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형태는 다양했다.
단순히 벌거벗은 사진.
목에 개줄을 건 사진.
밧줄 따위로 몸을 묶은 사진.
무슨 아크로바틱이라도 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기괴한 형태로 몸이 꺾여 있는 사진.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사진이 찍힌 여자들은 모두 다 다른 사람인 것 같았다.
제일 처음에는 그냥 번호를 잘못 찍었지 싶어서 그냥 무시를 했는데,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지났는데고 계속해서 사진이 전송되는 것을 보고
참다 못해 문제 메시지를 넣었다.
-저기 죄송한데 아무래도 번호를 잘못 찍으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사진을 내게 보내왔다.
이번에도 몸의 각도가 기괴하게 꺾여있는 사진이었다.
진짜 세상에 별별 사람이 다 있다. 이 인간은 그냥 단순한 변태가 아니라 무슨 예술가라도 되는 것일까.
근데 여자가 아무리 몸이 유연해도 그렇지 몸을 이 각도로 꺾는게 가능한건가. 저 정도면 꽤 아플거 같은데.
야하다기보다는 왠지 모르게 묘하게 기분이 나쁜 그 사진들을 보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데,
불현듯 한가지 사실을 꺠닫고 즉시 휴대폰을 집어 던졌다.
저 묶여 있는 팔과 다리.
피가 통하지 않아 새빨개야할 곳이 지나치게 하얬다.
마치 살아있지 않은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