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설명하고 있는 이론은 음양론을 기반으로 월령의 음양을 잡아주는 관점이다. 음양론이 마스터되면 계절적인 느낌을 좀더 선명하게 반영하게 되는 오행론으로 넘어가고, 오행론 다음에는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각 천간의 특징을 이해하고 팔자에 적용시키는 십간론으로 넘어간다. 

지지에 대해서는 각 글자가 서로의 관계에 의해 생겨나는 형충회합에 대한 깊이를 가져가면서 월 별로 섬세하게 득실을 논하게 되는데, 형충회합을 알게 되면 굳이 음양론과 오행론을 참고하지 않더라도 한 해에 뭐를 얻었고 잃었는지를 짚을 수 있기 때문에 팔자의 큰 그림인 음양론과 오행론을 소홀히 하기 쉽다.

그러나 재밌는 것은 지지의 글자가 깨지게 되는 충운에 노출되거나 형으로 고통 받거나 하는 운이 오지 않더라도 부친이 돌아가시거나 하는 일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음양론의 관점에서 안 좋은 글자가 들어오면 지지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더라도 문제가 생겨나게 되고, 좋은 글자가 들어오면 비록 지지에서 충을 맞게 되더라도 그 효과가 경미하다.

또 하나는 천을귀인이니 도화니 하는 신살적인 의미보다 음양론적인 의미가 언제나 앞서므로 비록 천을귀인이 있다 하나 월령의 음양을 잡아주는 관점에서 좋지 않은 역할을 하게 되면 그 의미가 확 꺾이게 된다. 같은 도화라도 음양론적 희기의 관점에서 문제적인 글자라면 좋지 않은 의미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니까 지금 설명하는 음양론의 입장을 절대 가벼이 생각하면 안된다.

식상이란 내가 도와주는 기운이니 나로부터 표출되는 창조적인 기운이 된다. 식상격이 손재주가 있고 말주변이 좋은 까닭은 이러한 창조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문제는 같은 표현력이라 하더라도 어떤 표현력은 세상과 자신을 상처주는 표현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어떤 손재주는 감동을 주기도 하기만, 어떤 손재주는 폭탄 제조에 능수능란하여 세상을 테러하는 손재주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식상 중에서도 편관처럼 때려 잡아야 하는 식상은 상관이 되고, 잘 키워주거나 보호해야 하는 식상은 식신이 된다.

여기서도 기본적인 구도는 동일하다.

때려 잡아야 하는 상관은 상관을 때려잡는 인성을 보아야 하는 것이고,

보호하거나 키워줘야 하는 식신은 비견 겁재로 키워주거나 식신을 때려잡는 인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재성을 봐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 재성은 인성을 때려잡아주기 위해서 필요하다.

정관과 편관을 구분하는 기준은 식상에 대한 태도에서 드러난다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식신과 상관을 구분하는 기준은 식상을 때려잡는 기운인 인성에 대한 태도에서 드러난다. 

식상격이 인성을 하늘에 보았는데, 식상은 진로와 꿈을 의미하고 인성은 학업성을 의미한다. 공부에 의지하여 진로 개척에 실패했다면 식신이 인성과 싸우는 경우가 되고, 그렇지 않다면 상관이 인성을 보아 성격된 형태에 해당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식상과 인성은 싸우기가 쉽기 때문에 식상격이 인수로 성격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이 식상격의 기본이다.

문제는 식상격이 인성으로 성격되거나 재성으로 성격된다는 점외에 편관을 보아도 좋다는 점이다. 식상은 편관을 때려잡아도 좋다는 공식이 여기에 적용된다. 식상이란 창조성을 의미하고 센스와 능력과 재주를 의미한다. 

따라서 사업을 해도 되고 직장생활을 해도 되고 공부를 해도 된다는 점인데, 식상격이 재와 관을 동시에 보고 있으면 재가 의미하는 돈을 벌어야 하는지, 관이 의미하는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지 헷갈려서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된다. 식신 상관을 막론하고 재관이 하늘에 동시에 떠 있으면 성격되기 쉽지 않다.

식상격은 식신과 상관으로 나눠진다. 그런데 맞춰 잡는 방법을 쓰면 굳이 이렇게 골치 아프게 나누지 않아도 된다. 식상격은 재성을 보는 것을 공히 기뻐한다. 상관이라 하더라도 그러하다. 상관은 인성으로 깨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그보다 식신 상관의 기술성은 재를 보아 돈을 화끈하게 잘 벌어주는 것이 좋다. 다만, 이 경우 일간이 강해야 한다.

다음으로 천간에서 편관을 보아, 자신의 재주로 능히 권위를 다루고 있는가를 본다. 이 경우에도 일간이 강해야 한다. 문제는 관이 정관이 될 수도 있고 편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게 칠살이 아니게 되면 오히려 상관견관이 되어 권위에 적응하지 못하고, 직장생활의 이동이 잦거나 여명이라면 남자와의 인연이 오래가지 않거나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다음으로 인성으로 성격될 수 있다. 문제는 식상은 인성과 싸우기 쉽다는 점이다.

요점은 식상격은 편관으로 성격되거나 재성으로 성격되거나 인성으로 성격될 수 있다. 식상격이 관을 보면 정관이냐 편관이냐를 따져주고, 재를 보면 일간이 강한가 아닌가를 따져주고 인성을 보면 식상과 싸우고 있느냐 아니냐를 따져주면 된다. 그러나 재관을 동시에 띄우면 성격되기 힘들다.

식상격은 요건이 참 까다롭다. 그래서 팔자를 따져주기가 쉽지 않다. 이 말은 자신의 재주를 잘 써먹어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어쨌든 맞춰잡기를 잘해야 한다. 맞춰 잡으려면 비식재관인에 대한 개인적인 의미와 사회적인 의미를 이해를 깊이 해야 한다.

丁丙甲己
酉子戌未    남명 34세

식상격이 갑목 인성을 보았다. 그런데 갑기합으로 인성이 사라진다. 식상은 인수로 격을 이룰 수도 혹은 격이 깨질 수도 있다. 이 사라짐이 길한 의미를 지니는지 아닌지를 보면 된다. 혼인신고 없이 여자와 살다 별거 상태. 인성의 사라짐이 길하지 않다. 인성은 인정 받으면서 살수 있게 해주는 기운이다. 상관격으로 원래 인성으로 상관을 눌러줘야 하는 명이다. 인성을 사라지게 하는 기운은 己다. 己가 병이 된다. 식상이 문제가 되면 책임지지 못하는 일을 벌리고 그에 끌려다니게 된다.

丁庚甲癸
亥辰子丑   여명 40세

식상격이 재관을 동시에 보았다. 다니는 회사마다 부도가 나고 쭉 2년 이상을 못 다니며 계약직 비정규직으로 돌고 있다고 한다.

辛丁乙戊
丑未丑戌   남명 55세

원래는 잘 살았다고 한다. 식상격이 인수 보아 성격되었다가 말년으로 갈수록 乙을 辛이 괴롭힌다. 재가 인성을 때리니 사기수가 동한다. 인성과 재성은 싸우기 쉽다. 이렇게 계속 공식을 돌린다. 식상은 재로도 성격되고 인으로도 성격된다. 그러나 이렇게 재와 인이 동시에 떠도 문제가 된다.

丙戊丁丙
辰午酉寅   남명 27세

식상격이 인수를 많이 보았다. 학업 연애 대인관계 어느 하나 풀리는 것이 없다고 한다. 인수가 병이다.

戊庚己辛
寅戌亥未  남명 21세

인수를 보았다. 노력한 거에 비해서 성적이 잘 안나온다고 한다. 식상은 내가 만들어내는 것이니 노력. 인성은 학업성. 인성과 식상이 싸우는 명이다.

壬戊乙乙
戌寅酉丑  남명 28세

재관을 동시에 봤다. 어렸을적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건강은 재성과 인성으로 판단하는데, 이 경우는 재성이 병이 되었다.

戊丁丁己
申丑丑巳  남명 23세

사업가를 노린다고 한다. 지지에서 재성을 보았다. 전국구는 아니나 능히 부를 누릴만 하다.

庚丁丁甲
子丑未子  여명 29세

식상격이 인수와 재성을 동시에 보았다. 인성과 재성은 싸우기 쉬운데, 월에 있는 丁이 중간에서 庚을 때려주기 때문에 싸움을 말려준다. 식상격이 인성이 문제가 되면 재를 보아 인성을 때려주면 좋다고 했다. 이 사주에서 인성이 문제가 된다면 재성으로 인성을 때려주는 편이 좋기 때문에 丁이 도움이 안되나, 인성이 좋은 역할을 한다면 인성과 재성의 싸움을 말려주는 丁이 도움이 된다. 올해 들어 일이 잘 안풀린다고 한다. 임진년 壬이 丁의 힘을 약화시키는데 잘 안풀린다고 하면 이 사주는 甲이 좋은 역할을 하는 상관격의 사주이다.

丙丁癸庚
午酉未午  여명 23세

재관을 동시에 봤다. 중등교사임용시험과 회계학을 동시에 준비한다. 돈을 벌 것인가, 교사의 권위를 누릴 것인가.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음. 참 어렵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