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괴담] 강습대대 유격귀신 이야기

[군대괴담] 강습대대 유격귀신 이야기

14 하늘 0 6,754 2020.05.27 12:56

난 교환병직무를 맡은 통신병이다. 통신대대로 전입 후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강습대대 유격귀신


6월이 되면 군대에서는 유격훈련 시즌에 들어간다.

유격훈련 마지막은 담력훈련으로 밤에 혼자 산꼭대기에 도착하면 끝나는 훈련이다.

시작하기전 줄 지어 서있고 한명씩 시간차를 두고 출발을 하는데....


내가 중간쯤 다다랐을때 큰 바위 뒤에서 누가 내 다리를 확 붙잡았다.

낮에 PT체조로 나를 굴려대던 빨간모자 조교였다.

놀란 내 얼굴을 보고 낄낄 웃는다.


자존심때문에 소리는 지르지 못했지만  계속 이상한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그때부터 무서운 마음에 더 빨리 올라갔다.


화생방을 진행하던 컨테이너 옆으로 비탈진 곳에 큰 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그 나무 위에 허옇게 생긴 것이 가지위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순간 발검음이 멈춰졌다. 

저게 금방이라도 나를 덮칠것만 같아 주춤하며 한참을 노려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냥 여자 한복 같은 것이 걸려있던 것 같다.


아..담력훈련이라 저런걸 설치하네.. 라고 무덤덤하게 넘어가려 했지만 침 삼키는 소리가 커지는 것 같다.


컨테이너 옆을 지나는데 길을 알려주는 고정시켜논 랜턴 주위를 빼고 암흑천지라 도저히 혼자서는 못가겠다고 생각했다..


뒤에 사람이 오면 이쪽만 같이 가야지.. 생각하고 기다리는데 


툭..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 동기였다.


"븅신 쫄기는 마 왜안가는데?"


동기의 허리를 잡고 간신히 정상에 도착한 거 같다.


다들 시시했다는 말들을 주고 받으며 동기도 나에게 물었다.


" 아 나도 다른건 별로였는데 컨테이너 지날때 나무 위에 소복? 그게 좀 무서웠어.

남자인지 여지인지 날 쳐다보는것 같은 느낌도 있고..

딱 보이기 좋은 위치에 해놨는데도 어두워서 그런지 너무 무서웠다.."


" 아 맞나 나도 그랬다"



다음 날 유격을 마치고 복귀행군만 남긴 채 마지막 인원 점검과 장비점검을 했다.


"소총!"

"이상무!!"


"군장!"

"이상무!!"


다른 훈련때도 마찬가지이고 행군을 하기전 장비,인원 점검은 필수였다.


중대장이 "소총!"이라고 외치면 소총에 이상이 없다고 전체가 "이상무!" 라고 외치는거였다.


복명복창을 크게하며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데 사고를 예방한다나..


100KM 행군이 시작됬다.


오후 2시쯤 출발해 저녁 6시쯤 저녁을 먹고 다들 힘들게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제의 산에 도착한건 새벽 1시가 다 되어갈 무렵이었고 약 2시간 정도면 정상에 도착할 높이였는데 야간에는 매우 위험했다. 


"소총!"

"이상무!"


"군장!"

"이상무!"


장비점검 복명복창이 끝난 후 인원점검이 시작됬다.


"앞에서 뒤로 번호!"

" 하나 ! 둘 ! 셋 ! 넷 ! ....85명 번호 끝!"


중대장이 입을 열었다.

"이산은 경사가 심해 야간에는 등반하기 매우 위험한 산이다.

모두 가지고 있는 랜턴은 끄고 정상에 도착할때까지 앞사람 군장끈을 잡고 절대 놓치마라"


' ?? 군장끈을 잡아?.. 이렇게 위험한데 랜턴도 끄고?"


나중에 들어보니 전술 행군이라 빛을 차단한다고 카더라.


85명은 시키는대로 랜턴을 끄고 앞사람 군장에 달린 끈을 의지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슬슬 보여야 할 정상이 1시간..2시간이 지나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중대장도 이상한듯 지도를 꺼내 등고선을 살피고 오르고 반복했다.


한참이 지나 중대장이 뭔가 이상한 느낌을 간지한듯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다들 그 자리에 멈추라고 지시했다. 


"장비점검 실시한다"


"소총"

"이상무"


"군장"

"이상무"


...



"인원점검 실시한다!"

"앞에서 뒤로 번호! 맨 뒤에있는 무전병은 번호 끝나면 앞 무전병한테 무전날려!"


내가 중대 무전병이라 맨앞 무전병은 내가 잡았고

행군열 맨뒤에도 무전병이 있었고 가는도중 지시사항등을 서로 무전치며 연락했다"


"하나"

"둘"

"셋"

.

.

.


"여든다섯"

"여든여섯 번호 끝"


86 번호 끝 이라는 소리가 무전기에서 들려 왔다.


"이새끼들이.. 정신안차려??? 다시 번호 !"


"하나"

"둘"

"셋"

"넷"

.

.

.

"여든다섯"

"여든여섯 번호 끝"


나는 소름이 쫙 돋아 중대장을 쳐다 보며 지시를 기다렸다.

중대장도 뭔가 이상한걸 느꼈는지 동공이 흔들리는것 같았다.


"뒤에서 다시 번호하라고 해!"


"뒤에서부터 다시 번호하시랍니다! 이상"


뒤에서부터 번호가 시작됬다.


"하나"

"둘"

"셋"

.

.

.

.

.

"여든다섯"

"여..든..여..섯..번..호..끝"

마지막으로 제가 번호한게 86으로 끝났다. ( 총인원은 분명 86명인데)


순간 중대장이 크게 외쳤다.


"다들 당장 랜턴켜 새끼들아!!! 각자 앞 뒤 화이바 번호가 자기 앞뒤가 맞는지 확인한다 실시"

(유격훈련은 계급 상관없이 1~85번으로 구성됬고 걷는순서도 번호순으로 같았다.)


갑자기 75번 대열쯤에서 외마디 비명과 함께 풀썩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75번,76번 올빼미였다.

놀란 중대장과 나는 당장 뛰어갔다.


"뭐야 무슨일이야"


"ㅈ...중대장님... 방금... 제 앞..74번이 고개를 돌려서.. 랜턴 불빛으로 확인했는데... "


"근데 뭐 무슨일인데 74번 맞잖아"


74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75번,76번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제가 확인했을때.. 74번이 뒤를 돌아봤을때

얼굴이 ... 저였습니다....

흰색 소복을입고.... 머리가 길었는데... 얼굴이 저였습니다...."


76번도 75번이 말하는 그 장면을 봤다는것이다.

문제는 76번이 본 얼굴은 76번 자신의 얼굴을 봤다고 했다"


결국 다리가 풀려 걸을 수도 없게된 75번,76번을 을 부축하며 하산 하던중 평평한 지형을 발견하고

대형을 유지한 체 앉아 말했다.


"왜이렇게 힘든 곳에서 군장 끈을 잡고 올라가라고 했는지 알아?

다른 대대에서도 가끔 이런일이 일어났어. 행군열 사이에 끼어서 집단 최면?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것 같다.


장비점검을 하는 이유도 행군 중에 물품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어서지만 가끔 행군을 하다 뒤에서 이유도 없이 총을 들어주겠다는등 하면서 물건을 들어준다고 한다고한다.


나중에 물어보면 뒷사람은 그런적 없다고 하고.. 결국 총을 분실하거나 하는 사건도 있었다.

유격훈련중 담력훈련 또한 헛것을 보는 병사들이 많아.

이번 담력훈련에는 아무런 장비를 설치 하지 않았는데 다들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럼 다들 힘내서 하산하자 남은 키로수는 절반을 빼주겠다. 이상"


동기와 나는 서로 쳐다봤다. 넋이 나간채로


'아.. 다시생각 해보니 한복이 아니라 내 얼굴을 띈 소복을 입은 여자였다....

근데 동기도 똑같은 말을 할까봐 무서워서 말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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