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운 때는 진짜 순수하다.
감정적으로도 가장 뜨겁고, 열정적이고, 착한 시기다.
사람을 쉽게 믿고, 손해를 봐도 남 탓하기보다는 ‘내가 뭘 잘못한 걸까?’ 하고 스스로를 책망한다.
그러다 보니 호구 잡히기도 쉽고, 남 좋은 일만 하다가 결국 본인만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계속 노력하고, 어떻게든 바르게 살아가려고 한다.
마치 세상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진한 어린아이가 넘어져도 계속 일어나는 것처럼.
그러다 교운기가 오면 이게 확 바뀐다. 말 그대로 현실이 직격타로 날아온다.
기신운 때는 사람들에게 배신당해도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교운기에는 그게 전부 착각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배신은 기본값이고, 돈은 점점 말라가고, 진짜 처절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남아 있는 건 가족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기대고 싶어 찾아가 보면 가족한테도 ‘니가 그럴 줄 알았다’ 같은 소리나 듣는다.
멘탈이 박살나는건 덤이고 말이다.
초년에 기신운을 겪으면 좋은 점이 딱 하나 있다.
아직 이뤄놓은 게 별로 없어서 잃을 것도 별로 없다는 거다.
친구나 갓 시작한 직장 정도가 전부니까.
중년이나 후반부에 기신운이 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동안 쌓아온 걸 싹 다 가져간다.
특히 돈이 씨가 마르는 시기가 오면 진짜 무서울 정도로 모든 게 빠져나간다.
아무리 노력해도 풀리지 않고, 간절히 바라고 발버둥 쳐도 결국 허탈한 결과만 남는다.
기신운에는 세상은 철저히 혼자라는 것을 피로 배운다.
기신운 때 순수했던 마인드는 교운기를 한 번 거치고 나면 완전히 바뀐다.
사람 대하는 태도도 변하고, 거리 두는 법도 익히고, 심지어 이용하는 방법도 알게 된다.
이런 변화가 생기고 나면 희한하게도 사소한 기회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예전 같으면 절대 안 했을 행동들이 갑자기 하고 싶어지고, 그걸 실행에 옮기면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는 걸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시기가 되면 운이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붙기 시작한다.
기신운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주변이 다 걸림돌이었는데, 교운기를 지나고 나면 오히려 좋은 사람들이 나타난다.
기신운 때는 진짜 이타적으로 살면서 남 탓도 안 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결국 그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같이 흘러간다.
용신운에는 오히려 힘을 빼고, 남 탓도 하고, 적당히 살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도 돈이 모인다.
발버둥칠수록 구렁텅이에 빠진다.
힘을 빼는 순간부터 운이 풀린다.
이런 역설적인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기신운 때는 아직 정서적으로 독립을 못 했던 거고, 교운기를 거치면서야 비로소 정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니까 좋은 운이 들어오는 원리이다.
운이 풀리는 시기는 결국 멘탈이 독립하는 시기랑 맞물리게 된다.
정신적으로 자립하면 돈도 모이고, 주변 인간관계도 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