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자기 용신 대운이 곧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현실의 자기 모습을 못 받아들이는 거지.

초년에 용신이 들어오고, 중년에 기신이 들어오면 왜 위험하냐?
어릴 때 잘나갔던 시절의 나를 머릿속에 박제해놓고 지금 처참하게 망가진 내 모습을 인정 못하니까 그래.

사주에서 대운이 바뀐다는 건 그냥 계절이 바뀌는 정도가 아니라 내 인생 무대 세트가 통째로 갈아엎어지는 거거든.
근데 사람들은 그걸 운빨이라 치부하고 그 세트에서 다른 배역을 할 줄 몰라.
결국 나답다는 말만 반복하다가 무대에서 쫓겨나는 거야.

나는 원국 자체가 빡세서 기본값이 기신운이야.
한마디로 태어날 때부터 쉬운 코스는 없었단 거지.
용신이 들어와도 그걸 완전히 못 누리고 기신이 오면 그냥 더 힘든 게 아니라 생활 전체가 틀어막히는 거야.

바닥을 제대로 기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감정이 있어.
거기선 자존심도, 자아 이미지도, 심지어 내 사주에 대한 믿음도 다 박살난다.

그 순간 느끼는 건 단순한 실패감이 아니야.
아, 이게 진짜 나구나 하고 인정하게 되더라.

성공한 것도 나고, 실패한 것도 나고, 그 모든게 다 나 자신이라는 걸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