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기신은 기운 억제와 저지다.

원래 사주 흐름에서 안 맞는 놈이 극단적으로 들어온 상태라서 에너지 불균형이 심하다. 

이럴 때 뇌가 평범한 자극으로는 만족을 못 한다. 

웃긴 거나 잔잔한 거로는 기분 전환이 안 되고 오히려 허무하거나 짜증만 난다.

공포나 스릴러는 음기(陰氣), 죽음, 파괴 같은 기운을 상징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핵기신 대운 자체가 불길한 파동이라 오히려 그 기운을 외부 자극으로 끌어내 소비해야 속이 풀린다. 

이게 심리학적 카타르시스 따위가 아니라 사주의 불길한 기운과 공포 장르의 진동수가 맞아떨어지는 거다.

대운이 좆같을 때 현실에서 계속 얻어맞기만 하면 멘탈이 산산조각난다. 

하지만 공포영화 보면서 저건 스크린 속 얘기라며 간접 체험하면 자기 인생의 불길함을 조금이라도 견디게 된다. 

현실 불행을 견디기 위한 의식적, 무의식적 방패막이다.

핵기신은 심리적으로 내가 나를 파괴하는 기운이다.

외부와 싸우는 동시에 내부에서 자기 부정, 자기 혐오가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포영화를 통해 자기 파괴적 판타지를 투사하거나 불안의 실체를 마주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핵기신 대운에 공포영화를 즐겨보게 되는건 불길한 기운이 내 안에서 차오르니까 외부의 불길함을 소비하면서 위안을 받으려는 무의식적 자가치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