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학과 운명

성명학과 운명

17 별자리 0 3,574 2020.07.24 10:16

 

성명학姓名學이란, 인간의 성(姓:씨족의 혈통을 대표하는 상징)과 이름(名:한 개인을 특정하는 호칭)을 통하여 당사자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판단하는 학문이다.


성명학姓名學은 이름에도 길흉화복吉凶禍福이 존재한다고 믿는 동양의 점복신앙을 기반으로 하여 발달한 술수학術數學으로, 개인의 운명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름을 연구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이름의 길흉(건강, 장수, 부귀, 명예, 성공 등)을 연구하여, 사람에게 해로운 이름은 피하고 이로운 이름을 제시하는 목적을 가진 학문으로, 인간의 운명 개선과 추길피흉趨吉避凶에 적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성姓은 맨 처음 모계사회母系社會로부터 시작되었다. 성姓이란 글자가 계집 여女와 낳는다, 탄생한다의 의미인 생生의 합성어로 된 것만 보아도 유추할 수 있다. 계집 또는 여자는 어미를 상징했고 어미가 낳는다하여 원래는 어미의 성姓을 의미하였다.


처음에는 어미의 성姓에서 출발한 것이 모계사회를 거쳐 씨족사회氏族社會, 부족사회部族社會의 부계사회父系社會로 바뀌면서 아이가 아비의 성姓을 따르게 되었고 이것을 씨氏라고 불렀다. 이것이 후에 부계사회父系社會가 완벽하게 정착된 후에 성姓이나 씨氏나 모두 아비의 성姓을 상징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름 명名자는, 저녁 석夕과 입구口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글자로, 저녁에 어두워 보이지 않을 때는 상대를 찾으려 부르던 것이란 뜻으로 생겨났다. 사람의 이름은 한 개인에게 고유하게 주어지는 호칭으로, 단순히 한 개인을 지칭하는 수단을 넘어서 그 사람을 표현하는 함축적인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옛 문헌들을 살펴보면 이름자에 쓸 수 있는 글자와 이름자에 쓸 수 없는 글자를 정하여 놓고 있다. 예를 들어 나라의 이름이나 관직의 이름, 강이나 산의 이름, 질병의 이름, 가축의 이름, 그릇이나 물건의 이름들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러한 내용들은 『춘추(春秋)』나『예기(禮記)』에 나타나 있는데,『춘추』에는 지위가 높은 사람, 부모의 이름, 덕행이 훌륭한 사람의 이름을 피한다고 밝혀두었다. 『예기』에는 나라 이름, 일월성신의 이름, 질병 이름, 강이나 산 이름 등은 이름자로 쓰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러한 이름들은 일상의 대화중에 자주 오르내려서 좋지 않다고 여겼는데, 옛사람들이 일찍부터 이름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이름을 짓는 것에 매우 신중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성명학姓名學은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바탕으로 필요한 음양오행陰陽五行을 보충해 주고 순환시켜 주는데 목적을 두고 발음오행, 자원오행, 획수음양, 수리4격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예로부터 한자漢字에는 영靈이나 얼이 깃들어있다고 하는데, 즉 이름을 부르거나 혹은 쓰거나 했을 때에 주문呪文처럼 영동靈動하는 능력이나 주술적인 힘이 있다는 가정 하에서 이 성명학姓名學은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성명학姓名學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원리를 기초로 한 동양의 술수학術數學이면서, 후천적으로 인간의 운명에 관계된 기운을 조정하는 적극적인 운명 개척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성명학姓名學은 인간의 선천 운명과 연관하여 좋은 이름을 지어서 부르고, 불려지고, 쓰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운로運路를 길한 쪽으로 조정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소리, 음파가 식물,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 나아가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불리어지는 이름에서는 그 의미가 함께 전달되므로 이름의 의미, 함축적인 뜻은 분명 어떠한 기운을 전달하고 있으며, 이름의 주인공이나 그 이름을 부르는 사람에게 모두 정신적인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성명은 부르는 소리의 영향 뿐 아니라, 쓰여지는 글자의 영향도 있는데, 이름에 쓰는 한자는 상형象形문자로 시작하여 회의會意문자, 형성形聲문자 등의 발전과정을 거쳐 왔다.


동양학에서 모든 사물은 그 성질이 음과 양으로 양분되는데 이 음양론은 태초의 우주라 할 수 있는 태극이 음과 양으로 나누어져서 그 속에서 우주 만물이 생겨났다는 이론이다. 음과 양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야 생명력이 있고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이름이 되는 것으로 본다. 이름이 모두 양으로만 구성되면 하늘은 있는데 땅이 없는 것과 같고, 정신력은 강하고 활동적이나 차분하게 생각하는 면모가 부족하여 실패가 많으며 빈곤, 단명하는 이름으로 보기도 한다. 반대로 이름이 모두 음으로만 구성되면 추진력과 독립심이 부족하고 고독하거나 빈곤하며 질병이 많이 생겨 단명하기도 한다고 본다. 즉, 성명은 음양이 잘 배합되고 조화를 이루어야만 매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성공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할 수 있는 것이다.


오행의 상생相生은 기氣의 순환이 부드럽고 오행五行의 싸움이 없는 구조라야 좋은 배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오행五行의 흐름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면서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구도가 좋으므로 火土金이나 木火土처럼 유행流行시켜주는 조합이 더욱 좋은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오행五行의 상생相生은 木·火·土·金·水가 순서대로 진행되는 변화를 말한다. 성명이 오행五行의 흐름에 맞는 배치로 구성되면 오행五行의 기운이 질서가 있고 순조롭게 흐르므로 편안하고 길한 기운이 발생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오행五行의 상생相生 관계는 서로 돕고 보완하는 관계로 성씨와 이름 간에 상생 관계를 이루는 배치가 좋다.


성명학에서는 이름의 삼대 구성요소인 소리(발음), 글자(문자), 뜻(의미)을 모두 이 오행五行으로 분석하게 된다. 즉, 발음(소리)오행, 수리(획수)오행, 자원오행이 된다. 발음오행은 발음하는 소리의 오행五行을 구분하고 그 생극관계를 살펴보는 것이고, 수리오행은 겉으로 木火土金水 오행五行을 사용하지 않고 획수의 숫자를 보고 판단하게 되지만, 그 근본이 각 수의 오행五行에서 시작되었으므로 역시 오행五行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원오행은 한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여 오행五行을 분류하고 그 오행五行의 조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렇듯 성명학에서는 음양과 더불어 오행五行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판단하여 길흉을 보게 된다.


1) 작명 이론들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이름이라 하더라도 발음상에 느낌이 나쁘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이름 등은 좋은 이름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신생아의 이름을 선택할 때에는 학교 생활동안 친구들의 놀림감이 될 만한 이름은 아닌지를 검토해야 한다. 왜냐하면 당사자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 심하면 자신감이 위축되거나 자신의 능력을 백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치국(金治國)’, ‘임신중(林信中)’, ‘변태성(卞泰聖)’, ‘김창녀(金昌女)’ 등의 이름은 한자의 뜻은 좋으나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어 놀림감이 될 수 있는 이름이다.


2) 최근 한글이름 짓기가 유행하면서 귀엽고 예쁜 이름들이 많지만, 아동기에는 어울리는 이름이었으나 성인이 되어 사용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이름들도 있다. 예를 들어 ‘박초롱’ 이라는 남자 이름의 경우 초등학교시절에는 외모와 어울리고 귀여운 느낌을 주는 이름이어서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성인이 된 후 군대에서 사용하기에는 거북함이 있고, 직장에서 사용하기에도 거북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3) 동자이음어는 사용에 주의한다. 동자이음어는 하나의 한자에 두 가지 발음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발음상에 혼돈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서 선택해야 한다. 인명용 한자 중 동자이음어는, 樂(즐길 락, 좋아할 요), 易(바꿀 역, 이), 率(거느릴 솔, 장수 수), 度(법도 도, 헤아릴 탁), 車(수레 거, 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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