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는 식관인으로 성격되는데, 포인트는 재를 어떻게 깨먹지 않고 내가 잘 감당하여 잘 써먹을 것인가에 있다. 정관 또한 순용하는 격국이므로 재와 마찬가지가 된다.
정관을 때리는 것은 무엇인가. 식상이 된다. 정관은 질서에 대한 감각을 만들어주어 점잖은 사람을 만들어준다. 반듯하고 바른 사람이 정관이다. 식상은 표현이 된다. 언뜻 보아 반듯하고 바른 사람이 입을 열었는데 왠지 깨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다.
가만히 있으면 양반인데 괜히 쓸데 없는 말을 하여 자신의 반듯하고 귀한 인상을 손상시켜버리면 참 우울해진다. 식상은 언행이 되고 구설수로도 읽을 수 있는데, 정관이 식상을 보면 언제라도 구설수에 노출되고 쪽 팔리는 일이 생길 수 있을만한 행동을 보이게 된다.
정관은 식상을 싫어하고 재와 인을 좋아한다. 왜 그러는가.
X 甲己 X <- 丁
X X 酉 X
이렇게 되면 식상운이 왔을 때 재성이 화생토 토생금으로 스폰지 효과를 만들어줄 수 있다. 재격에서 보았던 원리와 똑같다.
X 甲癸 X <- 丙
X X 酉 X
이렇게 되면 아예 인성이 식상을 때려잡아준다. 재격에서 보았던 원리와 똑같다.
정관격이 재로 성격되는 경우와 인성이 성격되는 경우 가운데 무엇이 더 좋을까. 재로 성격되면 재는 돈이 되고 정관은 귀를 상징하니 부귀겸전한다.
그런데 운에서 식상운이 들어오면 재로 스폰지 효과를 써주기보다 인성으로 식상을 때려 잡아주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 정관이 손상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측면, 즉 반듯한 사람이 구설에 노출되지 않고 언제까지나 반듯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정관 고유의 귀를 지킨다는 측면에서는 정관이 인성을 봐주는 편이 좋다.
순용하는 격은 격에 해당하는 앞 뒤의 오행들이 도움이 된다. 예컨대 재격은 식상이나 정관이 좋으며, 정관은 재성이나 인성이 좋다. 여기에도 차이가 있어서 재가 식상을 보거나, 정관이 재성을 보면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 있으니 재는 식상에 의지하여 결과를 이루기에 좋고, 정관은 재에 의지하여 권위를 이루기 좋다.
한편 재가 정관을 보거나, 정관이 인성을 보는 경우는 격을 해치는 글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훨씬 효력을 갖는다. 재격은 비겁이 들어올 때 정관으로 지켜주기를 기대하고, 정관은 식상이 들어올 때 인성의 활동력에 의지하게 된다.
즉, 식상이 재격을 생하거나 재성이 정관격을 생하는 것은, 식상이 정관의 보호를 받거나 정관이 인성의 보호를 받는 형태에 비교하여 훨씬 적극적이 된다. 반대로 후자는 방어적이나 안정감을 얻게 된다.
천간의 글자는 별과 같아서 항상 살아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계절 또한 근묘화실이라는 시간의 변화와 무관하게 항상 존재하며 다른 글자에 고루 영향을 미친다.
X 甲己 X <- 丁
X X 酉 X
때문에 이 경우 운에서 식상운이 들어오면 비록 식상생재 재생관으로 오행의 흐름이 이어진다고 하나, 월령과 운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으므로 일정 부분의 구설수는 생겨난다고 본다. 즉, 1차적으로 천간과 월령의 관계를 보고 2차적으로 천간과 천간의 관계를 보는 셈이다.
丁甲己 X
X X 酉 X
이렇게 되면 명의 초반에 재를 보아 성격되었으나 후반에 식상을 보아 파격될 가능성이 커진다.
己甲丁 X
X X 酉 X
스폰지 효과를 따져준다면 이 경우가 낫다.
辛甲癸丁
X X 酉 X
정관격의 최고봉은 이 경우가 된다.
그렇다면 정관격이 재와 인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재와 인이 동시에 나오면 어떻게 되는가. 격을 보는 공식 가운데 재와 인은 붙어 있으면 싸우기 좋으니 하나만 튀어나오는 게 훨씬 좋다.
X 甲己癸
X X 酉 X
이렇게 되면 좋은 거 두 개 띄워놓고 격을 제대로 활용 못하는 셈이다. 재는 아빠. 인은 엄마. 관은 사회적인 정체성이 되는데, 나는 무언가가 되고 싶은데 엄마 말을 따라야 할지 아빠 말을 따라야 할지 갈팡질팡하다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셈이다. 정관격은 모친의 의견이나 부친이 잘 나서 부친의 의견을 한쪽으로만 따라주는 편이 좋다.
癸甲己 X
X X 酉 X
이렇게 되어도 얼마든지 파격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사주 두 개만 예를 들어보자.
戊戊丁甲
午申丑子 남명 29세
월에서 동일한 기운을 보아 건록으로 본다. 건록은 식재관으로 격을 잡는데, 천간에 甲이 나왔으니 관격에 인성을 보았으니. 정관격에 인성을 보아 성격이 되면 좋겠지만, 甲이 편관일 수도 있다. 편관은 오히려 식상으로 때려주는 편이 좋은데, 대기업에 종사한다고 하니 정관격에 인성으로 성격된 명으로 본다.
지지에 신금 식상이 있어서 운에서 움직여 주더라도 하늘에서 정화로 때려주니 인성이 제대로 활동성을 갖고 있다. 이 사람의 인성 학업운은 능히 식상의 기술성을 통제할 수 있다. 대기업 기술 계통 종사.
丙甲戊丁
寅辰申巳 여명 36세
관격인데 미혼이다. 월에 재성을 놓아 부친의 원조를 보았으나, 시에 뜬 식상이 문제가 된다. 격을 망치는 것은 무엇인가. 식상. 당연히 운에서 화를 잡아주는 수운에 길한 의미를 잡아준다. 수는 인성이다. 인성은 인맥, 소개. 이 명이 결혼하길 원한다면 수운을 기다려 선을 보는 편이 좋다.
제대로활용당하지않은거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