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점을 봐주시던 할머니가 항상 하시던 말이 있었어.
사람을 쉽게 미워하지 말라는 거였지.
그때는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어.
사람을 자꾸 미워하다 보면 그게 습관이 돼.
처음엔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미움이 쌓이다 보면 그 감정이 더 커져서 혐오로 발전해.
결국에는 그 사람을 저주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거야.
그럼 저주가 왜 나쁜 걸까?
할머니가 말씀해주신 게 있어.
저주는 귀신에게 그 사람을 해코지해달라고 비는 행위라고 하셨어.
우리가 직접 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 귀신이 대신 그 사람을 괴롭히는 거지.
그런데 문제는, 귀신이 그런 일을 공짜로 해주지 않는다는 거야.
할머니는 "귀신이 무슨 자원봉사자도 아닌데 대가 없이 해코지를 해주겠냐?"고 하시더라고.
대가는 바로 저주를 건 사람의 기운이야.
귀신이 그 기운을 가져가서 그 대가로 상대방을 해코지하는 거지.
그래서 저주를 걸면 걸수록, 저주를 건 사람은 자신의 운과 에너지를 귀신에게 빼앗기는 거야.
결국 저주를 많이 걸면 걸수록, 자기 자신이 불행해지고 에너지가 소진되는 거지.
그래서 저주와 행복은 반비례 관계라 행복해질 수 없다고 해.
누군가를 저주하면, 굿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어.
근데 할머니가 해주신 말씀이 있었어.
굿으로도 이런 귀신은 못 쫓아낸다고.
왜냐면 그 사람은 계속해서 미움과 저주를 품고 귀신에게 자신의 기운을 바치고 있으니까, 귀신이 계속 달라붙을 수밖에 없다는 거야.
결국 굿을 해도 다시 귀신이 붙고, 그 사람은 계속해서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거지.
그리고 그런 사람들, 즉 미움과 저주가 많은 사람들은 주위를 잘 보면 사람이 없대.
들러붙은 귀신이 많다 보니 그 사람 자체가 음침하게 느껴지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주위 사람들이 떠나가는 거지.
옛날에 신에게 소원을 빌때 재물을 바쳤었잖아?
그거랑 같은 원리임.
귀'신'도 신이거든.
그 사람이 불행하게 해주세요라고 소원을 비니까 그 재물로 그 사람의 운을 가져가는 거지
결국 자기 인생 깍아먹으면서 남 저주하는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