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후레쉬맨과 바이오맨은 다섯명이었을까.
오색 빛깔 다섯 사자 용감한 아이들은 볼트론이었고, 독수리도 오형제였으며, 최초의 아이돌 그룹이라 할 수 있는 H.O.T.도 다섯 명이었으며, 하필 제 5원소라는 영화가 상영되었으며, 88 서울 올림픽의 엠블렘은 5개의 링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었을까.
캡틴 플래닛이라는 만화가 있었다.
지구를 지키는 캡틴 플래닛, 이 친구를 소환하려면 다섯 가지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데 땅, 불, 바람, 물 마음이 된다.
명리에서도 비슷한 원리가 작용하는데 목화토금수가 이에 상응하는 5원소가 된다.
땅, 불, 바람(목을 바람이라고도 한다), 물, 그리고 마음은 아니고 금이 된다.
땅은 중화를 상징하고, 불은 파괴와 화려함을 상징하며, 목은 창의성과 혁명성이며, 수는 지혜와 휴식, 금은 권위를 상징한다.
땅이라는 기반 위에서, 수에서 휴식하면서 준비했던 연습생이 목에서 튀어나가서 세상에 데뷔하고, 화에서 화려하게 뽐내고, 금에서 권위에 의해 점수를 받고, 다시 수로 돌아가 휴식하는 스토리다.
그런데 이 5원소가 모인다고 하여 캡틴 플래닛을 소환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다만 수와 화가 교차하는 사이를 금 목이 연결해주고 토가 이들을 중재하면서 사계절이 돌아갈 뿐이다.
명리의 시각을 빌리면 인간이 사회를 살아가는데에도 이처럼 다섯 가지의 개성이 어울리게 된다.
큐브라는 영화를 보면 미로 속에 놓인 각각의 다른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배신하며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이 연출된다.
사주 명리학의 경우의 수는 518,400가지가 된다.
이처럼 복잡하려면 얼마든지 복잡할 수 있는 인간 유형을 그런데 딱 잘라 HOT처럼 5가지 유형으로 압축할 수가 있다.
우째 이런 일이! 하지만 어쨌거나 칼 든 사람 마음이니까.
평소에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어떤 상황에 놓이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사회적인 개성이 튀어나오게 된다.
누군가는 지모를 짜 내고, 누군가는 순간적인 기지와 센스를 발휘하며, 누군가는 리더쉽을 발휘하며, 어떤 사람은 희생 정신으로 감동시키며, 어떤 사람은 용기와 불굴의 투지를 발휘한다.
명리의 시각에서는 이 다섯 가지 유형 가운데 하나로 어떤 사람이든 걸려들게 되어 있다.
다섯 가지 오행 가운데 하나의 중심이 정해지면 다른 오행에 대하여 입장이 생긴다고 했다.
주거나 받거나, 극을 하거나 극을 받거나, 그리고 나와 동일한 입장이거나.
주거나 받거나 뺨 때리거나, 뺨 맞거나.
월에서 어떤 기운을 보느냐에 따라,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고, 혹은 받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며, 뺨 때리는 사람이 되거나 뺨 맞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월에서 식신 상관을 보아 주는 기운을 타고난 사람은 기지와 센스를 가진 꾀돌이가 되며, 편인 정인으로 받는 기운을 타고난 사람은 전체적인 플랜을 짜는 참모, 정편재를 보아 뺨 때리는 사람은 상황을 통제하는 리더쉽, 정편관을 보아 뺨 맞는 사람은 임무를 책임껏 수행하는 돌격대장, 동일한 기운은 모두가 새침해 있을 때 뭐라도 해보자며 굴하지 않는 투지를 향하게 된다. 이 사람은 행동대장 혹은 독립부대.
이렇게 구체적인 전술을 짜는 꾀돌이, 큰 그림을 그리며 전략을 짜는 참모, 이들을 통제하는 리더, 리더의 명령을 따르는 돌격대장, 낙담을 모르는 행동대장이 모여 위기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것이 명리의 틀을 빌린 인간사회의 큰 그림이다.
물론 여기에도 레벨이 있어서, 얕은 꾀만 내는 꾀돌이가 있는가 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은 플랜만 내어놓는 참모도 있을 것이다. 다만, 월에서 해당하는 기운을 보면 반드시 그에 해당하는 성향이 나타난다고 본다.
후자적으로 서술하겠지만, 이들 다섯 가지 유형은 각자가 추구하는 사회적인 가치가 있게 되는데, 참모 형은 명예와 존경을 얻기를 원하며, 돌격대장형은 자신이 위험을 무릅쓰는 만큼 권력을 누리길 원하며, 리더형은 상황을 유리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유능한 사람과 식량이라든가 영토라든가 현실적으로 쓸모 있는 가치들, 구체적으로는 부유하고 풍요롭길 원하며,
꾀돌이형은 자신의 재능으로 세상을 놀리며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
행동형은 권력을 원할 수도 있고, 부를 원할 수도 있으며 한 마디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본질적으로는 승리하기를 원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승리라는 가치가 모호하기 때문에 팔자에서 어떤 다른 가치에 경도 되어 있는가가 중요해진다.
리더형이 생존을 위한 수완 발휘에 가깝다면, 그래서 현실적인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면 행동형은 그냥 지는 게 싫은 거다.
명예냐, 권력이냐, 부냐, 재능의 실현이냐, 승리냐.
사람은 이 다섯 가지 가운데 하나의 가치에 경도되어 살아가게 되어 있다.
월이라는 것이 이러한 가치를 정해주고, 월을 도와주는 기운이란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기대어 살 도구에 해당하는데, 내가 금맥을 얻든 작물을 심든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삽이나 쟁기가 되어주는 기운에 해당한다.
따라서, 월의 음양을 맞춰주는 관점에서 성공적인 사람은 향하는 가치가 뚜렷하고 그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가 분명한 사람을 의미한다.
예컨대, 명예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꾀가 풍부한 사람이 있을 수 있거나, 권력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부유함이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거나, 재능을 실현하기 위하여 권력에 기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가치와 도구가 분명한 사람을 성격된 팔자라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파격된 팔자라 한다.
나는 ( )을 위하여 ( )에 기대어 살고 있는가.
나는 ( )을 위하여 ( )에 기대어 살아가고자 하는데 ( ) 때문에 망치고 있는가.
스스로의 지성에 의지할 때 이 질문에 대하여 이미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굳이 팔자를 참고할 필요없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면 명리가 답을 대신 제공할 수 있다.
물론 그 답은 긍정적일 수도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대답도 나올 수 있어서 큰일이다.
나는 ( )을 위하여 살아가고자 하는데 마땅히 기댈 게 없어서 환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