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게임을 너무 좋아한다면!!

우리 아이가 게임을 너무 좋아한다면!!

G 너나들이 0 3,364 2021.05.31 03:42

이 문제로 고민이신 분들이 많은 듯하여 따로 써 봅니다.




제목은 “우리 아이가 게임을 너무 좋아한다면!!!”라고 썼지만

사실 부모의 마음은  화가 나고, 꼴도 보기 싫어 두들겨 패고 싶은...

분노와 미움이 가득할 겁니다.




또, 아이도 게임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학교도 가고, 여러 가지를 하고 있죠.

(물론 아주 드물게 최소한의 식사와 수면으로 버티면서 게임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전문 병원에서 약물과 상담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문제는 요즘 부모들 특히 엄마들이 게임의 이해 수준이 너무 낮아요.

그게 뭔지, 어떤 원리인지, 그걸 어떻게 왜 즐기는지

게임을 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야

아이를 지도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게임 그 자체를 무슨 마약 취급하는데 이래서는 아이와 대화가 불가합니다.




게임을 1시간만 해라? 이건 차라리 하지 말라는 것보다 더 고문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파, 롤 등의 게임을 하려면 컴 켜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게임 시작하는 데만 30분 이상 걸리는데 이건

다이어트하는데 라면 한 개를 끓여서, 한 가닥만 먹고 다 버리라고 하는 것보다 더 심한 겁니다.

차라리 평일에는 30분, 1주일에 1일만 5~6시간 이상 실컷 하게 해주세요.

왜 평일에는 30분이냐고요? 출석 체크라던가 게임을 하기 위해 할 일들이 있거든요.




중고생이 주말이 어디 있냐,

종일 게임만 하게 두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

아이 포기한 거지... 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지난번에 애 학교 안 가면 자퇴하고 여행을 보내거나 대안학교 보내라고 했더니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네가 아이를 키워보면 그런 소리 못할 거다.

뭐 이런 말까지 나오더라고요.

현실적으로 전혀 어렵지 않아요, 부모 마음이 어려운 거지.




그래서  제 이야기 좀 할께요.

제 아들들이 잡기에 능해요 .

동네문구점 앞 미니 게임기에 1~10등까지 자기 이름 입력할 수 있는 게 있죠.

거기 이름 10개가 몽땅 큰아들 이름이었어요.

다른 이름이 들어가면 동생이 형한테 보고하고, 그럼 바로 가서 다시...

그리고 몇 년 후에는 작은아들 이름이 주르륵....




큰아이는 초 6쯤이었을 거에요.

겨울방학 때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게임만 하던 기간이 있었어요.

밥도 컴퓨터 앞에서 먹고, 학원만 겨우 후다닥 갔다 오고요.

저 한 번도 잔소리 안 했습니다.

한 반년쯤 미친 듯이 하더니 그만하던데요.




둘째는 중1, 2 때인가... 롤이 첨 나왔을 때쯤일 거예요.

단박에 무슨 장인이 되더라고요.

학교에서는 거의 전설이 되고...

아실 겁니다. 그 정도면 몇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그리고 선생님들 사이에는 단시간에 가장 성적이 많이 떨어진 아이로 유명해졌죠.

그런데 어느 날 게임 계정을 삭제해 버리더라고요.

전 이 과정에 전혀 개입 안 했습니다.

물론 제 속은 시커멓게 타고, 썩어 문들어졌죠.

저는 사리가 왠만한 고승보다 많을겁니다.




방치 아니냐고요?

컴퓨터 비번을 매일 바꿨습니다

할 일을 다 하면 알려 줬습니다.

퇴근 후에 매일 점검하고, 시험보고, 채점하고,

다음날 공부할 것 정해주고요.

워킹맘한테 이게 얼마나 힘든지 아실거에요.




그리고 제가 시작한 공부가 큰 도움이 됐어요.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던 아이들이 불안해 하더니

자기들도 책을 들더라고요.





할 일을 다 하면 게임을 할 수 있으니 평일에도 하루에 3~4시간 컴을 하는 날도 많았어요.

아마 주당 20시간 이상 게임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아주 효율적으로 진행이 돼요.

매일 공부할 분량은 완전히 공부를 놓지 않고 끈만 이어가는 정도였지만

나중에 돌아올 수 있는 바탕이 되죠.

엄마는 놀면서 아이한테 공부해라! 절대 이 말 안 먹힙니다.




요즘 아이들이 못하게 한다고 안 할까요?

집에서 못하게 하면 pc방 가서 해요.

우리 동네 500원인 pc방이 있는데 여름에 에어컨이 없어요.

땀을 뻘뻘 흘리는 아이들이 빽빽합니다.

돈을 안 주고 엄마 카드를 주죠, 먹을 것 사 먹으라고

그럼 카드깡을 합니다. 사용명세에는 **편의점, 음료수, 핫도그 그런 게 찍혀 있을 겁니다.

‘도둑 1명을 10 장정이 못 막는다’는 속담 아시죠?

별짓 다 해서 막아도, 하고 싶으면 어떻게든 다 합니다.

차라리 같이 하면서 지원해주세요.

90점 이상 받으면 몇만 원, 1등 하면 몇만 원 이런 상품권을 학원에서 줬는데

'그 건 네가 노력해서 얻은 거니 게임에 써도 좋다' 했더니 열심히 공부하더라고요




예전에 여자들은 하이틴로맨스, 연예인, 남자들은 무협지, 당구 뭐 이런 데 푹 빠졌던 시간이 있었죠.

그런 것에 빠져서 공부도 안 하고 심지어 가출을 감행하고... 별의별 스토리가 다 있을 겁니다.

그때 그 친구들 지금 어떤가요?

별다를 것 없이 그럭저럭 살고 있을 겁니다.




저는 그런거에 빠진 적도 없는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해야 하지도 모르겠고 그냥 공부가 싫어서 안 했어요.

그러다가 고3이 되니 대학은 가야겠고, 그래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해보니 공부가 재미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12년간 제대로 해본적이 없는데 되겠어요.

그래서 재수했죠. 한 동안 부모님이 목에 힘줄만한 대학에 들어갔어요.




울 집안에 재수는 없다. 절대 안 된다. 왜요?

33살이나 34살이나. 77살이나 79살이 뭐가 다르죠?

아이들 1, 2년 논 다고 절대 뒤쳐지는것 아닙니다.

저희 아이들도 그 후 전교 1등도 몇 번 하고,

제 맘에는 안 들지만 자기들이 만족해하는 학교로 갔어요.





제 친구들 중


한 명은 고딩 야자시간에 매일 옥상에서 만화만 보다가 매를 맞고, 도망가고 했었고,

한 명은 중학교 때부터 머리 감는 시간도 아껴가며 미친 듯이 공부만 하는데

저는 그 둘을 절대 이해할 수 없었고, 그 둘은 서로를, 또, 저를 한심하게 생각했죠.

그런데 둘 다 40대 중반에 대기업 임원이 되었습니다.

네이버 검색하면 활동상황이 주르륵 나오고.

전 세계 어디든지 더 높은 연봉의 일자리가 있다네요.

그저 무난하게 학교 다녔던 전 요 모양이고요.

우리끼리 말하기는 머리는 제가 제일 좋은 것 같답니다.(이건 그들이 속고 있는겁니다 ㅋㅋ)

만화 보던 놈은 연대, 공부하던 놈은 서울대 간 차이는 있네요.

하지만 연봉은 만화 보던 놈이 훨씬 높습니다.

제 연봉은 그들의 반도 안 되고요. 지금 회사에서 잘리면 갈 때도 없고요.... ㅜㅜ




그냥 둬도 할 놈은 하고, 안 할 놈은 안 합니다.

공부 잘했다고 다 잘 살고, 공부 못했다고 다 못 사나요?




제발 아이들 좀 그냥 두세요.

엄마가 공부하란다고 하는 아이들 한 명도 없어요.

학교 다닐 때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공부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공부해”하면 더 하기 싫어지지 않나요?

제가 상관격이라 저만 그랬나요?






더 큰 문제는부모와 사이가 멀어지는 겁니다.

부모를 사랑하는 아이들은 언젠가는 다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러니 부디 공부 때문에, 게임 때문에 아이와 멀어지지 마세요.




공부가 하기 싫어 게임을 하는거지, 게임 때문에 공부를 안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아이가 께임만 한다고요?

1. 부모님의 일상부터 점검해 보세요.

   성실하시다고요? 아이가 보는 시간에는 주로 쉬고 계시지 않나요?

   또는 학문과 거리가 먼 일에 성실하진 않나요?

   컴맹은 아니신가요? 요즘 컴퓨터 활용 능력은 필수입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길 원하시면

   어떤 일을 하시던지 늘 배우고 익히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세요.




2. 아이의 마음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고, 부모님이 생각만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요?

   - “아니요! 아이가 마음의 문을 안 열어요.” 라던가

   - “아이가 아무 생각이 없어요.” 라는 대답이 떠올랐다면

   그러고 계신 겁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기다려 주세요.

   밥 잘 먹는 것만도 감사하며 예뻐해 주세요.




3.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내쫓을 것을 공언하세요.

   미성년자일 때 까지는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겠지만 성인이 되면 내쫓고 비번 바꾼다.

   물론 성인이 돼서도 부모 말에 순종하고 살면 학비, 생활비는 지원해준다.

   이 공언은 화를 내거나 잔소리, 농담으로 하시면 안 되고, 담담하게 소신 있게 전달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아이들 쥐고, 펴고, 기다리고, 푸쉬하는 방법이나 정도가

아이 사주에 맞아야 하고, 부모님의 사주에도 맞아야 합니다.

제가 아이들을 내버려 둬라 했지만 가끔은 채찍을 들어야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감싸야 하는 아이도 있고, 버려야 하는 아이도 있고요.

엄마가 손을 떼고 아빠가 개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건 같은 사주라도 부모의 사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으니

여기서 다루긴 어렵네요.다음에 한 번 사례를 들어보죠.




암튼, 아이들 께임 그만두게 하고 싶으시면

아이들과 사이가 좋아지는 방법을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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