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시선

G 0 5,490 2021.03.15 01:50

그녀가 철이 들면서부터 어머니는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현관과 방문을 닫도록 교육했다.

"문이 열려 있으면 거기서 누가 엿보거든.
그건 빈틈이라는 거야.
생활에 빈틈이 있으면 안돼.
몸가짐도 똑바로 해야 돼.
예의범절도 제대로 지키고.
그런 것과 마찬가지야.
방에도 빈틈이 있으면 안돼. "

그녀는 어머니의 말씀을 잘 지켜서 문단속이 습관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방문이 약간 열려있는 것을 깨달았다.
아차하고 방문을 닫으려는데
낯선 할머니가 문틈으로 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 할머니는 허리가 굽은 작은 체격이었고,
얼굴은 주름투성이였다.
그러나 눈만은 날카롭게 빛나는
뭐라 말할 수 없이 기묘하고 무서운 형상으로
그녀를 노려보다가 방문을 스슥 닫았다.

"엄마, 방금 모르는 할머니가 날 보다가 화내면서 방문을 닫았어. "

"너도 결국 봤구나.
사실은 엄마도 너만했을 때 그 할머니를 봤단다.
엄마도 어릴 때부터 너희 외할머니가
항상 밖에서 들어오면 현관문을 꼭 닫고
방문도 닫으라고 입이 닳도록 말씀하셨어.
그래도 엄마는 할머니 말씀을 안 들었는데 그때 그 할머니가 온 거야.
그 뒤에 외할머니가, 할머니도 어렸을 때 방금 그 할머니를 봤다고 그랬어. "

"그러니까 내 자식도 언젠가는 그 할머니를 보겠죠? "
그렇게 말하며, 아직 결혼하지 않은 그녀는 웃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