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를 처음 공부하실 때,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셨던 적 있으시죠?
이 학문은 단순히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게 아니라, 자연의 순환 원리와 인간 삶의 주기를 꿰뚫어보려는 아주 오래된 지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자연의 흐름을 읽는 눈, 그것이 바로 사주의 본질입니다.
사주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입니다.
이 둘이 서로 짝을 이루어 만들어진 60갑자가 사주팔자의 뼈대를 이루지요.
우선 천간부터 보겠습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총 10글자입니다.
한자로 되어 있어서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자주 쓰이는 글자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걸 두 글자씩 나눠서 갑을 / 병정 / 무기 / 경신 / 임계 이렇게 외우면 기억하기 훨씬 수월해지지요.
계속 반복해서 읊다 보면, 어느새 입에 붙습니다. 자연스럽게요.
지지는 총 12글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이건 아마 더 익숙하게 느껴지실 거예요.
우리가 흔히 띠라고 부르는 것들이 바로 이 지지에서 나온 말이거든요.
쥐띠는 ‘자’, 소띠는 ‘축’, 호랑이띠는 ‘인’… 이런 식입니다.
하지만 이 글자들이 단순히 띠를 나타내는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은 천문과 지리, 즉 하늘과 땅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코드들이지요.
조선왕조실록 같은 옛 기록에서도 날짜를 을축일처럼 표기했던 걸 보면, 이 체계가 얼마나 오래되고 정교하게 쓰여 왔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갑자와 지지가 실제로 어떻게 활용될까요?
간단히 말해, 인간의 삶을 자연의 흐름에 대입해 해석하는 도구로 쓰입니다.
계절로 따지면 인·묘·진은 봄, 사·오·미는 여름, 신·유·술은 가을, 해·자·축은 겨울에 해당합니다.
마치 사람도 자연처럼 성장하고, 절정을 지나 쇠퇴하고, 다시 고요한 시간을 거쳐 다시 태어나는 순환의 존재인 것처럼 말이지요.
또 이 지지는 음력 달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월은 대체로 12월, 축월은 1월, 인월은 2월… 이런 식으로 이어져요.
양력으로는 동지를 기준으로 자월이 시작되지만, 음력에서는 입춘을 기준으로 달을 나눕니다.
그래서 음력 1월이 바로 인월, 봄의 시작이지요.
이걸 외울 때는 자축을 뒤로 돌려서 인묘진부터 외우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인묘진은 봄 석 달, 사오미는 여름 석 달, 신유술은 가을 석 달, 해자축은 겨울 석 달.
이렇게 외우면 머릿속에 착착 그려질 거예요.
이 천간과 지지를 익히는 건, 사주팔자라는 거대한 우주의 설계도를 읽기 위한 첫 번째 열쇠입니다.
영어를 배우려면 알파벳부터 외워야 하듯, 사주를 공부하려면 이 갑자와 지지부터 몸에 익혀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실제 사주를 볼 때도 흐름이 보이고, 조합이 읽히고, 해석이 자연스러워지니까요.
이 학문은 결국, 미래를 맞추는 도구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읽어내는 지혜의 산물입니다.
계절이 바뀌듯 사람의 운도 흐릅니다.
그 흐름을 읽을 줄 안다면, 삶의 방향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처음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걱정 마세요.
천간과 지지, 이 두 가지 도구만 제대로 익히셔도 사주의 절반은 이미 손에 넣은 셈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