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시판에서 "절대 만나면 안 될 사주" 같은 글들을 자주 보게 되.
이런 글들은 주로 사주 속 십성의 몇 가지 속성만을 단순하게 분석해 결론을 내리곤 하더라.
이러다 보니 마치 사주나 궁합으로 인연을 선택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줄 때가 많지.
그렇지만, 인연이라는 게 과연 선택할 수 있는 걸까?
연애를 택시로 비유하자면, 내 앞에 멈춰선 택시를 잡아 원하는 곳에서 내리는 것처럼 쉽게 선택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사랑은 그렇지 않지.
사랑은 내가 스스로 뛰어가 버스를 잡아 타고, 그 버스가 멈추는 곳에서 내려야 하는 것 같은 거야.
다시 말해, 내 뜻대로 완벽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지.
우리가 기다리는 인연이 택시처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인연은 '가장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찾아오는 것이거든.
내게 온 인연이 완벽하지 않은 이유는, 나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런 인연이 나에게 찾아온 이유는 내가 그의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서일지도 몰라.
사랑이란 건 때로는 그냥 찾아와 버려서, 그걸 어떻게 거부할 수도 없어.
먼 길을 혼자 걷고 싶지 않다면 결국 버스를 잡아타야 할 때가 오는 것처럼, 인연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다고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그때가 되면 버스를 타고 더는 갈 수 없는 길을 내가 가야 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미래에 헤어질 것을 미리부터 두려워할 필요도 없는 거야.
운명은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어.
바꿀 수 있다면 그건 운명이 아니지.
하지만 그렇다고 운명을 앞두고 두려워하거나 원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그저 주어진 길을 따라가면 돼.
그게 바로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