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올라오는 질문에 하나가

우리 원진살인데 괜찮나요? 귀문살이 있으면 정신병에 걸리나요?

같은 신살에 대해 듣고 잔뜩 겁을 먹은 분들의 질문입니다.



신살은 역마살 외에도 지살, 도화살, 홍염살, 원진살, 귀문 등등 별의 별것이 다 있습니다.

요즘은 컴퓨터 만세력도 자동으로 별의 별 살이 다 딸려 나옵니다.

이런 살들을 아예 싹 무시하는 부류도 있고, 이것을 적당히 섞어서 쓰라는 부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일반일들이 대하는 술사들 중에 이런 살들을 힘을 주어 말하고 있으며 설사 흘려 말해도

이상하게 내담자의 귀에는 쏙쏙 들어옵니다.




원래 역학은 통치자의 학문이었습니다.

늘 암살 위협을 받는 왕이 충신을 뽑기 위해서, 전쟁에 나가는 장수가 천문을 읽기 위해서 등등

권력유지와 통치를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관상감 두어 별도로 과거를 통해 관리를 선발하였습니다.

이렇게 역학은 통치자가 좀 더 많은 정보를 갖기 위해 사용하던 학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통치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정보는 늘 필요한 것이지요.

평생 가장 큰 일인 결혼, 목숨 걸고 떠나는 장사길 등 다양한 때에 역학의 도움을 받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는 힘들고, 힘들게 공부한 사람들은 권력자의 일을 보기도 바쁘니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신살 등 간단하게 몇가지만 뽑아서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지난 글에서 예로 들었던 역마살의 경우도 인신충, 사해충을 사주에서 이해하고 설명하기는 어려우니

이것을 역마라 하며 그저 외워서 사용한 것입니다.

여러 가지 충 중에서도 인신충과 사해충은 역마의 작용이 크니까요.

 


신살, 삼재 등등은 비유를 하자면 시험전 족보나 족집게 요점정리 같은건데 그게 전체를 이해 하지 않고

요점정리 노트만 외워서는 절대 1등급은 못하지만 4~5등급은 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동네 사람들이 궁합 등의 택일을 묻는데 주역 공부는 부족한 마을 훈장님, 신기 떨어진 무당이나 동네 어르신들이 육십갑자를 짚으며 적당히 간단한 것을 알려 주기에는 신살 만한 것이 없죠.

저도 사실은 10살도 되기전에 육십갑자와 그 의미, 거기에 붙는 살들을 집안 친척 할머니께 무릎에서 옛날이야기 처럼 배웠답니다. (나이가 어리다 보니 오른손으로 짚어 버릇해서 지금도 왼손으로 짚으면 헛깔립니다.)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던게 살입니다. 그런데 그게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조상들의 지혜가 적당하게 버무려져 있다보니 맞는 것도 없지만 완전히 틀리지도 않는게 되어 버렸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구전되오며 조금식 살이 붙다 보니 원래 의미와는 아주 다른게 되어 버린거죠.

고등학교 1등의 요점 정리 노트를 2등이 빌려다가 베끼고, 그걸 또 20등이 빌려다 베끼고, 그걸 다시

끝에서 두 번째가 빌려다가 베낀 후에 초등학생에게 가르치는데 이 꼴찌가 가르치는 솜씨는 뛰어나 초등학생들이 잘 배우고 있는 격이라면 비유가 될는지....

 


그래서 신살은 음양오행을 정확하게 이해한 후에 사용하면 매우 휼륭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여자 중에는 백호살, 괴강살, 도화살, 양인살 다 있는데도

24살에 학교 졸업하자마자 시집가서 아들 낳고, 시어른, 남편에게 사랑 받으며

평생 땡자땡자 놀며, 접촉사고 한번 없고, 근심이라곤 모르며 잘 먹고 잘 사는 여자도 있고

원진살, 일주 충이라도 잘 사는 부부도 많고,

도화살에 홍염살 주르륵 가지고도 평생 일부종사하신 할머니도 많고....


암튼 앞으로는 사이비술사들이 겁주는 신살과, 만세력에 딸려나오는 신살에는 일체 신경쓰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