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 두개의 길

사주팔자 두개의 길

G 설화 1 1,769 2024.12.18 19:26

나는 요즘 사회에 관심이 많다.
오히려 사주책보다도 역사책이라든가 정치 관련 서적을 보게 된다.

그리고 직업의 성격이라든가 어떻게 하면 그런 직업을 갖게 되는지에 대해서 연구중이다.
내 여친은 이에 불안함이 있는 것 같다.

"자갸, 사주 공부한다는 사람이 사주책은 요즘 별로 안 보는 것 같아요."

그럼 나는 말한다.

"자갸, 사주 공부한다는 사람이 사주책만 보면 안되잖아요."

예전에는 연예인 사주가 따로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갈수록 그게 아닌 거 같다.

예전에는 공무원 사주가 따로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갈수록 그게 아닌 거 같다.

동일사주라는 화두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어 공무원 사주라는 게 있다면,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공무원을 해야 한다라는 게 된다.
아니면, 최소한 비슷한 성격의 일이라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동일한 사주가 어떤 사주는 의사를 하고 있는가 하면 어떤 사주는 백수로 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말이지 동일 사주라는 걸 생각하면 머리가 뭐랄까 롤리폴리한 느낌이다.

예전에 나와 동일한 사주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사람 부친은 중소기업 사장이고 그 사람은 기업체에 취직한 회사원이며 여자 친구는 은행원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사주를 파고 있다. 아, 이런 롤리폴리한 느낌.
뭔가, 카이저 소제적인 느낌.  

 그러니까 사주 공부를 하다 보면 두 가지 갈림길에 서게 된다.
사주 여덟 글자 안에 어떤 유형이 있다.

그러니 이것만 열심히 파면 된다.
이 안에 이미 고저도 청탁도 정해져 있다.

사주만 불러보셈.
그 자리에서 좔좔좔 읊어줄게여~

그리고 또 다른 길이 있다.
나는 이 사주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그러니 멍~ 때린다.

그러다 상대방이 나 공무원인데요. 그러면, 아 그러셔요~ 하면서 어디로 튄지 방향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아니면 최소한 얼굴이라도 보여줘야지.
힘들게 살았는지 어떤 분야에 속할 사람인지의 느낌을 참조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 아무래도 롤리폴리한 느낌이 있다.

나는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사주만 척 보고 이 사람이 연예인 사주인지 아닌지는 자신하지 못한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략의 정보가 던져지면 이 사람이 jyp로 갈지 sm으로 갈지 yg로 갈지 아니면 그냥 대학에서 연영과 전공을 밟고 있는지는 짚어줄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쨌거나 사주체는 이 사회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사주는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이 사회는 매 시기마다의 일관된 정체성과 구조를 품고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유형을 탐구하는 것이 보다 훨,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 사회에서 문학가가 되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아무런 과정 없이 어느 날 문득 문학 제도를 통해 등단하는 사람도 있고, 문창과를 밟아 등단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지역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있고, 인터넷에서 활동하다 책을 내는 사람도 있다. 각각에 요구되는 패턴이 다를 것이다.

책을 내면 책의 성격이 순수 문학에 가까운지 대중 소설에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인성을 끼고 있으면 순문학, 재성이 강하면 대중 문학 이런 식으로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도 있다.
문학 세계에서는 시를 첫째로 치나,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기에는 소설이 첫째가 된다.

그러나 사주는 극히 세속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므로 소설보다 시를 쓰는 것이 오히려 격이 낮은 것으로 본다.
물론 이런 것을 처음부터 사주 안에서 뽑아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방법은 여러가지일 테니까.

그러나 이런 식의 유형을 연구해놓고 그 안에 어떤 사주가 들어왔을 때 튀는 방향을 감안한 후, 그렇다면 이 사주는 이 세계 안에서는 이렇게 움직이겠거니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훨씬 포위망은 촘촘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는 분야와 지식과 연관하여 상담을 할 때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

요약하자면, 사주가 모든 것을 품고 있다라는 입장에서 사주 밖을 바라보는 것과 사주 밖에 이미 정해진 길들과 유형이 있다라는 입장에서 사주를 바라보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식상격을 놓고 전자에서 바라본다면, 식상은 꿈이 되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니 뭔가 기술자가 되어야 하는 느낌으로 처음부터 짚고 들어가게 되지만 후자의 관점에서 보면 식상격이라도 답답한 조직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왜 그럴까가 아니라, 그 사람에겐 조직생활이 꿈으로 작용했을 테니 말이다.

Comments

와..마지막 문구. 머라 형용할 수 없지만 정말 와닿네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어떠한 선택적인 답을 요해야만 하는 사주쟁이?의 관점으로 봤을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에
그저 공부하는 입장이자만 사주를 공부할 수록, (그니깐 제가 안다고 스스로 착각할수록) 그전 보다 사람들에게 무지하구나. 하는 생각때문에 줄곧 회의감이 따르곤 했엇는데 .
힘님의 글을 통해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상상력을 따라가다 보니 무언가 가슴이 뻥 뚫리네요 ㅎ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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