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편관다자 남자의 기묘한 사랑

(사주) 편관다자 남자의 기묘한 사랑

G 릿카 1 30 06.30 19:06


 

 

나는 편관다자입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뭔가에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힘들었습니다.

한때는 게임 폐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게임에 열중했지만 취업을 하고 난 후부터는 일에 푹 빠진 상태입니다.
일을 해내고 나면 또 처리해야할 일이 생기니 쉴 틈이 없습니다.

한창 일을 하고 있는데 저기서 뭔가 문제가 생겼군요.
해결해주고 나니 다른 직원이 와서 또 도움을 요청합니다.

정신이 없지만 회사에서 내가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실감이 들어 뿌듯합니다.
살아있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이게 바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중 하나가 아닐까요.

그런데 새해가 시작되고 관이 깨지는 운이 들이닥쳤습니다.
관이 깨지다 못해 관이 형을 당하는 운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불황이 닥쳤습니다.
회사에 일거리가 사라졌습니다.

출근을 해도 일이 없고 일을 하지 않으니 불안하고 죄책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왜 이리 안좋은 생각이 자꾸 드는 걸까요?

머리속이 복잡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결정을 내려줄 강한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나에게 결정을 내려줄 회사가, 상사가 아무런 지시를 내려주지 않습니다.

김부장!!신문 그만 보고 무슨 명령이라도 내려달라고 제발!!

불황이라 그런지 구인구직 사이트는 전멸입니다.
나의 관살을 해결해야 할 탈출구가 필요합니다.

최근 월급이 위태로워져서 그런가요.
잘 사귀고 있던 도화가 요즘 나에게 냉정합니다.

뭐, 나의 애정이 부족했던 것이겠죠.

그동안 주지 않았던 애정과 선물을 매일 매일 폭탄처럼 쏟아줍니다.
채무를 좀 지게 하면 도화는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겠죠.

그런데 요즘 왜 자꾸 나를 피하는 걸까요?
우리는 곧 결혼할 사이인데 나의 성의를 무시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고보니 나와 같이 있지 않을 땐 누구를 만나고 있을까요?
설마 다른 남자와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나 없이 무슨 행동을 하고 다니는 걸까요?
도화의 모든 행동이 궁금해 견딜수가 없습니다.

그녀가 나를 벗어나 사람으로서 주체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 괘씸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도화를 통제하고 관리하고 싶은 욕망이 솟아 오르기 시작합니다.

집에 찾아가니 넌 찌질한 인간이니 두번다시 오지말라고 내쫒습니다.
협박도 해보고 위협도 해보는데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연락하니까 소름돋는다 무섭다 연락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합니다.

도화 너를 조금 좋아하는 것 뿐인데 이토록 무시와 멸시를 당하다니 참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어려운 법이죠.
분명 좋은데 튕기는것이 틀림없습니다.

참 부끄러움도 많지요
언젠간 나한테 돌아올텐데 조금 멀리 돌아가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저의 사랑은 어이없이 끝났습니다.

부재중 전화 백통을 남겼던 날 도화의 친오빠가 찾아와 저를 흠씬 두들겨 팬 것이죠.

매형의 주먹은 나에게 정신 차리라고 설교를 하는 기분이 듭니다.
이것이 사랑의 매라는 것인가요? 미래의 매형이라 그런지 뭐가 달라도 확실히 다릅니다.

역시 사람은 맞아야 정신을 차리나 봅니다.
도화에게 솔직하게 사과하고 두번다시 연락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행이 회사는 다시 정상화가 되어 바쁜 나날이 시작되고 내 마음에도 안정이 찾아 왔습니다.

얼마전에 난 대체 왜 그랬을까요?
귀신에 홀린 것이 틀림없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것은 내 탓이 아닌 나쁜 귀신의 소행입니다.

도화가 경찰에 신고했다면 꼼짝없이 현행범으로 잡혀갔을텐데 정말 다행입니다.

도화에게 은혜를 갚아야겠죠.
이번에는 좀 더 정상적인 방법으로 다시 한번 대쉬해볼까 합니다.

도화야 기다려 후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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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