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잘 때 머리 방향, 진짜 중요한 걸까?

잠잘 때 머리 방향, 진짜 중요한 걸까?

G 공간전략가 1 1,253 04.12 01:23

사람마다 잠잘 때 머리를 어디에 두는지 참 다양해.
어떤 사람은 동쪽, 어떤 사람은 남쪽, 또 누군가는 문 반대편이나 화장실 반대편으로 둔다고도 하지.

대부분 사람들은 "북쪽으로 머리는 절대 안 둬요"라고 말해.
그 이유를 물어보면 돌아가신 분들이 북쪽으로 머리를 두니까 산 사람은 그러면 안 된다더라,

혹은 북망산에 간다고 해서 꺼린다고 해.
그런데 말이야, 진짜 북쪽으로 머리를 두면 안 되는 걸까? 한번 차근차근 짚어보자.

우선 북망산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그게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
사실 북망산은 중국 낙양 근처에 있는 고유명사야.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모여 있는 큰 공동묘지의 이름이었지.

그러니까 북쪽이라는 방향과는 아무 관련이 없어.
단순히 산 이름일 뿐인데, 사람들이 북망산이라는 한자를 보고 북쪽에 있는 산이라 오해한 거야.

또 하나 많이 믿는 이야기가 죽은 사람은 머리를 북쪽으로 둔다는 거야.
이 말도 실제로는 맥락이 있어. 전통적으로 장례를 치를 때, 지형에 따라 지대가 높은 쪽에 머리를 두고, 낮은 쪽으로 발을 둬서 묘를 조성했거든.

이때 우연히 북쪽이 지대가 높으면 머리가 북쪽을 향하게 되는 것뿐이지, 무조건 북쪽에 머리를 둔 건 아니야.
서쪽이 높으면 머리를 서쪽으로, 남쪽이 높으면 남쪽으로 둔단 말이야. 중요한 건 방향이 아니라 지형의 높낮이였다는 거지.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어. 북’이라는 한자 북(北)은 등질 배(背)의 뜻도 있어.
한자에서는 전쟁에서 패배할 때 쓰는 패배(敗北) 같은 단어에서처럼 등지다의 의미로 쓰이기도 해.

그러니까 죽은 사람이 머리를 북쪽으로 둔다는 말도, 사실은 산을 등지고 누운다(배산)는 뜻이었을 가능성이 커.
글자는 같지만 의미는 전혀 달랐던 거지.

그런데 이걸 오해해서 북쪽으로 머리를 둔다로 잘못 전달되면서 지금까지 내려온 거야.

그럼 우리 조상들은 실제로 머리를 어디에 두고 잤을까?
결정적인 단서가 바로 온돌문화에 있어.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방을 데웠고, 불길이 지나가는 아랫목은 가장 따뜻했어.
그래서 발을 아랫목 쪽으로 두고 머리를 윗목 쪽으로 두고 자는 게 일반적이었지.

머리를 아랫목 쪽에 두면 열기가 너무 강해서 머리가 터진다, 바보 된다는 말도 있었어.
실제로 누구도 그렇게 안 자려 했고, 이건 전국적으로 거의 공통된 문화였대.

이후 1970년대부터 연탄보일러, 기름보일러, 도시가스 보일러가 등장하면서 방 전체가 따뜻해졌지.
그러면서 사람들이 어디로 머리를 두고 자야 하지? 하고 헷갈리기 시작한 거야.

그 틈을 타서 북쪽은 안 된다는 근거 없는 말이 다시 퍼진 거고.

또 예전엔 방 구조상 옷장이나 이불장을 벽 쪽에 놓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불장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면 아침에 이불 꺼내다 머리를 칠 수 있으니 그런 쪽도 피하려 했어.

 

그리고 문 쪽으로 머리를 두는 것도 예전엔 괜찮았지만, 요즘처럼 여닫이문이 생기면서 문을 열다 머리를 다칠 수 있으니 피하게 된 거고.

지금은 다양한 이론들이 떠돌고 있어.
누군가는 해가 뜨는 방향인 동쪽이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문 반대편이 낫다, 또 어떤 이는 자기 띠나 사주팔자에 따라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해.

예를 들어 박일호라는 분이 쓴 책 방향을 알면 운이 열린다 에서는 띠별로 머리 방향을 추천해주기도 해.

하지만 이 모든 이론들은 검증되지 않은 개인적 주장일 뿐, 모두가 인정하는 과학적 기준은 아니야.
예전처럼 뚜렷한 문화가 사라진 지금은, 솔직히 말하면 내가 편한 방향으로 자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야.

너무 방향에 집착하지 말고, 잠이 잘 오는 위치, 내 몸이 편안한 자세로 자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거지.
아궁이도 없고, 고정된 전통도 사라진 지금은, 딱히 정답이 없어.

내 몸이 편한 방향,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위치가 가장 좋은 방향이야.
괜한 미신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마음 편하게 자는 게 최고라는 거, 꼭 기억해 줘!

Comments

내가 동서남북 다 방향 바꿔봤는데 가장 좋은건 동쪽 / 남쪽이였음 서쪽은 그 다음이고 젤 안좋았던게 북쪽...
미신이 아닌거 같아 북쪽은 정말 나랑 안맞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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