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월은 막 싹이 움트기 시작하는 때이다.
이 때에 금기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기껏해야 신금이 계수를 생해주거나

2. 목화가 당령한 계절에, 화국을 이룰 때, 임수를 보조해주는 경금의 역할이 두드러질 따름이다.

3. 한 가지 추가하자면 목이 당령한 계절에 목이 많을 경우, 경금은 목의 번잡함을 쳐내는 역할 또한 한다.

4. 또 한 가지 추가하자면, 인월에는 병화가 중요한데 병화의 빛에 대해 임수가 배경이 되어준다는 점에 있어, 임수를 생조하는 역할로서의 경금을 염두에 둘 수 있다.  

나는 인월의 경금을 읽을 때 다소 소극적인 느낌을 갖는다.
임수를 써서 도세하며 수기를 설하는 신금의 경우와는 달리, 경금에 대해서는 어떻게 쓸 것인가라기보다는 어떻게 자라나는 싹을 망치지 않을 것인가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론, 경금 자체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말이다.  

난강망은 계절을 중점에 두고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인월의 계절에는 갑목이라는 글자를 머릿 속에 커다랗게 확대해서 이미지화한 후, 나머지 십간들을 대조해보는 시뮬레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인월의 경금은 병화를 써서 한기를 제거하고, 갑목을 써서 토로부터의 매금에서 벗어난다.
십간을 막론하고 인월에 병화는 몹시 중요한 듯하다.

인월에 갑을병정경신임계를 두고 생각해볼 때, 병화를 일간으로 다룰 때를 빼고 병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십간은, 정화와 신금 단 두 개이다.

정화는 병화가 빛을 뺏어감이 두렵기 때문이고, 도세주옥을 반기는 신금 입장에서 병화를 외면할 도리는 없겠지만 인월의 신금은 몹시도 신약하기 때문이다.

인월의 신금이 세를 얻을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는 병화가 경금의 한기를 제거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서이다.
추상적으로는 이해되지만 이것을 어떻게 실전에 응용할 것인가는 임상이 필요할 것 같다.

인월의 경금은 계절을 잃었기에 인성의 조력이 절실한 것 같지만, 실은 그보다 매금이 두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것은 신금과 대조해 볼 만하다.

신금은 우선적으로 기토의 생이 필요한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난강망에서는 신금을 잘 쓰기 위한 굉장히 최적화된 관계설정만을 피력하고 있다.

인월의 신금은 굉장히 까다롭다.
우선은 기토의 조력을 받고, 임수로 도세하는데, 또 한편으로 경금을 얻어 월의 인목을 제하여야 한다.

와우, 이게 대체 무슨 말이란 말인가.
아무래도 내겐 굽실굽실 공주님 대접을 해줘야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경금은 인성의 조력보다는 인성이 부담될 때, 소토하기 위해 갑목을 쓴다.
이것은 가을의 경금이 목을 쓰는 경우와는 다른데, 가을의 경금은 자신을 제련하는 정화의 불을 때기 위해 갑목을 적극적으로 쪼개 쓰는 것이고, 봄에는 소토의 용도로 갑목을 쓰는 것으로 이해된다.

봄의 경금은 갑, 경, 정의 벽갑인정의 조합을 만나 가을과 다르게 쓴다.

1. 토가 많을 때 갑목을 쓰고,

2. 정화의 제련은 반기지 않는다. 따라서 정화에 대해서는 토를 보아 화살하는 방향을 택한다.

난강망은 일선과 이선의 조후용신들에 대해 얘기를 푼 후, 토가 많을 경우 금이 많을 경우 등등으로 병약법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국을 이룰 때와 화격을 이룰 때를 언급하며 정리하는 형식이다.

재밌는 것은 인월의 경신임계를 다루는 데 있어, 경신임계는 모두 화국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수국에 대해서는 경금이 빠져 있다.

난강망에는 정말 할 말만 하겠다는 저자의 태도가 배어 있다.
필요없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경금에 대해서만은 수국을 이룰 경우를 빼놓았을까.

수국을 이룰 때, 신임계 각각의 경우를 비교해보자.

1. 신금의 경우 : 수국을 이루면 금이 약해서 한기에 잠기는 것이 두렵다. 병화를 봐야 한다.

2. 임수의 경우: 수가 범람할까 두렵다. 토로 막고 병화로 토의 힘을 보태준다.

3. 계수의 경우: 임수가 없어야 좋다. 병화를 많이 보아 수화기제를 이뤄야 한다.

각각 다른 내용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병화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놓았으면서, 왜 경금에 대해서는 내용이 없을까. 다음은 화국을 이룰 때, 각각의 경우이다.

1. 경금의 경우: 임수가 투하고 임수가 뿌리가 있어야 한다.

2. 신금의 경우: 임수 하나로는 부족하다. 경금이 같이 투해야  신금이 상하는 것을 막는다.

3. 임수의 경우: 화국을 이루면 명리가 헛되다. 답이 안나온다고 한다. 그렇지만 사주첩경에는 인월에 지지에 화국을 이루고 천간에 경금이 투간한 경우, 고위관리가 된 임수 일간의 명조가 나온다.

4. 계수의 경우: 화국을 이루면 임수로서 계수의 근기가 되는 신금이 녹는 것을 막는다.

이 또한 다른 내용을 얘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임수를 봐야 한다는 얘기고 사태가 심각할 땐 경금으로 보조해야 한다는 얘기다.
왜 경금에는 수국에 대한 내용이 없을까. 생각해본다. 생각해본다. 아 난강망은 상상의 날개를 펴게 한다.

1. 저자가 까먹었다.

2.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는 저자의 배려이다.

3. 경금이 수국을 이룰 경우 답이 안나오기 때문이다. 이야기할 가치가 없기 때문.  

4. 아 암만 생각해도 모르겠다.

나는 정답 4번을 찍겠다. 여기까지 경금에 대한 얘기는 마무리짓도록 하고, 신금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신금은 앞서 말했듯이 공주님이란 생각이 든다. 필요한 것이 너무 많다.
인월에 신금은 일단 불리한 입장이다.

신금이 가위라면 인월의 싹에 대해 서로 극과 극이 만난 느낌이다.
그러나 묘월의 신금과 인월의 신금은 또한 느낌이 다르다. 갑목과 신금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될 것 같다.

나무에 단도로 생채기 내는 느낌.
신금이 갑목을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얘기는 나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인월의 신금이 경금을 얻어 인목을 제한다는 얘기는 먹을 수 없는 돈이면 아예 깨부수는 게 좋다는 얘기로 들린다.

신금은 스스로가 돈 욕심 부릴 필요 없이, 기토의 조력을 얻고 임수를 보아 실컷 자기 끼만 내보이면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먹을 수 있는 돈이건 없는 돈이건 월지를 제한다라는 건 어느 정도의 고통을 수반할 것이다.
계절을 역행하는 일간으로 태어나서 그 정도의 아픔은 감수해야 할 것이 아니겠냐고 하지만 암튼 씁쓸하고나.

신금이 인월에 태어나 아름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는 이토록 어렵다.
이 말은 봄에 태어난 신금은 일단 불리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인월의 신금에 대해서는 다른 병약에 대한 얘기가 없다.
토가 많으면 갑목을 써야 한다느니 하는 얘기가 없다.

난강망은 신경 써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무척 신경 쓰지만 그렇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도 없다.
인월의 신금이 기토의 생을 받되 토가 많아버리면 갑목을 쓰더라도 답이 안나온다는 의미로 나는 받아들인다.

여기서 또 하나, 신금과 임수의 관계와, 신금과 계수의 관계를 생각해봐야 한다.
인월에 계수는 신금을 우선적으로 찾는데, 신금은 또 임수를 우선적으로 찾는다.

그런가하면, 임수는 경금을 우선적으로 찾는다.
서로의 관계가 얼키고 설킨다.

예를 들어 인월의 계수가 신금을 보는 경우 어머니의 조력을 잘 받겠지만, 어머니 입장에서는 신금이 임수를 보지 못하고 계수를 보아 자신의 끼를 드러내지 못하는 한계를 갖는 어머니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신금은 계수를 생부하되, 자신의 끼를 드러내는 것은 임수를 쓴다.
같은 식상이라도 쓰임새가 다르고 효용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