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일어났던 사건3

<수사파일> 실제 일어났던 사건3

G 수희벌레 1 4,703 2021.11.06 13:55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00년 여름 인천에 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8월 18일 새벽 한 아 파트에서 젊은 자매가 처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 것 이다. 당시 부모와 떨어져 살고 있던 자매는 수일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궁금하게 여기고 집에 들른 어 머니에 의해 처참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번에 인천 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이병철 형사가 전하는 사건은 7년여 전 인천 일대를 들끓게 했던 자매 살인사건에 대한 것이다. 수사 결과 범인은 자매 중 언 니와 과거 애인관계였던 중년남성으로 밝혀졌는데 이 남성은 또 다른 살인사건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같은 경찰서 강력팀 근무 당시 이 사건을 담당했던 이 형사는 다음과 같은 소회를 밝혔다.

"한집에서 살던 자매가 동시에 살해됐다는 사실에 주 민들은 물론 수사팀까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자매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또 다른 살인사건의 범인이 라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컸다. 자칫하면 범인이 용 의선상에서 배제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수사팀 모두 의 노력으로 빠른 시간 내에 잔혹한 살인범을 검거하 게 돼 보람도 느꼈던 사건으로 기억된다. 현장에서 발 견한 명함 한 장이 용의자를 특징짓는 데 결정적인 역 할을 했다. 모든 사건 해결의 단서는 현장에서 나온다는 것, 작은 단서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수사의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사건이었다. 한 잔악한 남성에 의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공포 속에서 죽 어갔을 젊은 자매와 또 다른 여성의 죽음이 안타깝기 만 하다."

우선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한 이 형사의 얘기를 들어보자.

"피살된 여성들은 유인애 씨(가명·당시 21세)와 그녀의 여동생(당시 19세)이었다. 유 씨 자매는 각각 목과 가 슴 부분이 10여 군데 이상 찔린 채 처참하게 죽어 있었 는데 어찌나 피를 많이 흘렸는지 현장은 온통 피바다를 방불케 했다. 사체 상태로 추측컨대 발견 당시는 이 미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정도 지난 것으로 판단됐다. 특히 자매는 옷이 벗겨진 채 신체 일부가 테이프로 결 박된 상태였으며 머리에는 스타킹까지 씌워져 있었 다."

집 안은 사건 당시의 급박함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구 석구석까지 온통 엉망이었다. 또 범인이 이곳저곳을 뒤진 흔적도 역력했다. 수사팀을 더욱 경악하게 만든 것은 조사결과 자매에게서 성폭행 흔적까지 발견됐다 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 이 사건은 젊은 여성들만 사는 집 에 침입해 저지른 전형적인 강도강간사건으로 보일 수 도 있었다. 하지만 현장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이 사건 은 단순 강간살인이나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기에는 뭔 가 석연찮은 점이 있었다. 다음은 이 형사의 얘기.

"일단 범행 수법이 너무 잔혹했다. 단순히 금품을 노렸 거나 강간이 목적이었다면 두 사람을 그렇게까지 처참 하게 살해할 필요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또 집 안은 어 지럽혀진 상태였지만 특별히 사라진 금품은 없었다. 금품이 목적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피해자들을 결박한 것, 집안을 어질러놓은 것, 성폭행까지 한 것은 단순 강도강간 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한 범인의 속임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유 씨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상황이었고 그녀의 여동생은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선 범인을 특징 지을 만한 작은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수사팀은 즉시 유 씨 자매의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탐문조사에 들어 가는 한편 사건 당일의 목격자를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자매가 살고 있던 아파트의 이웃 주민으로부터 '범행 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 어떤 남자가 이들 자 매 집에서 커튼을 치는 것을 봤다'는 증언을 듣게 된다.

하지만 유 씨 자매의 주변 인물 중에는 살인을 저지를 만큼 자매에게 원한을 품고 있거나 수상해 보이는 사 람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단서는 항상 현장에서 나오는 법. 유 씨의 집에서 한 장의 명함이 발견됨으로 써 수사는 이내 활기를 띠게 된다. 이 형사의 얘기를 들 어보자.

"유 씨의 집에서 인천 중부경찰서에 근무하고 있는 형 사의 명함이 발견됐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일 반 사람이 형사 명함을 갖고 있다는 점이 왠지 이상하 다는 생각이 들어 해당 형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랬 더니 그 형사가 자매 중 언니인 유인애 씨를 알고 있는 게 아닌가. 형사의 말에 따르면 유 씨와 관련된 사건을 처리한 적이 있다고 했다. 유 씨를 수년간 따라다니며 수시로 돈을 뜯어내고 폭행하며 괴롭히던 중년남자를 몇 달 전 구속시킨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조사 결과 유 씨를 오랫동안 지독하게 괴롭혀왔다는 남자는 오용호(가명·당시 40세)라는 인물이었다. 그리 고 당시 사건으로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오 씨는 여전 히 모 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 씨가 유 씨를 집요하게 괴롭혀왔다는 정황상으로 볼 때 그는 충분히 의심스러운 인물이었다. 하지만 전 산자료상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나온 오 씨 가 범행을 저질렀을 리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모 든 일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나 오류가 생길 수 있 는 법. 당시 수사과정 또한 그랬다고 한다. 이 형사의 얘기를 들어보자.

"오용호는 (전산자료상) 구속돼 있는 상태로 나와 있었 기 때문에 당연히 용의선상에서 배제할 수밖에 없었 다. 그런데 얼마 후 오 씨 사진이나 한 장 확보해 놓을 까 해서 그의 거주지 관할 동사무소를 찾아갔다. 그랬 더니 직원이 대뜸 '이 사람(오 씨) 잡으러 오셨냐'고 묻 는 게 아닌가. 얘기를 들어보니 얼마 전에도 오 씨가 찾 아와서는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국고보조금을 내 통 장으로 넣어달라'며 한바탕 난리를 치고 갔다는 거였 다. 수감 중인 오 씨가 그럴 리 있겠나 싶어서 몇 번이 나 되물었다. 심지어 사진까지 확인했는데 직원은 '틀 림없다. 나 말고 다른 직원들도 봤다'고 하는 것이었 다."

전산자료상으로 구속 상태인 사람이 버젓이 돌아다니 며 관할 동사무소에 와서 직원들을 상대로 난리를 치 고 갔다는 말에 수사팀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수사팀은 즉시 추가 수사를 벌였고 그 결과 엄청난 사 실이 드러나게 된다. 오 씨는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 에 수감돼 있던 중 지병인 결핵으로 지방의 한 결핵원 에서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얼마 후 그곳의 간호사를 성폭행하고 도망을 친 사실이 뒤 늦게 밝혀진 것. 그러나 결핵원 측에서 당시 이 사건에 대해 통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건지 아니면 구치소 측 에서 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건지 전산자료상으로 오 씨는 여전히 구속 상태로 돼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수사 초기 용의선상에서 벗어나 있던 오 씨는 다시 유 씨 자매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 오르게 된다. 조사 결과 오 씨는 자매의 언니인 유 씨와 한때 애인관계로 지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혼인 오 씨는 특정한 직업도 고정수입도 없이 어머니와 같 이 살던 상태였는데 절도·강간 등 전과가 무려 18범에 달하는 인물이었다.

수사팀은 잠적한 오 씨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 씨를 뒤쫓는 과정에서 유 씨 자매사건이 발 생하기 며칠 전에 일어났던 또 한 건의 끔찍한 살인사 건을 접하게 된다. 다음은 이 형사의 얘기.

"7월 27일 부천 원미구의 한 허름한 여인숙에서 한 여 인이 처참한 사체로 발견됐다. 피살된 이는 고인숙 씨 (가명·당시 37세)였는데 사체 상태가 눈뜨고 볼 수 없 을 만큼 처참했다. 특히 수사팀을 경악하게 만든 것은 범인의 엽기행각이었다. 범인은 살인을 저지른 후 고 여인의 은밀한 부위에 기다란 우산을 꽂아놓았는가 하 면 심지어 엉덩이에도 여러 개의 옷핀을 꽂아 놓았다. 정말 기가 막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수사팀은 고 여인 살인사건이 자매살 인사건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돼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 지 못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수상쩍은 사실이 밝혀지 게 된다. 유 씨 자매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올려 놓은 오 씨가 고 씨 살인사건이 발생한 날 그 시각 부천 에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수사 결과 오 씨는 그날 부천 의 한 PC방에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 씨가 살해된 날은 오 씨가 결핵원에서 간호사를 강 간하고 도망친 지 나흘째 되던 날로 오 씨의 범행 가능 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사팀은 여인숙 주 인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사건 당일 피살된 고 씨와 함께 투숙했던 남성이 바로 오 씨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오 씨의 행방을 끈질기게 추적하던 수사팀은 마침내 며칠 후 천안의 한 PC방에서 오 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 한다. 당시 오 씨는 면도칼을 소지하고 있어서 검거과 정에서 형사들이 상당히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오 씨는 조사과정에서 좀처럼 혐의를 인정하지 않아 적잖이 애를 먹였다고 한다. 하지만 수사팀이 수 집한 각종 증거들 앞에서 그는 결국 범행 일체를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오 씨는 도대체 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 른 것일까. 오 씨는 유인애 씨가 일하던 업소에 손님으 로 와서 한때 연인관계로 지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 음은 이 형사의 얘기.

"유인애 씨는 당시 오용호가 자신에게 친절하고 자상 하게 대해주자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나중엔 사 귀는 사이로 발전하게 됐나보더라. 하지만 오용호는 얼마 후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정 직업이 없었 던 오용호는 유 씨에게 온갖 협박을 해가며 돈을 뜯어 가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그러다 유 씨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급기야 주먹까지 휘둘렀다고 한 다."

결국 이 일은 경찰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됐고 그간의 내막을 조사한 한 형사에 의해 오 씨는 1999년 4월 구 속되기에 이른다. 이어지는 이 형사의 얘기.

"당시 오용호는 유 씨에게 판사 앞으로 석방탄원서를 써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금품 갈취 등 자신의 죄 목으로 인정된 그간의 일들이 연인관계에서 합의하에 이뤄진 것이며 결코 협박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 을 증언해달라는 요구였던 것 같다. 하지만 유 씨는 오 용호의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그 결과 오용호는 유 씨 때문에 실형을 살 수밖에 없었다는 생 각에 원한을 품게 된 것이었다. 특히 오용호는 결핵원 에서 도망 나온 직후 유 씨를 찾아가서 생활비를 달라 고 요구했으나 유 씨는 그를 문전박대했고 이에 오용 호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결핵원을 탈출한 뒤 복수심에 들끓던 오 씨는 인천으 로 올라온다. 한동안 PC방을 전전하며 여성들과 채팅 을 하던 그는 부천으로 이동, 시내의 한 나이트클럽에 서 고인숙 씨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심곡동 의 한 여인숙에 함께 투숙했다가 고 씨를 목 졸라 살해 하게 된다.

하지만 오 씨의 살인극은 이것이 시작이었다. 오 씨의 '표적'은 따로 있었다. 바로 옛 애인인 유인애 씨였다. 그녀가 탄원서를 써주지 않아 실형을 살았다는 생각에 극도의 복수심을 불태워오던 오 씨는 고 씨를 살해한 며칠 후 유 씨의 집으로 찾아간다. 유 씨를 성폭행하고 무참히 살해한 오 씨는 비명소리를 듣고 방에서 뛰쳐 나온 유 씨의 동생까지 같은 방법으로 살해하고 만다.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무려 3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 아간 오 씨는 검거 후에도 이렇다 할 죄책감도 보이지 않은 채 추가 살인계획에 대해 담담히 언급해 형사들 을 경악케 만들었다고 한다. 오 씨는 심지어 앞으로 범 행을 행할 사람들의 명단이 적힌 '살생부'까지 만들어 놓았을 정도로 사회를 향한 강한 적개심을 갖고 있었 던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 씨는 법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Comments

인간의 탈을쓴,인면수심 범죄자..
그렇게 살인이하고싶으면,진짜 악랄한 범죄자나 북한에가서 공산당이나 신나게 때려잡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