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당한 일은 기억이 나지만, 다시 깨어났을 때 나는 도무지 다른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한참 더듬더듬 생각해 보니, 내 학창시절과, 결혼, 아내, 자식등의 모습은 어렴풋 기억이 나는 듯도 했지만, 정확한 것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나는 겁에 질려, 허겁지겁 내가 내 집이라고 생각하는 곳으로 달려가게 되었다.
집에 들어가니, 왠 젊은 여자가 나를 맞이해 주었다.
"어디에 갔다가 이제 들어오는 거예요"
나는 그 젊은 여자가 내 아내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나는 왠 낯선 여자가 내 집에서 내 아내 행세를 하는 것을 보니 혼란스러워져서 겁이 덜컥 났다.
나는 그 젊은 여자에게 아내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얼굴이 파랗게 질릴 듯 짜증을 내면서, 자기가 내 아내가 맞다고 했다.
"그럴리가 없다. 내 아내는 너와는 전혀 다르단 말이다."
한참을 실랑이하다 내가 소리를 지르자, 그 여자는 무섭게 나를 쏘아 보더니, 갑자기 망치로 집의 벽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벽의 시멘트가 부서져 내리니, 거기에는 인간의 해골이 드러나 있었다.
여자가 소리질렀다.
"그 망할 여자는, 당신이 지난 봄에 여기 묻어버렸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