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의식

기묘한 의식

G 렌탈안구 0 7,361 2020.12.13 01:13

철저하게 준비한 재료를 섞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외워둔 주문을 중얼거렸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촛불만이 일렁인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눈을 떴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이런걸 믿었던 내가 멍청하게 느껴진다‥‥.

실망하며 문을 열고 나가자 엄마가 부엌에 쓰러져있다.

놀란 내가 달려가서 보니, 팔이 뒤틀리고 두개골이 약간 함몰되어 온몸이 피투성이다.

진한 피냄새가 코를 찔러와 얼굴이 찌푸려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내가 경악해 있는 사이, 엄마는 힘겹게 일어나서 쌓여있는 설거지를 향해 손을 뻗는다.

기괴하게 꺾이는 손이 접시에 닿을 때마다 붉은 피가 묻어난다.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설거지를 한다.

나는 그런 엄마를 뒤에서 껴안는다.



의식은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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