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국에 비겁이 하나도 없고, 식상·재·관으로만 짜인 극신약 사주다.
그런데 단 하나 있는 정인이 유일한 구세주처럼 나를 살리고 있었음.
올해 세운에 정인이 두 개 들어오면서 삶이 확 바뀌었다.
진짜 오랜만에 이게 정인이라는 거구나 싶었던 시기.
얼마 전 누가 그러더라.
이제 좀 의지해. 다들 너 기다리고 있었어.
그 말 듣자마자 머리가 멍해졌다.
살면서 누구에게 기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그게 내 독단이자 거리감의 원인이었단 걸 그제야 알았다.
나는 단지 누군가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는데
그게 오히려 혼자 잘난 척처럼 보였던 거다.
왜 사람들이 나를 거만하다고 오해했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
돌이켜보면 늘 사회의 기준에 맞추려 발버둥 쳤던 것 같다.
이 정도면 완벽하겠지 싶은 틀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나를 억지로 끼워 넣으며 살아왔음.
사실은 그냥 나 좀 도와줘 한마디면 됐던 건데,
그걸 못 해서 괜히 더 힘들게 돌려갔던 거다.
내 주변엔 인성이 강한 친구들이 많다.
특히 정인 성향이 두드러진 애들.
그들은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그런지
먼저 다가가고, 손 내밀고, 판단보단 포용을 택하더라.
정인운이 오니까 그게 유독 눈에 들어왔다.
이제 나도 그 방식을 써야겠다고 느꼈다.
정인용신자는 결국 믿음으로 산다.
세상과 사람에게 내가 이미 초대받아 있다고 믿는 것.
정인을 용신으로 쓰는 사람은 나는 이미 환영받고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그 믿음이 있을 때 말과 행동이 자연스레 따뜻해지고 순해진다.
물론 인성이 기신인 사람은 이런 태도 보이면
뻔뻔하다는 소리 들을 수 있겠지만
용신자라면 오히려 그게 매력이다.
누가 뭐라 해도
겉으로는 저래도 속은 다를 거야~ 하고 흘려넘겨라.
다만, 세운이나 대운이 재성운 등 기신운으로 들어오면
괜히 나대지 말고 조용히 관 쪽으로 방향 틀어야 한다.
특히 정재가 들어와 정인을 때릴 때는
통관용신이 관이 되니 관을 추구하는 게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