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이 강한 여자를 보면 특징이 있다. 말이 빠르고, 생각도 빠르고, 상대 얘기 듣는 척하면서 이미 머릿속에서는 세 가지 결론이 나와 있다.
남자가 답답하게 굴면 “아 저거 왜 저렇게 굴지?” 속으로 두 번 정도 되뇌고, 세 번째부터는 본능적으로 정리정돈 모드가 켜진다.
이게 바로 식상의 힘이다. 움직임, 표현, 결단, 이런 것들이 과하게 앞서나가버린다.
그래서 겉으로는 밝고 귀엽게 시작하지만, 시간 지나면 남자의 생활 패턴이 하나둘 자기 기준에 맞게 재배치된다.
남자 입장에서는 연애 초반엔 세상 다 가진 느낌인데, 6개월 지나면 자기를 왜인지 모르게 개선 프로젝트 대상으로 다루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완전 흑백으로 볼 건 아니다. 식상이 세게 솟아있다고 무조건 남자를 잡아먹는 건 아니고, 실제로는 에너지 과잉형 인간에 가깝다.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폭죽처럼 터지고, 입은 그 속도를 따라가려고 과로한다.
이게 조절되지 않으면 남자는 종종 잔소리 폭격으로 받아들이지만, 조절만 되면 그냥 유능하고 생활력 넘치는 동반자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게 인성이다. 인성이 가운데서 브레이크를 잡아주면 이야기가 다르게 돌아간다.
말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하고, 컨트롤이 생기고, 식상의 날카로운 부분이 부드럽게 다듬어진다.
그러면 같은 식상 과다라도 머리 좋고 센스 좋고 남자도 편하게 해주는 타입으로 변한다. 남자가 헛짓거리해도 바로 돌진하지 않고, 상황을 한 번 비틀어 보면서 웃음으로 넘길 여유가 생긴다.
식상은 칼이고 인성은 칼집인데, 칼집이 있냐 없냐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또 하나 재미있는 건 식상생재. 이 조합이 되면 식상이 발산하는 에너지가 남편 재복으로 흘러간다.
행동력 많은 여자가 돈 흐름을 살아 움직이게 만들어서, 남자는 옆에서 “아… 내가 운이 좋아서 이 여자 만났구나…” 하고 새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사랑도 많이 받는다. 식상이 재성을 향해 흘러갈 때 여자는 남편을 바꾸려 들기보다는, 같이 키워가는 팀플레이 모드로 들어간다.
반대로 식상만 잔뜩 있고 인성이 없다면?
이건 말 그대로 기어가 너무 세서 잘 안 멈춘다.
규칙, 관계, 배려 이런 걸 배우는 기능이 부족하니까 자기 페이스가 기본값이 된다.
남자가 굼뜨면 바로 답답하고, 기준 안 맞으면 바로 지적하고, 사소한 것에도 ‘왜 저렇게 안 하지?’ 자동반응이 튀어나온다.
그래서 남편이 기가 약하면 버티기 힘들다.
하지만 반대로 멘탈 튼튼하고 자기 자리가 잡힌 남성과 만나면?
식상 과다는 오히려 능력, 생활력, 추진력의 총집합체가 돼서 든든함 그 자체다.
식상 강한 여자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엔진 같은 존재다.
제대로 세팅하면 레이싱카고, 조절 안 되면 시동 걸자마자 미친 듯이 튀어나가는 차다.
한번 맛보면 순한 타입 못 견딜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