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기신운엔 처음 만나자마자 자기 고민, 가정사, 트라우마, 불안 같은 걸 아무 여과 없이 퍼붓는 인간들이 꼬인다.
나랑 친한 것도 아니고, 신뢰를 쌓은 것도 아닌데 묘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으로 보고 들러붙는다.
핵기신운은 기신이 외부 사건과 인간의 형태로 들어오는 시기라, 내 기본 성향이 아무리 중화든 안정형이든 상관없이 기신 성질을 가진 인간이 반복 등장한다.
인성 기신이면 감정 과다, 토로 과다 인간, 식상 기신이면 불만, 말 폭격형, 관살 기신이면 간섭, 통제형이 줄줄이 붙는다.
특히 상대가 인성다자면 자기 얘기를 털어놓지 않고는 못 견디는 성향이라 핵기신운일 때 그들이 정확히 기신 역할로 진입한다.
이 패턴의 가장 피곤한 지점은 끊어내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
한 명 정리한다고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
공간이 생기면 그 자리를 또 다른 기신 인간이 채운다.
개별 인간이 문제가 아니라 운 흐름이 자체적으로 반복시키는 거라서 그렇다.
그래서 상대방 바꿔가며 똑같은 상황을 겪는다 싶으면 그건 사람 복이 없는 게 아니라 핵기신운이 조직적으로 그런 인간들을 배치하고 있다는 신호다.
핵기신운은 내 의지나 태도와 상관없이 기신 성질을 강제로 경험시키는 시기라 계속 비슷한 인간이 끼어들고, 상대 입장에서는 나를 감정 수납함처럼 다루려 한다.
핵기신운을 통과하면 이 패턴은 사라지거나 약해진다.
그 전까지는 관계에서 오는 피로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아 쟤는 내 감정, 불안을 말해도 된다
저쪽이 에너지 흡수해줄 것 같다
정확히 감지되거든
그리고 즉시 감정 쓰레기통으로 활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