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여자이고, 사주에 정인 하나와 비겁 두 개가 식신 두 개를 생하여 관살을 제압하는 구성을 가지고 있어. 인수를 가진 사람들처럼 외부의 영향을 잘 받아들이지는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소심한 성격이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편이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 편인대운을 지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식신제살이 아닌 살인상생의 마음가짐으로 책임감을 받아들이고 사람들을 이해하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거야. 생각이 많아지고 지난 날을 되돌아보니 부끄러운 점이 많았어. 페이스북 메시지나 대화 내용을 보면서 내가 자제하지 못하고 뱉어낸 욕설을 보니, 그때는 내가 잘못했다는 것도 모르고 오히려 난 잘못 없는데 왜 나를 미워하나 생각했던 적반하장의 시절이 떠오르더라고.
내가 잘못한 건 보이지 않고 남이 잘못한 것만 보였던 날들... 이제는 '적반하장',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같은 속담들이 마음으로 이해가 돼. 어른들 말 들어서 나쁠 건 없다는 것도 이제야 알게 됐어. 그리고 구설수에 올랐던 시절엔 몰랐는데, 근거 없는 소문은 없다는 걸 깨달았어. 내가 무심코 던진 말들이 상대에게는 정말 큰 상처가 되었겠더라구.
'지는 게 이기는 거다'라는 말을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져도 마음속으로는 찝찝했어. 이 말을 수용하지 못하고 무조건적인 책임감으로 행동했지. 그런데 이제는 베풀고 양보하는 것이 나중에 남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어.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내가 다 뺏고 이기려고 했던 게 후회되는 일이더라구.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처럼, 상대만 어리석은 게 아니라 나도 어리석었어.
인수운을 지나기 전에는 인수를 가진 사람들이 앞에서는 웃으면서 뒤에서는 뒤통수 치는 것 같아서 싫어했어. 하지만 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보니, 교양 있는 사람을 좋아하고 앞에서는 모욕을 받아도 참는 거였어. 사회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필요한 수단임을 이해하게 됐지. 이제는 인수를 가진 사람들이 예쁜 짓을 해서 예쁨 받는 걸 이해해. 반면에 인수가 없으면 예쁜 짓도 안 하면서 예뻐해 달라고 떼쓰고 질투하더라구.
여러 운을 거치면서 다양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 보니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고 말을 하는지, 어떤 성격인지도 몇 번 만나보면 이해하게 되었어. 누구나 실수하는 때는 있더라구. 예를 들어, 친오빠는 정인을 깔고 앉은 사주라 어려서부터 점잖고 어른들에게 잘했어. 그런데 오빠가 상관대운을 지나면서 행실과 언행이 거칠어지는 걸 보고 느꼈지.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살려고 해.
내가 상관운이 와도 인수운 때처럼 지내려 노력하면 가능할 거야. 세상에는 세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해. 처음부터 세상의 이치를 다 알고 태어난 사람, 책을 읽고 공부해야 아는 사람, 부딪혀 깨져야 아는 사람. 결국 깨달으면, 자기가 깨우친다면 이 세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야. 그리고 이제 깨달았으니 인수운이 지나가도 변함없이 다른 사람을 수용하며 살 수 있을 거야.
존경하는 이 글을 보고 계신 모든 분들, 부디 저에게 알려주세요. 저는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대운은 환경이 바뀌어 내가 바뀐 걸까요, 내가 바뀌어 환경이 바뀐 걸까요? 만약 내가 먼저 바뀌어 환경이 바뀐 거라면 어떤 운이 오든지 내가 중용을 지키려 한다면 중간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요?
PS. 편인운을 거치며 알게 된 건, 편인을 가지고 있으니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말해도 요점을 정확히 파악하게 된다는 거야. 말할 때도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비판하게 돼. 참 신기해, 같은 사람인데 대운마다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그래서 사람 일은 모르는 건가 봐. 20년 후에 동창들을 만나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아. 상대가 최고의 운에 만났을 수도 있고 최악의 운에 만났을 수도 있으니까. 어쨌든 사람 판단은 금물인 것 같아.
하늘은 노력하는 사람을 절대 버리지 않는다고 하죠.
남의 마음에 상처주지않으려하고 자기자신을 계속 수양하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을 인성운에 혹독하게 배우셨네요.
이렇게 이유가 있고 때가 있는것을 아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큰 사람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