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은 "말 그대로 관(官)을 상하게 한다"라는 의미다. 남자에게 관은 직장,조직,상사를 여자에게는 남편이요,애인을 뜻하고 요사이는 직장으로 넓혀 해석하기도 한다. 여자도 사회 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관은 나를 규제하지만 한편 나를 보호하고 이끌어주는 관리자인데 이에 대항하는 기세가 상관이니 상관격 사주는 순응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면 틀림 없다. 그래서일까. 남명 상관격 사주 중에 언론인,방송국 피디,기자 등이 많이 포진해 있다. 물론 검,경도 상관격 사주와 연관이 있다. 권력 집단을 고발하고 법 집행으로 제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상관격 사주에 비견이 등등하고 관이 약하다면 변화를 넘어 선동,혁명을 꿈꾸니 봉건사회에서는 요주의 인물로 봤던 게 사실이다. 시대가 흘러 과거에는 혁명의 주체가 군인,요사이는 시민의 봉기가 대표적이니 상관격은 기존의 틀과 원리원칙을 타파하고 싶어하는 기질이 강해 '진보적'이라고도 한다. 참고로 정관격이나 정인격은 상관격과 반대로 보수적이고 원칙주의자들이 많다.

지금도 봉건사회라면 상관격은 환영은커녕 거부감이 들만큼 하격 사주 중 하나이다. 허나 시대가 변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변화와 혁신이 주류가 됐으니 상관격이 더는 찬밥 신세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여명에게 상관은 정관을 내치니 다소 불편한 게 사실이고 식상이 과다하면 이혼수가 높고 백년해로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상관격이 과거처럼 "관을 파괴해 이혼수가 있다"는 풀이는 여러 정황을 참조해야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상관이 남명과 여명에서의 성격은 다르지만 아랫 사람에겐 인자하고 윗 사람에게는 할말은 하는 기질은 동일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관행에 반기를 드는 기운은 동일할 것이다. 상관격 사주가 좋다/나쁘다를 떠나 시대 변화에 달리 해석해야 하는 대표주자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