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대운 겪어본 사람만 아는 이야기

기신대운 겪어본 사람만 아는 이야기

G 바이츄 1 1,620 02.10 16:08

기신대운 겪어본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한다. 그야말로 인생이 전반적으로 막혀버리는 느낌. 뭐 하나 잘 풀리는 게 없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꼬이고, 억울한 일은 계속되고, 주변엔 아무도 없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멘탈이 강해진다 못해 해탈해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무너져버리기도 한다. 어찌 됐든 그때를 돌이켜보면 ‘내가 어떻게 버텼지?’ 싶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일단 기신대운이 오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왜 나는 안 되는 걸까?’다. 열심히 해도 결과가 안 나오고, 뭔가 하려고 하면 방해가 끼고,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싶어도 배신당하고 뒤통수 맞기 일쑤다. 

 

가정에서조차 내 편이 없는 느낌이 들고, 믿었던 사람한테 상처받아 인간 자체가 싫어지는 순간도 온다. 학업도 일도 제대로 안 풀려서 무기력감이 쌓이고, 하루하루가 버티는 것 자체가 과제가 된다.

 

사소한 실수 하나로도 큰 타격을 입는다. 남들은 그냥 넘어갈 일인데, 나는 그것 때문에 크게 혼나거나 왕따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 가족조차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고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람을 안 믿게 되고, 선 긋는 게 습관이 된다. 무리에서 겉도는 느낌이 강해지고, 마치 다른 차원에서 온 외계인처럼 취급받기도 한다. 사람들과 코드가 너무 달라서 섞일 수도 없고, 오히려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더 밀려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결국 무기력감과 우울이 찾아온다. ‘왜 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고, 미래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다. 뭔가를 열심히 해보려고 해도 그때마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나서 더 힘들어진다. 

 

결국 포기하게 되고, 점점 욕심도 사라지며 그냥 체념하게 된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한계가 오면서 병을 달고 살거나, 불면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 억울한 일을 겪어도 하소연할 곳이 없고, 들어주는 사람조차 없어서 혼자 끙끙 앓게 된다.

이렇게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조심, 행동조심을 하게 된다. 겸손함을 배우게 되지만, 동시에 너무 조심스러워지고 위축되는 부작용도 생긴다. 

 

사람을 안 믿고, 최소한의 관계만 유지하면서 혼자가 편해진다. 하지만 가끔 지난날을 돌아보면, 그 힘든 시기를 어떻게 버텼는지 신기할 정도다. 내가 그때의 나를 보면 너무 불쌍하고,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다.

기신대운을 겪으면 본래의 나를 잃게 된다. 원래 밝고 순수했던 사람도 점점 삐뚤어지고, 감정을 숨기는 게 익숙해진다. 인간관계에서도 기대를 안 하게 되고, 철저히 선을 긋는다. 

 

어쩌면 이런 경험을 통해 한층 단단해진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이 너무 가혹해서 그다지 반갑지는 않다. 그래도 이 시기를 버텨낸다면 웬만한 일에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강함이 상처로부터 온 것이라면, 참 씁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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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나도 빠짐없이 다 내 이야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