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와 대운에서 합충(合冲)을 동시에 해석하는 것은 많은 이들이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다.
합만 하거나 충만 하는 경우에는 해석이 비교적 단순하고, 인터넷 검색으로도 어느 정도 자기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합충이 동시에 발생하면 대개 복잡하게 느껴지고, 특히 실전에서 이를 명쾌하게 풀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외로 합충의 해석은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다.

합충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합(合)과 충(冲)의 성질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합은 결합, 조화, 융합을 의미하며, 충은 대립, 분열, 갈등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 두 개념은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며 상황에 따라 특정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중요한 것은 해당 합충이 사주 원국의 구조와 용희신(用忌神)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그 대운과 세운에서 어떤 상황으로 이어질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 사주 원국에 유금과 술토가 있고, 대운이나 세운에서 묘목이 들어온 상황을 살펴보자.
이때 묘목은 유금과 충(冲)을 이루고 술토와 합(合)을 형성한다.

일반적으로 교과서적인 답변에서는 "합도 하고 충도 한다." 혹은 "충이 합을 풀어준다."라는 막연한 해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실전에서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실전 풀이에서는 상황의 본질과 용희신의 작용을 중심으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먼저 묘목이 용신이나 희신(用神/喜神)인 경우를 살펴보자.
묘목이 유금과 충을 이루는 것은 묘목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유금이 가진 기운을 소멸시키려는 갈등의 상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술토와의 합은 묘목이 술토를 통해 완화되거나 일정 부분 조화를 이루려는 움직임이다.
이 경우, 묘목은 일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묘목이 용신이라면 사주 주인공이 하려는 일이나 진행 중인 일이 초기에는 순조롭게 풀리거나 성과가 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묘목이 유금과 충으로 인해 방해를 받으면서 결국에는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욕심을 내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며 마무리하라."는 해석을 제시할 수 있다.
지나친 욕심이나 과도한 추진력은 결국 충의 영향을 증폭시키며 더 큰 방해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묘목이 기신(忌神)인 경우라면 상황은 다소 다르게 전개된다.

묘목의 작용이 본래 사주 주인공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기운이기 때문에, 유금과의 충은 이러한 불리한 기운을 일정 부분 해소하거나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술토와의 합은 묘목이 여전히 사주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경우, 하려는 일이나 진행하는 일이 처음부터 어려움이 많고 과정이 고통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기신의 충과 합의 작용으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작은 성공이나마 이루어낼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경우의 해석은 "힘든 과정을 겪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밀어붙이되, 결과에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말고 적당히 만족하라."는 식으로 풀어줄 수 있다.

합충을 동시에 해석할 때 중요한 것은 특정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용희신의 작용을 통해 그 상황을 주도하는 원리와 결과를 유기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단순히 "합도 하고 충도 한다."라는 해석으로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
합은 해당 기운을 융화시키려는 움직임이고, 충은 해당 기운을 분열시키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움직임이다.

두 작용이 동시에 일어날 때는 사주 원국과 대운의 맥락 속에서 어떤 기운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기운의 흐름 속에서도 주인공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주와 대운을 해석할 때, 합충의 상황은 흔히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지만, 이를 과도하게 복잡하게 풀어낼 필요는 없다.
핵심은 용희신을 중심으로 합충이 주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간명하게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