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지내던 사람이 자살하는 모습을 목격했던 이야기

알고 지내던 사람이 자살하는 모습을 목격했던 이야기

G ㅇㅇ 0 4,236 2021.08.08 15:53


본인 대학교때 썰을 풀어볼까 한다


나는 대학교때 동아리 2개를 들었음

하나는 코딩동아리 하나는 봉사동아리

이 이야기는 봉사동아리에서 겪은 일임


좆고딩 동아리랑은 다르게

대학교 동아리는 구청이나 크면 시청이랑

연계해서 하는게 많음


우리 봉사동아리는

구청이랑 연계해서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들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재능기부 하거나

말동무 해드리는 뭐 그런 동아리였음


2명씩 짝지어서

각각 맡은 집들을 일주일에

한번씩 두집을 방문하는 구조였어


우리 조는 수요일엔 독거노인 방문해서

말동무, 집청소 해드리고

일요일엔 소년소녀가장집 방문해서

간단하게 게임만들기 같은 코딩법 알려주고

밥 같이 먹는 정도였는데


맨 처음 갔을때 무슨일 생기면

저희한테 연락하라고

내번호를 할배한테 줬었음


그렇게 한 4개월쯤 지났나?

금요일이였던 걸로 기억함

군대 휴가나온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나오는데

갑자기 내 폰으로 문자하나가 와있더라고


그할배였는데

내용이 대충


내 78년 인생 누구한테

이렇게 의지하면서 편하게 지냈던건 처음이다

자식새끼들 키워 봤더니 해외로가

연락 한번 없고

할멈 죽고 원래 나도 죽으려 했는데

이 세상이 너무 야속해서

아득바득 살아가는 도중


너희들을 만났고 세상에 따뜻함도 있구나 라고

느끼니 이제 미련이 없어졌다

이제 아득바득 살려고 잡았던 끈을 놓을수 있겠다

고맙다



오래되서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이런식으로

문자가 오길래 보낸 시간을 확인해봤는데

3시간 전임;;


식겁해서

술도 확 깨더니 이거 좆됐다 싶어서

미친듯이 그 할배 집까지 뛰어감

도어락 번호는 알고있어서


들어갔는데 집에 불 다 켜져있고

그할배는 없음

이상하다 싶어서 방마다

다 확인하는데

조그만 창고같은 방이 굳게 잠겨있고

안열리는 거임


할배!! 할배!! 거기있어요?

하고 문 쾅쾅 두들겨도

안 나오길래 119 불렀음


5분 정도있다가

대원들 와서

문 박살 내니까 연기가 확 하고

기어나오더라


구급대원들 들어가서

할배 건져서 나갔음 좀있다 경찰도 오더니

참고인이였나 최초발견자 라서

서에 오셔야 한다 연락 나중에 드릴테니

그때 서로 한번 오라고 하더라


일주일 있다가 연락이와서

가서 이야기 들어보니까

사인은 번개탄 피워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었고

자식들이랑은 연락이 안된다

혹시 사망자 지인중 아는사람 있냐고 물어보길래

없다 하고 그냥 나왔다


그뒤로 트라우마때문에 봉사 동아리 나왔음

자기가 알던 사람이 더이상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존나 이상한 기분이 하루종일 들고


나때문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도 들어서

정신과에서 치료받았었음


쓰다보니 무서운 이야기는 아닌거같은데

살면서 처음으로 시체를 본거라

나한테는 엄청난 충격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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