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괴담) 교대근무

(군대괴담) 교대근무

G 은이랑 0 4,165 2021.02.21 10:00

너무 뻔하지만 전 정말 귀신은 안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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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7년 여름이었습니다.

당시 지리적으로 매우 좋은위치인 5X사단(집과 가까움;) 에서 상병으로 군복무를 하고있던 저는 원래는 서지 않는 근무를 하나 서게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운전병으로 여타 다른 보직의 분들과 달리 저희 운전병중대 자체가 근무가 그리 많은편이 아니였죠.(2~3일에 한번꼴)
그 원래는 서지 않는 근무는 당시 조류독감때문에 원래 그쪽 근무를 서는 공병대대가 거의 전인원이 파견을 나가는 바람에 저희 중대에서 지원을나가게되었죠.
그 근무지는 저희 사단 뒷산에 있는 사격장으로 이어지는 산중턱에 위치해있었습니다.

사격장쪽으로 이어지는 길 앞에 철조망입구를 지키는 역활과 그곳이 사단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였기때문에 근무지가 된거겟죠.
사단 근무지라고는해도 중대막사들과도 멀리 떨어져있고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공병대는 전부 파견을 나가있는 상황이라 사람이라고는 정말 근무자이외에는 찾아볼수없는곳이었습니다.

사격이있을때 이외에는 병사들은 물론 간부들도 절대 찾지 않는곳이라서 어떻게보면 가장 놀면서 근무를 설수있는곳이었습니다.
아무튼 저희중대에서 딱 2틀만 그곳 근무를 서게되었는데 첫째날이 바로 저와 제 후임이었던 이등병이 근무였었습니다.
근무시간이 오후 6시에서 8시 까지였는데 더운 여름날 저녁에 산에 오른다는게 좀 짜증났지만 한번만 서면 되니까 하고 후임과 함께 근무지에 도착해서 먼저근무를 서고있었던 같은 중대원들과 교대를 한후 6시부터 후임과 얘기를 하면서 근무시간을 보내고있었습니다.

그 곳 근무지에는 뭐랄까.. 지하주차장에나 있을법한 사람4명이 들어가면 꽉찰듯한 조그만 초소가 있었는데 그안에는 다리가 없이 상체만 있는 마네킹 두개가 방탄헬멧을 쓰고 군복상의를 입은체 들어있었습니다.

안에 받침대 같은게 있어서 그위에 상체만 올려져 있더라고요.
아마도 그것도 멀리서 보면 위협이 되리란 생각으로 해놓은건지 아무튼 그랬습니다.
저희는 초소 밖에서 근무를 서는거였죠. 저는 사단 전체가 보이는방향으로 초소를 기대고 근무를 섯고, 후임은 제 뒤쪽에 사격장으로 이어지는 철조망 입구쪽을 바라보고 근무를 섯습니다.

그렇게 그냥 후임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근무를 서고, 8시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안오더군요. 저도 그때야 생각이 났는데, 저희가 마지막이었던겁니다.

그 곳 근무지는 오후 8시이후에는 근무를 서지 않는다고 했던 걸 미처 생각해 내지못하고 멍청하게 8시가 조금 넘도록 교대를 기다리고있었습니다.
(항상 저희중대는 사단후문에서 근무를 섰는데, 그곳은 24시간 풀 근무지였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후임과 함께 근무지를 뒤로하고 중대로 복귀를위해, 산을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산을 거의다 내려왔을때 즈음 후임이 던진 한마디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xxx상병님(제이름;) 아까 근무설때 철조망 안쪽에서 뭔가 하얀게 엄청빠르게 계속 왔다갔다 했었습니다;"

처음엔 얘가 뭔소릴 하나 했는데, 표정을 보니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이등병짬에 저한테 장난칠놈도 아니고해서, 궁금한건 못참는 성격이기에 중대복귀후에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근무계한테가서 내일 다시 그 곳 근무를 넣어달라고했습니다.

처음엔 의아해 하다가 제가 사정을 얘기하고, 어짜피 자진해서 근무를 서겟다는데 말릴사람도 없고해서 다음날도 같은시간에 일병한명과 근무를 서게되었습니다.

다음날, 평소처럼 방탄을쓰고, 총을 들고, 장구류 착용후 근무지로 이동하였습니다.
전날과 달리 여름인데도 평소보다 빨리 해가 지려 하더군요.
근무지에 도착해서 교대를 한후 초소안을 들여다 보니 마네킹이 두개다 바닥에 떨어져있더군요.
좀 성실한 저는 일부러 좁은 초소안에 들어가 마네킹 두개를 각각 원래 위치에 세워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평소에 잘따르던 일병 후임을 전날 이등병이 근무를 섯던 곳과 똑같은 위치에 세워둔후 저도 전날처럼 초소에 기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근무시간을 보내고있었습니다.

그 후임이 좀 말빨이 되고, 재밌는녀석이었는데 둘이서 계속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꽤 어두운 저녁이 되어있었습니다.

문뜩 시계를 보니 8시가 다되서, 좀더 일찍 내려갔어도 되는데...라는 후회를 하며 후임에게 내려가자고 하는데, 갑자기 옆에서 후레쉬 빛이 제 얼굴로 비춰지는겁니다.
눈을 찡그리면서 빛이 나오는 방향을 보니 이곳 근무지로 통하는 길에, 군복을입은 두명이 걸어오는듯이 보였습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이면 아시겠지만, 야간 근무중에는 근무지로 접근하는 모든 사람에게 수하를 해야합니다.

(총을 들이대며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하는 위협과 신분확인을 위한작업;)

그러나 이미 빠질때로 빠져있던 저는 수하를 할 생각도 없이 후임에게 대기하라고 한후 두사람쪽으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제가 그쪽으로 걸어가자, 두사람중 한명이 "교대하러왔어요" 라고 하더군요, 이미 어두워진 한밤중에 산속이라 잘보이진 않았지만, 두 사람의 머리에 방탄헬멧에 병장 마크랑 상병마크가 보이더군요.

(습관적으로 계급부터 확인하는 군바리 근성;)

"교대하러왔어요"에 "요"자를 쓰는걸로 보아 다른중대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한저는 "아, 예 수고하세요" 라고 말한뒤 후임에게 가서 내려가자고 한뒤, 그 두사람이 왔던 반대쪽 길로 산을 내가고있었습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건 산을 내려오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상하게 등뒤에서 식은땀이나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산을 내려가는 제 발걸음이 너무 빠르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금방 머리속에서 그답을 찾아낼수 있었습니다.

방금전 제가 교대한 두사람은 얼굴이 없었습니다.
 

다리가 없었습니다.

방금전에 들었던 목소리가 전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기억나는건 방탄헬멧과 거기에 붙어있던 계급장, 그리고 군복... 그리고.....또다시 머리속을 스치는 한가지..  근무지에 도착했을때 바닥에 쓰러져있던걸 원래대로 되돌려놓은 마네킹 두개의 방탄헬멧에 있던 계급은.. 병장과, 상병 아닐꺼야...아닐꺼야...뭔가 잘못됬어..하면서

거의 뛰듯이 중대에 복귀한 저는 중대본부에서 바로 그곳근무지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응답은 없었습니다....




그후 근무계는 물론, 타부대 병사, 사단의 여러간부, 모두에게 물어보았지만 그곳은 원래 8시이후에는 근무를 서지않을뿐더러,  당연히 제가 그날 그곳의 마지막 근무자였고,  그날 그시간에 그곳에 갔다던 병사도 찾을수없었습니다.

그이후 이 이야기로 저는 좀 유명해졌엇지만, 결국 당사자가 아니면 그런일은 금방 잊더군요.....

다행히 그후로는 그곳에 근무를 설일도 없이 저도 차츰차츰 잊어가며 무사히 전역을 하였습니다.

오늘처럼 갑자기 그일이 떠오를때면 아직도 등뒤에 식은땀이 나곤합니다.

지금 이걸 적고있는중에도 그장면이 떠올라 조금 무섭네요...

그건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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