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플랫폼

지하철 플랫폼

G いたいけ 0 4,845 2021.01.03 01:10

늦은 저녁
A군은 학교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다가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재빨리 지하철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역시 시간이 시간인지라
플랫폼엔 아무도 없었다
조금 오싹해진 A군은 mp3를 들으려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좀 서있으려니 이내 따분해진 A군은
플랫폼 끝까지 걸어보기로했다

음악을 들으며 플랫폼 끝을 향해가는데
플랫폼 끝 의자에 누가 앉아있는게 보였다
긴머리를 늘어뜨리고 고개를 푹 숙인 여자였다

'음 뭐지? 술 취한 사람인가?'
하며 A군은 플랫폼 끝, 그 여자의 옆으로 다가섰다


정말 술에 취한건지
여자는 얼굴을 푹 숙인채
혼자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에휴 이 시간에 이러고 있으면 위험할텐데'
하며 A군은 걱정과 한심한 눈길로 여자를 응시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여자가 중얼거리는 저 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어디서지…



어디…

그 사실을 알아버린 A군은 온몸이 오싹해지기 시작했다

여자가 중얼거리는 그 말은
자기 이어폰에서 나오는 그 음악의 가사였다

그리고 여자는 고개를 들었다

여자의 두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엷은 미소를 띤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의가사를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중얼거리며 A군을 향해 다가왔다

A군은 뒷걸음질 치다 이내 그자리에서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이보세요! 여기서 누워있으면 어떡해요? 일어나요!'

누군가 자길 부르는 소리가 들려 눈을떠보니
역무원이 자신을 깨우고있다

'저기요!! 그 여자는요?? 그 여잔 어디갔어요???'

A군은 깨어나자마자 역무원에게 따지듯 물었다



역무원은 말했다


'무슨소리에요?? cctv에서 학생 혼자 아무도 없는 플랫폼 끝으로 걸어가다가
쓰러지는걸 보고 바로 달려온건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