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완전히 랜덤한 시스템이 아니라, 인연법(因緣法) 이라는 공평한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내가 전생에서 만들어 놓은 업보(카르마)에 따라 이번 생에서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되는 것.

전생에 폭력을 행사했던 사람이 있다면 이번 생에서는 폭력적인 연인을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내가 과거에 남을 이용하고 배신했다면, 이번 생에서는 나를 이용하고 배신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심리학적으로도 반복 강박이라는 현상이 있다.
인간은 과거 경험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려는 경향이 존재한다.

어린 시절 학대를 받은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도 학대하는 연인을 만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같은 원리다.
익숙한 관계 패턴을 무의식적으로 재현하려 하기 때문.

그럼 이게 운명인가? 피할 수 없는 거냐? 당연히 없다.

왜냐하면 이미 내 무의식과 에너지가 그 인연을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
운명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내가 살아온 방식과 무의식이 결정하는 필연적인 흐름 은 존재한다.

사람들은 흔히 "깨달으면 바꿀 수 있다" 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거의 불가능하다.
자신이 어떤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학대받은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도 학대하는 연인을 만난다.
나는 절대 폭력적인 사람과 안 만날 거야 라고 다짐하지만, 결국 또다시 비슷한 유형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익숙한 관계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본인은 "이 사람은 다를 거야" 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똑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이게 전생의 업보는 내가 살아온 방식이 나를 특정한 인연으로 밀어 넣는다.
그리고 한 번 형성된 흐름은 내가 벗어나고 싶다고 해서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장이라도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바뀌지 않는 한 똑같은 사람을 계속 만나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