보면, 모든 평가는 징벌에 가깝다.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한 사람은 좋은 직장에 다니기 어렵고, 어떤 사람에게는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아이가 공부를 못 할 수도 있는데 아이는 그 사실 하나로 남 보기에 부끄러운 아이가 된다. 아니, 징벌은 일부분이다. 관살이란 상벌의 방식에 가깝다. 특정한 잣대를 충족한 사람은 상을 받고, 그렇지 못하면 벌을 받는다. 오늘도 우리 어머니는 나한테 엄마 친구 아들이 대기업에 들어간 것에 대하여 은근히 얘기하신다. 친구 아들이 대기업에 들어간 건 그냥 들어간 것이고, 엄마가 얘기하는 건 그냥 얘기하는 것인데 왜 나는 이리도 가슴 한 구석이 저리고 아픈 것인가. 나는 딱히 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죄 지은 듯한 기분이 든다. 나 같은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이고 특정한 잣대를 충족하다 못해 관살을 쓰는데 있어 뛰어난 사람은 직접 상벌의 방식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는 그럴 만한 권위를 가지기 때문이다.

 

관살을 쓰는 사람은 무슨 말을 해도 이상하게도 권위가 있다. 매우 오래 전 남자의 자격을 보니 폐암의 권위자가 나와서는 이경규며 김태원이며 흡연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조금의 사정도 봐주지 않고 싹싹 베고 있었다. 당하는 사람은 찍소리도 못한다. 그들에게 허락되어 있는 말이라곤 그저 네 알겠습니다, 정도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생명일 것이다. 자연적이고 육체적인 생명을 좌지우지 하는 역할은 의사에게 돌아가고, 인간의 또 다른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생명을 좌우하는 권한은 법을 다루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 밖에도 뭐가 있을까? 역술가가 되려는 사람은 어떨까? 역술가는 인간의 운명을 다룬다. 남의 팔자를 놓고 이러니저러니 얘기한다는 것. 이것 또한 상당한 권위가 없어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역술가가 되려는 사람 또한 타인의 삶에 간섭하고 그 삶의 미래를 좌우하는 역할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관살을 쓰지 못하는 사람은 엄두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이 놈이고 저 놈이고 자신의 권위를 행사하려면 살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살기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자신이 날린 칼이 자신에게 돌아온다. 법관이 잘못된 판단을 하면 당장에 그 스스로의 지위가 무너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상에서도 남에 대해서 말 한 번 잘못했다가 (그것이 복수의 형식이든 직접 따져들어오게 되는 형식이든) 된통 당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모든 권위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 아마도 생살의 권한에 대하여 음양을 나눈다면 의사며 법관이 양지의 권한에 해당할 것이며 역술가는 음지의 권한에 해당할 것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생살의 권한의 음지와 양지를 위와 같이 나눌 수 있을 것인데, 디테일하게 보자면 또 한도 끝도 없는 것이 관살의 적용 범위이다. 인간이란 그 만큼 다양한 평가 기준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키 큰 여자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자연 그대로 보면 키 큰 여자는 그냥 키 큰 여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이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로 들어오면 굉장한 컴플렉스가 된다. 이 사회로 들어오면 키 큰 여자는 한 눈에 딱 부담스러워진다. 단순히 키가 크다는 이유로 힐을 신는 것조차 남 눈을 의식한다. 남자친구를 사귈 때도 일부러 허리며 무릎을 구부정하게 굽히고 다닌다는 얘기도 들었다. 모델이면 다를까? 모델조차도 일상생활에서는 힐을 신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여자의 팔자에서 관이 과연 좋은 모양일까? 이런 것들 하나하나에서 나는 우리의 삶을 장악하고 있는 관살의 힘을 본다.

 

나는 팔자라는 씨가 그 자체로 발아하여 성장한다기 보다는, 사회라는 환경과 만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위의 사례에서처럼 관의 모양이 좋지 않은 여자가 키 큰 여자를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는 세상에 태어난다면 자신의 키가 쑥쑥 크는 것에 대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소지가 커진다고 본다. 키는 커도 좋은데 살 찐 여자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방식으로 바라보는 사회라면 이 여자는 반드시 포동포동한 살집의 육체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놓고 벌을 받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고통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팔자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결국 어느 사회엘 가더라도, 수 천 번 다시 태어나더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팔자의 일그러진 부분을 겪어야 하는 것이 팔자이다. 만약 용신이 건왕하다면 위안의 수단은 될 수 있을지언정 일그러진 부분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그래도 못할 것이다. 그러니 팔자는 팔자 안에서는 답이 없고 이 우스꽝스럽고도 슬픈 우리네 인생을 연극처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만은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겪을 것을 겪으며 아파할 것을 아파하며 차츰 초연해져서는, 결국 자신의 삶에 대한 대책없는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은 아직 우리에게 열려 있다.

Comments

G 2022.09.25 07:15
이러한들 저러한들 어차피,겪을건 겪고 만날건 만나지고 당할건 당하게되어 있죠.(모든건,자연지사.필연지사.당연지사.기정사실.이연지사...)
시선 평가받아서,눈치코치 기쁘거나 슬픈 인간 삶...
관성 관살의 이치풀이 또한 it,s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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