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악연과 엮이는 건 에너지의 급이 비슷해서 그렇다.
여기서 에너지 급이라는 건 단순히 직업, 외모, 스펙 같은 외적인 조건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더 근본적인 것, 즉 마인드, 말투, 걸음걸이, 행동, 버릇 같은 전반적인 태도와 습관을 말한다.
희한하게 사람을 보면, 가까이 지내는 친구, 가족, 애인을 보면 서로 비슷한 구석이 많다.
말투가 닮고, 행동방식도 비슷하고, 심지어 싫어하는 포인트도 닮아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저녁에 소파에 누워서 볼 것도 없는 티비를 보고 있으면, 다른 한 사람은 옆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이게 그나물에 그밥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계를 벗어나고 싶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나 자신을 다른 급으로 만드는 것이다.
급이라는 건 단순히 무언가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가진 에너지의 질, 태도, 그리고 삶의 방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바꿔야 한다는 거다.
목소리를 바꾸고, 말투를 바꾸고, 걸음걸이를 바꾸고, 생각하는 방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에너지를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악연은 자연스럽게 끊어질 수밖에 없다.
왜냐면, 에너지 급이 다른 사람과는 절대 오래 어울릴 수 없기 때문이다.
공손하게 말하는 사람은 비속어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거북하고, 반대로 비속어를 자연스럽게 쓰는 사람은 공손한 사람을 오글거려서 못 참는다.
이런 건 에너지 급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반응이다.
서로의 에너지가 다르면 끌리지도 않고, 가까이 있어도 불편해서 멀어지게 되어 있다.
설사 지금 악연을 한 번 손절한다고 해도, 내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면 결국 비슷한 유형의 사람이 또 내 주변에 끌려오게 된다.
대운이 맞지 않는 사람끼리 부부로 살기 어렵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대운이라는 건 단순히 운명의 흐름만을 뜻하지 않는다.
서로의 에너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한다.
근데 이게 쉽지 않다.
주변의 환경과 사람들은 끊임없이 내게 영향을 미치고, 나를 원래의 상태로 끌어당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바꾸는 건 단순히 나만의 결심으로 되는 게 아니다.
환경도 함께 정리하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여야 한다.
말 그대로, 나라는 존재를 새롭게 재구성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