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의 차이

입장의 차이

G 설화 1 1,932 01.22 20:02

사람들 사이에 각각의 입장 차이가 있듯이 오행 사이에도 입장 차이가 있고 각 천간 사이에서도 입장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궁통을 보면 인월의 목은 병화와 계수를 봐야 합니다, 라고 나온다. 갑목도 그렇고 을목도 그렇다. 그런데 같은 목이지만 갑이 다르고 을이 다르다.

갑 입장에서 한기를 제거하고 자신을 화려하게 뽐내기 위해서 병화를 보고자 한다. 그런데 병화가 귀하려면 어떻해야 하나. 갑 입장에서 태양의 고마움을 제대로 느끼려면 어느 정도 차가운 계수가 있어줘야 한다. 어느 정도 추워져야 병화 귀한 걸 알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목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을 입장에서는 뿌리를 자윤하게 하기 위해서 계수가 있어줘야 한다. 실질적으로 먹어야 할 물이 계수가 되고, 병화가 없으면 을은 아직도 겨울인 줄 알고 계속 뿌리 배양하기 때문에 뿌리가 밑으로만 뻗게 된다. 봄이면 당연히 하늘로 고개를 내밀어야 한다. 그러한 신호를 주기 위한 병화인 셈이다.

그렇다면 병화 입장에서는 인월에 어떨까? 병화 입장에서는 임수가 중요해진다. 병화는 목이 어떻게 잘 자라건 관심이 없고 자신이 빛나면 그만인 셈이다. 재밌는 것은 인월에 병화가 계수를 보면 불청불우하다고 했다. 맑지도 않고 비 오는 것도 아니고 희끄무레하다고 했다.

여기서 하나의 문제가 도출된다. 목 입장에서도 병화가 임수 보면 더 좋은 게 아닐까. 이왕 자신이 바라볼 태양이 임수를 보아 더 밝으면 좋지 않을까. 맑지도 않고 비 오는 것도 아닌 희끄무레한 분위기보다는 햇님이 떴어요 반짝이 더 좋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게 궁통의 이야기다.

목화토금수가 가운데 목은 생명으로 상징된다. 생명의 특징은 뭘까. 세상을 느낀다. 세상을 느끼는 입장에서는 초봄의 병화가 임수를 보아 반짝 빛나기 보다는 어느 정도 한기가 남아 있는 가운데 태양이 떴어요 번쩍이 더 태양의 고마움을 크게 느끼는 셈이다.

다음으로 이런 문제도 있다. 갑목 일간이 병화를 보았는데 계수가 아니라 임수를 보고 있으면, 사주체의 주인공이 갑목이 아니라 병화가 되어버린다. 팔자가 내 주위로 돌아가지 않고 남 주위로 돌아가버린다. 일단 사주체가 주어지면 주인공은 내가 되면 좋고, 음양으로 대변되어 이미 완성된 존재인 수화와 목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 다른 셈이다.

생각해보면 목은 수와 화를 느끼기 위한 존재인 셈이다. 봄이 없으면 겨울도 여름도 없는 셈. 생명이 없으면 세상이 추운지도 모르고 더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봄, 즉 목은 누가 느껴주나. 그건 금이다.

Comments

제 일주가 을묘인데 전체적으로 화기운이 없는.....축월생에 을일간....추위도 아주 많이타고 체력도 안좋은....이 글을 읽고 나니까 화기운과 수기운이 기다려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