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앞 할아버지

터널 앞 할아버지

G 민트초코 0 3,919 2021.06.19 01:51

저희 아버지는 어렸을때 할아버지 손을 잡고 서울에 상경을 했다고 하네요...
 
서울에 오기전에 정말 무척이나 친한 죽마고우가 한명 계셨는데..
 
떠나기전에 자주 연락이라도 하자구,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거의 매일 연락을 주고 받다가 한 10년전 쯤에 갑자기 연락이 뚝~ 끊겼다네요.
 
그렇게 10년이 더 흘러서 저희 아버지가 퇴근길에 우연히 그 옛 친구분들 만나셨대요.
 
정말 너무 반가워서 길 한복판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울고 그랬다는군요.. ^^;;
 
그길로 술 한잔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주고 받았대요.
 
그 친구분도 10년전쯤에 서울로 상경해서 이제 자리도 잡히고 해서 잘 지내고 있다더군요.
 
그렇게 여러 이야기 나누며 술 마시고, 헤어지면서 서로 연락처도 주고 받고 했대요.
 
그러던 어느날 그 친구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네요..
 
정말 오래도 사셨죠.. 한 94살 정도 -_-;;
 
어렸을때 본 그 할아버지의 얼굴이 저희 아버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으셨대요..
 
암튼...그 친구분한테 연락을 받고..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차를 끌고, 그곳으로 향하셨대요.
 
가는길에 날도 어두워지고. 도로도 정말 한산해서 약간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대요.
 
어느 터널을 지나려고 할때, 터널 입구쪽에서 어느 하얀수염을 덕수룩 하게 기른 할아버지께서 차를 세우시더래요..
 
그래서 차를 세우셨는데, 그 할아버지께서는.. 저기 터널을 지날때 절때로 창문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말만 하시
고, 터널 반대쪽으로 걸어 가시더래요...

저희 아버지는 좀 의아했지만.. 그 할아버지의 말을 듣기루 했었대요..

이제 터널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터널을 지날때 정말 무척이나 더웠대요..

너무나 더워서 문을 아주 조금만 열었다고 하더군요..

그때 뒤에서 오던 트럭이 계속 빵빵~~ 거리더래요..

자꾸 그러니깐... 아버지는 차를 세우고 싶었지만.. 일딴 이 터널을 빠져나간담에 세우자..라고 판단하고..

터널을 지나자 마자 차를 세우고, 트럭 운전기사한테 막 따졌다는군요.
 

그러자 그 트럭 운전기사가 하는 말이..
 
 
 

저희 아버지 창문에 어떤 여자가 창문에 목이 걸린채로 바둥바둥 거리고 있었대요.
 
 
 

저희 아버지는 상당히 놀라셨지만.. 이내 추스리시고, 바삐 갈길을 가셨다네요.

이제 상가집에 도착해서 고인에게 절을 올리려는 순간..

고인의 사진을 본 순간 털썩 주저 앉고 마셨데요...

그 고인이 터널 앞에서의 그 할아버지셨다는군요.

이런 무서운 경험을 한 저희 아버지는 아직도 이 경험이 생각날때마다...

오싹 오싹 하시대요.. 그리고 그 친구분하고는 아직도 연락을 자주 하시구요..

그 친구분의 할아버지에게 고마움도 여전히 잊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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