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관살에 대한 의미

사주 관살에 대한 의미

G ㅇㅇ 1 2,682 2022.09.24 15:51

일반적으로 관살 하면, 직장 감투 같은 것을 생각한다. 혹은 남자에게 자식, 여자에게는 남자. 물론 맞는 말일 것이다. 일간의 의지를 극하고 압박하는 것이 관살이라면 남자는 자식을 책임져 부양해야 하기에 자식이 관살이고, 여자는 남자를 책임져 부양하기에 여자에게 남자가 관살이다. 엥? 여자가 남자를 책임져 부양한다고? 남자 입장에서 자존심 상하는 얘기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일례로 우리 엄만 우리 아빠를 책임지고 부양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보더라도 관살을 무조건적으로 직장 감투, 혹은 남자에게 자식, 여자에게 남자로 어떤 정형화된 육친 체계로 이해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생각된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 사회 속에서, 현재의 역사적인 위치 위에서 우리는 관살을 위와 같은 것으로 배정 받고 있다는 것이다. 즉 남자에게 자식이 관살이란 것으로 다이렉트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는 성인 남자를 부담주고 괴롭히는 역할을 자식이 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관살의 본래 의미란 무엇인가. 비견을 극하는 것. 비견이 의지를 가지고 행하려고 하나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제약. 이 제약의 구체화가 이 사회에서는 남자에게 자식, 여자에게 남자 등등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 또한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관살의 의미는 남의 눈이다. 타인의 시선. 보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열등과 우등을 나누는 판단의 시선. 욕 들을 것인가 칭찬 받을 것인가에 민감한 내 안의 또 다른 눈. 비견은 의지를 가지나 남 눈 때문에 함부로 행동하지 못한다. 현대처럼 사회의 조직화가 극대화 되고 인간 대 인간의 만남과 노출이 잦은 시기에는 남 눈 만큼 비견을 잘 극하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수 많은 드라마를 알고 있다. 주인공이 원하는 것, 그것이 꿈이든 사랑이든, 사회의 시선 때문에 이루지 못하고 절망하는 경우의 수 많은 드라마. 그러나 드라마는 너무 멀다. 가장 가까운 곳,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는 가장 사소한 행동 하나 마저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며 조심스레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관살을 잘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타인의 눈, 타인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얘기이다. 어떤 사람이 관살을 잘 쓰기에 좋은 직장에 잘 들어간다고 말하기에 앞서, 그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할 만하기에 좋은 직장에 들어간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은연 중에 그 사람이 뭘 하는가? 어떤 직장에 들어갔는가를 하나의 판단 잣대로 쓰고 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관을 감당할 만하고, 관살을 잘 쓴다는 것은 이러한 판단 앞에서 떳떳할 수 있다는 얘기와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내 머리 속엔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남자에게 자식이 관이고, 여자에게 남편이 관인 것 또한 이러한 타인의 시선과의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라는 생각.

 

예를 들면, 우리는 여자를 판단할 때 그녀 자신 보다는 그녀가 어떤 남자와 만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갖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 우리가 남자를 판단할 때, 그가 다니는 직장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나아가 결혼한 다음에는 그의 자식이 얼마나 현출한가 하는 판단 기준을 갖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 결론적으로 우리가 이와 같은 가치 기준을 가지고 있기에, 남자에게 관은 자식이자 직장이며, 여자에게 관은 남편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이 얘기는 우리의 가치 기준이 달라진다면, 즉 타인을 평가하는 시선이 달라진다면 관에 대한 통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평을 열어놓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보다 흥미있어 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왜 우리는 그러한 시선을 갖고 있나? 왜 우리는 그와 같은 시선을 갖게 되었고, 그러한 시선으로 남녀를 판단하는가? 와 같은 것이다. 인간은 왜 그러한 시선을 갖고 비견의 의지를 제한하는가?

 

관살은 다른 말로 권력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일견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타인을 평가하는 가치 기준들. 이러한 것들이 모여 일종의 공공성을 형성하고, 나아가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규칙성을 확립한다. 규칙성은 사람에게 보호 받을 울타리를 제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람을 옥죄기도 한다.

 

달리 말해 관살은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남자에게 자식이 관, 여자에게 남편이 관, 이러한 통변은 이로부터 은유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남자는 좋은 직장 다니면서 현출한 자식을 키워내는 것이고, 여자는 좋은 남편을 만나고 좋은 며느리를 만나는 것이 권유되는 한, 현재의 관살에 대한 통변은 계속해서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 번 물으면서 치고 나가야 한다. 왜 우리는 그러한 삶의 방식을 고수하며 그러한 삶의 방식으로 자신과 타인의 삶을 규제하는가.

 

관살은 일간의 의지를 극한다. 누구나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지. 억압 받으면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의지를 극해오는 억압이라는 것이 수긍할 만한 것이면? 내게 도움을 주는 억압이라면 오히려 그 억압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을까.

 

인간의 삶의 방식이란 시대와 역사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것 같다. 즉, 잘난 사람도 있고 못난 사람도 있는데, 잘난 사람이 못난 사람을 책임지는 대신 일정 부분의 특혜를 받고, 못난 사람은 잘난 사람의 도움을 받는 대신 잘난 사람의 말을 따라야 한다. 이것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생존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누군가는 부정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이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타인을 평가하는 것 같다.

 

저 놈이 잘난 놈인가. 못난 놈인가. 잘난 놈은 더 잘 되라 나중에 덕 좀 보게. 못난 놈은 일단 접어두고 볼 일. 이러한 굉장히 세속적인 눈. 그러나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눈. 이러한 눈이 모이고 모여, 공공성을 형성하고, 권력을 형성한다는 것.

 

이러한 관점에서 남자에게는 직장에 다니며 사회의 일정 부분의 책임을 지고 자식을 잘 키워내는 일과 여자는 좋은 남편을 만나 뒷바라지 하는 것이, 이 거대한 권력 체계에서 타당한 것이고 각자에게 할당된 일로 서로 얽히어 돌아가고 있는 듯 하다.  이렇게 보면 남자가 직장을 잘 다니는 것도 사회의 권력에 이바지 하는 것이고, 자식을 잘 키우는 것도 사회의 권력에 이바지 하는 것이다. 여자가 남편을 내조하는 것도 사회의 권력에 이바지 하는 것이고, 며느리와 관계 설정을 잘 하는 것도 사회에 이바지 하는 것이다.

 

일반의 화목한 가정에서 작용하고 있는 이러한 역학 관계. 이러한 역학 구도가 궁극적으로 꾀하고 있는 일이란 결국 남성이 중심이 되어 잘난 자식 한 번 만들어보자는 것인데, 그 잘난 자식이란 가정에게만 영광이 아니라 인간 종의 향상에 기여하는 자식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무시할 것이고, 누군가는 강도 높은 적의를 행사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우리의 삶은 이런 것 같다. 잘난 자식 한 번 만들어보자. 이러한 욕망. 이러한 삶의 방식. 이러한 시각을 갖고 있기에, 남자에게 자식이 관이고, 여자에게 남편이 관이다.

 

그러니 관살이란 무엇인가? 관살은 내 자식에게도 없고, 내 남편에게서도 없다. 그것은 우리가 나눠 갖고 있는 삶의 방식으로부터 기인한다. 우리가 현재의 삶의 방식을 유지하는 한, 당신이 은연 중에 타인을 판단하고 있는 시각.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평가 받고 있는 시각. '어 저것 좀 이상한데?' 혹은 '저건 참 괜찮아' 하는 아주 일상적인 하나하나의 판단. 그 안에 관살은 요동치며 숨어 있다.

Comments

G 2022.09.25 06:56
⊙⊙관살로인해 남들 관심(?)이 부담스럽고도 때론 스트레스며 낯선 남들시선.보는 눈들이 많아서리,눈치가보여서 선뜻 나서지를못하는 비겁한 일인입니다.(두렵고 쪽팔려서 싫고 하지만,내가 좋아하는것에는 언제나 다다익선 낯설고 색다르고 새롭고 다양함을 원하는 욕심많음 식신생재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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