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끈

머리끈

G 트라우마 1 6,341 2021.10.30 23:48

중학교 2학년때 강원도 유명한 리조트로 수학여행을 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당시 외할머니가 무당이라 귀신이 보인다는 아이 A와 같은 조가 됐고, 그 꺼림칙함에 조금 꺼려하고 있었더랬죠.
그리고 첫날 수학여행의 묘미는 밤을 새는거다보니까, 아이들끼리 서로 얘기도 하면서 밤을 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다들 피곤하다며 누워서 두런두런 얘기를 하게 됬어요.
이불이 모자라 바닥에만 깔고 자기로 하고 옷을 좀 두텁게 입은상황에서 눕게 됬었죠.

그때 정확하게 그 방에는 11명의 아이들이 있었고 저는 맨 오른쪽에서 세번째에, 그리고 그 A라는 아이는 맨 왼쪽에 그렇게 눕게 됐어요.
제 발밑에는 커다란 거울이 있는 화장대가 있었고 정말 꺼림칙했지만 피곤함을 이길수가 없었기에 그대로 그냥 누워버렸어요.
그래서 얘기를 하다보니까 점점 다들 잠이 들고, 저도 슬슬 잠이 드려고 하던 찰나에 제 왼쪽에 누워 있던 아이가 부슬부슬 일어나더니
"아, 내 머리끈.."
하면서 비틀비틀 기어서 제 발밑으로 가더라구요.
저는 비몽사몽하는 마음으로 가만히 있었는데 그 아이가 여기저기 바닥을 들여다보는지, 그아이의 머리카락의 끄트머리가 발끝을 간질여다리를 잔뜩 웅크려 주었어요.

그 자세이다보니 잠은 달아나고, 점점 찾는게 어려운지 올라올 생각을 안하기에 밑을 내려볼까 하다가 뭔가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본능적으로 다리를 순식간에 쭉 뻗어봤어요.

밑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소름이 정말 머리 끝까지 돋는 느낌에 자리에서 일어나 확인해보니, 저까지 포함 11명이 모두 누워 자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무작정 왼쪽에 누워 있던 아이를 깨워서 너 혹시 머리끈 찾으러 갔냐고 물어봤는데도 그 아이는 자느라고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고, 심지어 그 아이의 머리는 단발이었어요...

그 밤새 저는 잠도 들지 못하고 친구 옆에 누워 뜬 눈으로 있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저는 A라는 아이가 가장 먼저 일어나기에 애들 다 자고 있는 새를 틈타 A라는 애에게 지난 밤의 이야기를 해줬어요.
그랬더니 A라는 애가 조금 놀라는 눈치를 하더니 저보고 한마디를 하더라구요.

그 한마디를 들은 순간 저는 지난 밤보다 더한 소름을 느낄수 밖에 없었어요.









"몰랐어? 걔 어제 밤새 우리 발밑에서 기어다녔어.."




라는 그 한마디와 그 아이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Comments

밤새 귀신이 발치(발밑)에서 들썩거렸나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