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스스로를 2036년 미래에서 온 1998년생 남성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이 나타났어. 그는 존 티토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2036년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1975년으로 갔다가, 이후 자신이 태어난 시기를 직접 보고 싶어 1998년으로 다시 왔다고 주장했지.
그는 시간여행의 원리와 미래 기술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벌어질 일들에 관한 여러 예언도 남겼어. 그의 활동은 2000년 11월 2일부터 2001년 3월 24일까지 이어졌고, 마지막 글에서 예정된 임무를 마쳤다고 말한 후 사라졌어.
그가 남긴 예언 중 일부는 실제로 맞아떨어졌어. 예를 들어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 광우병 사태, 2004년 아시아에서의 대재난 발생 예언이 있었는데, 그 해 동남아시아 쓰나미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지.
또 중국의 우주 진출과 새로운 로마 교황의 즉위도 그의 예언대로 이루어졌어. 하지만 모든 예언이 맞은 건 아니었어.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올림픽이 중단된다고 했지만 대회는 계속 열렸고, 2011년 미국이 내전으로 분열된다거나, 2015년 러시아가 핵무기를 투하한다는 예언도 빗나갔어.
그는 2036년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그 시기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기업이 사라지고, 식수와 담수 확보가 인류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된다고 했어.
가상화폐가 널리 쓰이게 되지만, 지구온난화는 큰 위협이 되지 않으며, 암과 에이즈 치료제는 여전히 발견되지 않는다고 했지. 그리고 핵전쟁의 여파로 국가들은 서로 고립된 상태가 된다고도 말했어.
특히 흥미로운 건, 2036년 세계지도에서 일본이 한국의 식민지로 표기돼 있다는 점이었어. 그는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한국이 한반도뿐 아니라 만주와 연해주, 그리고 중국 해안선 일부까지 차지하게 된다고 했지.
물론 그의 예언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어. 많은 내용이 당시에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이야기였다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티토가 큰 화제를 모은 이유는 바로 미래에는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는 주장 때문이었어.
그는 유럽 원자핵 연구소가 2034년에 마이크로 블랙홀 두 개를 이용한 타임머신 실용화에 성공했다고 했고, 흥미롭게도 실제로 2008년 CERN에서 입자 가속기 실험이 진행되면서 이론적으로 블랙홀 생성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지.
존 티토는 시간여행으로 인한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를 자신이 온 세계와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가 전혀 다른 평행우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
그리고 과거로 온 이유에 대해서는, 오래된 특정 컴퓨터가 군사 프로그램 디버깅에 필수적이어서 이를 회수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했지. 게다가 그의 할아버지가 해당 컴퓨터 개발에 관여했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선발됐다고도 주장했어.
일부 사람들은 그의 예언이 빗나간 이유를 시간여행 과정에서 시공간이 변형돼 사건 발생 시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어. 그렇다면 그는 정말 2036년에서 온 시간여행자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기술 지식과 예측력이 뛰어난 누군가의 장난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