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존재가 참 신기한 게, 꼭 영적 능력이 뛰어난 무당이나 촉이 좋다고 소문난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기 앞날을 어느 정도 예감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느낌적인 느낌'이란 게 괜히 있는 게 아닌 듯하다.

가령, 죽기 전에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을 보면 그런 느낌이 확신으로 바뀐다.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돌아가시기 전에 유난히 사진을 많이 찍고, 주변 정리를 하거나 오래된 물건들을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치 자신의 마지막을 예감하고 준비하는 것처럼 말이다.

평소에 귀찮아서 미뤄두던 일들을 정리하고, 애틋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를 남기는 것도 그 일환일 것이다.

비단 죽음에 대한 예감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이런 예감은 자주 찾아온다.

예를 들어 갑자기 옷이나 신발 같은 물건을 잔뜩 사들이는 건, 앞으로 그 옷과 신발을 신고 활동할 일이 많이 생긴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게 아닐까?

이상하게도 평소에 잘 안 하던 쇼핑을 막 하고 싶어진다면, 그만큼 새로운 기회나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또, 이유 없이 멘탈이 흔들리면서 서럽게 눈물이 터질 때도 있다.
평소엔 강철 같은 멘탈을 자랑하다가도, 갑자기 이유 없이 모든 게 힘들고 서러워질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의외로 앞에 힘든 시기가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 눈물은 그냥 흘러나온 게 아니라, 우리 무의식이 이미 앞으로 다가올 고난을 느끼고 미리 슬픔을 표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그렇다.
갑자기 어떤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앞으로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미안해질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예감이라고 부르는 건 사실, 우리의 무의식이 앞으로의 일들을 미리 캐치하고 보내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이런 느낌들을 무시하지 않고 잘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더 자연스러워지고, 준비된 상태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일을 앞두고 될지 안 될지 느낌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일이 잘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들 때는 실제로 그 일이 잘 풀리곤 한다.

반면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어딘가 모르게 불안감이 따라다닐 때는, 결국 그 불안감이 현실로 드러나곤 한다.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미 그 결과를 예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예감은 단순히 우리의 감정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서 우리가 모르는 정보를 종합해주는 나름의 '알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느낀 건, 인간은 자기 앞날을 어느 정도 직감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걸 과학적으로 설명하긴 어렵겠지만, 우리는 모두 자신의 길을 가면서 크고 작은 사인들을 받는다.

죽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유난히 애정을 표현하거나, 무심코 미래를 준비하는 행동들을 하는 것도 그런 사인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안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 미래를 미리 감지하려는 본능이 있다.

그러니 이런 느낌이 들 때, 그냥 넘기지 말고 한 번쯤 귀 기울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게 단순한 예감이라고 해도, 우리 삶을 더 잘 준비하고 맞이하게 해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할 테니까 말이다.

인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그 중 일부는 우리가 느끼는 예감으로 나타난다.
이 예감을 믿고 따르는 것도, 어쩌면 삶을 더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