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정화

여름의 정화

G 설화 1 1,588 01.30 04:36

난강망이라는 책은 참 롤리폴리한 구석이 있다.
이 책은 꼭 무슨 추리 소설 같다.

예컨대, 인월 임수는 병화와 무토 그리고 경금을 쓴다라는 글귀가 있다.
그런데 이유는 딱히 나와 있지 않다. 왜가 없다.

이 책은 닥치고 묘월 임수는 신금과 무토다,를 외운다고 해서 써먹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막상 팔자를 펴보았는데 묘월 임수가 신금 무토를 갖추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참 많다.

이 책은 이유와 작동원리를 알아야 써먹을 수 있다.
묘월 임수에게 신금과 무토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아야 응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참 친절하지 않은 책이다.
이거 뭐 이래? 집어 던져버리면 그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단서 또한 불친절하다.
이리저리 흩뿌려놓거나 대충 써 놔서 도통 머리를 싸매도 머리만 아프다.

그러나 그러는 동안 뭔가 와닿는 게 없는 건 아니라서 이따금 깨달음 같은 것이 엄습하기도 하는 상당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기도 하다. 정말이지 미스터리. 완벽한 롤리폴리.

난강망에서 정화를 다루는 논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계절을 불문하고 벽갑인정. 갑목을 경금으로 패서 불쏘시개로 쓴다는 논리인데 참 허무맹랑하지만, 실제로 가을의 경금이 갑목은 봤는데 정화를 보지 못했을 때 생기게 되는 롤리폴리함이란 . .

정화 갑목 경금.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다 갖추고 있는 팔자를 보기가 참 어렵고, 갖고 있다고 한들 균형이 맞아 떨어지는 팔자도 또한 보기 어렵다.

어쨌거나 정화는 갑목과 경금을 갖추고 봐야 한다는 건데, 병화는 거의 임수와의 관계만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병화는 임수가 많으면 무토로 임수를 제어하고 무토가 많아서 임수가 힘들 것 같으면 갑목으로 무토를 제어하며, 무토가 중요한 시점에 갑목이 무토를 극하고 있으면 경금으로 갑목을 때려주고 거의 이러한 관계의 균형감으로 다 때우게 된다. 

 

봄에는 임수, 그런데 무토 뜨면 갑목, 여름에는 그냥 임수, 가을에는 임수인데 수가 세면 무토, 겨울에는 이미 임수가 있으니까 무토, 갑목이 뜨면 경금.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떻게 하면 임수와 관계를 좋게 지을까에 따라 무토가 나왔다가 갑목도 나왔다가 경금도 나왔다가 한다. 뭐 이런 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논리는 신강신약의 논리로는 참 이해할 수가 없는데 특히 가을의 병화가 이미 퇴기하는 시점에서 임수를 용한다는 대목은 어안이 벙벙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비록 가을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임수는 오히려 병화를 빛내준다는 논리. 가을에 퇴기하니까 힘이 좀 약할 거 같으니까 목생화가 아니라 오히려 적절한 임수로 도와야 한다는 논리.

 

이런 걸 이해하려니까 머리가 롤리폴리해지는 것이다.


七月丙火칠월병화,太陽轉西태양전서,陽氣衰矣양기쇠의。日近西山일근서산,見土皆晦견토개회,惟日照湖海유일조호해,暮夜光天모야광천,故仍用壬水고잉용임수,輔映光輝보영광휘。

칠월 병화는 태양이 서방으로 기울었으니, 양기가 쇠약해지고, 태양이 서산 근처에 가까우니, 토를 보면 모두 어두워지므로 오직 햇빛이 호수와 바다를 비쳐야만 저문 밤하늘에 밝게 빛난다. 그러므로 임수를 사용해서 햇빛을 널리 퍼지게 도와야 한다.  


헐~

그러니까 병화 이 친구는 힘이 없어도 일단 빛나고 봐야 한다는 엄청난 후까시를 자랑하는 친구라고 할 수 있다.
갑목에 대해서도 자신을 생해주는 논리보다도 자신에게 도움이 안되는 무토를 제하기 위한 용도가 눈에 띈다.

반면, 정화는 갑목이 생해주는 것이 없으면 일단 불길이 오래타지 못한다.

 

이것은 갑목은 화를 보아 아름답거나, 경금을 보아 잘 다듬어지기를 원하는 한편으로 을목이 일단 계수를 먹어야지 힘이 나는 논리와 흡사하다.

양간은 일단 폼이 나야 되는 거고, 음간은 뭘 먹어주고 기본적으로 갖춰줘야 하는 게 있어줘야 한다.
이거는 기토가 일단 병화부터 봐야 한다는 논리나, 계수는 신금부터 봐야 한다는 논리와도 같다.

양간은 하늘의 별과 같으므로 형이상학으로 세상을 인식하며 음간은 하늘의 뜻을 땅과 이어주는 역할을 하므로 어느 정도는 물질적이다.

 

따라서 훨씬 형이하학적이며 실질적으로 자신을 서포트해주는 뒷배경이 필요한 셈이다.

이러한 이치로 정화는 갑목이 있어줘야 하고, 갑목이 귀해지려면 경금도 갖춰져야 한다.
그런데 유일하게 다른 이야기를 하는 때가 바로 여름의 정화이다.

여름에는 임수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수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없던 가운데 여름이 되면 정화는 병화처럼 임수를 활용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는 비록 음간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계절을 만나면 음간은 양간처럼 움직인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이 때에도 여름에 화가 치열하지 않다면 갑목 경금으로 정화의 불씨를 살려주고 다음으로 임수를 활용한다.
그리고 비록 여름이 아니더라도 정화가 화가 치열하다면 병화처럼 수와의 관계가 중요해짐을 유추해낼 수도 있다.

음간이 자신의 계절을 만나면 양간처럼 움직인다는 단서는 묘월 정화를 다루는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화는 을목을 보면 습을상정이라고 하여 화를 상하게 하는데, 묘월에 을목이 투출하지 않는다면 묘라는 글자가 정화를 생해줄 수 있다는 문구가 나온다.


或庚透乙藏혹경투을장,則不能貪合즉불능탐합,乙反引丁을반인정,即用乙亦無害즉용을역무해,運入木火之鄉운입목화지향,自然富貴자연부귀。

혹 경금이 투하고 을목이 숨는다면, 합을 탐하지 못하므로 을목이 반대로 정화의 불꽃을 이끌게 되며 을목을 용하는 것이 무해하다. 운이 목화로 가면 자연 부귀한다.


이 이야기는 묘월에 을 또한 자신의 계절을 보면 갑목처럼 작동할 수 있음을 예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Comments

음간은 뒷배경 필요..정-갑,, 기-병,, 을-계,, 계-신
음간이라로 자기의 계절에 태어나면 양간처럼 행동한다-뭘 먹어줄 필요 없이.. 폼생폼사....
저는 음간이라도 뒷배경 필요 없어 폼생폼사 임더...ㅎㅎㅎ

이유와 작동원리, 응용 .. 이 되어야 사주 풀이 가 되는것 같아요 ..
훌륭한 글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