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구족이 흔치 않은 게 아니라, 오행구족하고도 서로 상생하며 끊기지 않고 생하는 사주가 흔치 않은 겁니다.
오행이 구족된 사주는 차고 넘칩니다.
그런 사주는 귀격도 아니고 흔히 알고 계신 그 구족이 그 구족이 아닌 게 됩니다.
예시
甲丙己庚
寅午亥申
예를 들어, 이런 가상의 오행구족은 대단히 귀한 사주입니다.
저 멀리서부터 금생수, 수생목,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 다시 금생수, 수생목… 오행이 돌고 돌고 도는 게 끝이 없습니다.
이를 遠源流長 원원유장이라 하고, 生生不已 생생불이라 합니다.
오행이 구족되었다 하여 다 좋은 게 아니라 이 두 가지 조건, 원원유장과 생생불이가 되어야 합니다.
다른 예시
甲丙壬戊
寅申子申
이 가상의 사주도 오행구족입니다.
그냥 무조건 좋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각각의 오행이 제멋대로 중구난방 따로따로 놀면서 서로 생하며 돕는 게 아니라, 충이나 극 등으로 싸우기 바쁩니다.
전혀 귀격이 아닌 것입니다.
이와 같이 독학하시는 분들 중에는 이해를 돕는 멘토나 선배가 없기에 사주 공부가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의 어떤 글귀를 숙지한 후, 그 글의 깊은 속뜻까지 이해하지 못하여 스스로 자가진단(감명) 후 사주를 오해하거나 미궁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학자로서 사주 공부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그 차이에는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전제가 있다고 봅니다.
실패하는 경우
독학을 하다 보면 위와 같은 난제가 수없이 생기는데, “어? 뭐야.. 오행구족은 다 좋다더니 그것도 아닌가 보네?” 하고 틀린 이론이라 단정 짓고 사주에 대한 불신을 키우며 포기하는 것입니다.
성공하는 경우
“음..? 왜 오행구족은 다 좋다고 한 거지? 주변을 보니까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사주가 가짠가? 아닐 거야...그래도 저 기라성 같은 박도사나 자강선생 같은 고수들이 그리 오행구족을 귀하다 했다면 분명 뭔가 있는 것일 거야.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게 무엇일까? 책을 좀 더 뒤져봐야겠다.”
이렇게 합리적 의심을 통하여 끊임없이 궁구하는 분들은 능히 독학으로도 성공한다고 봅니다.
물론 스승을 두고 명리를 접하는 것만큼 빠른 지름길은 없을 겁니다.
허나 좋은 스승 만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요, 기타 환경적 여건이나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독학을 해야 하는 독학자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과거 제가 공부할 때 늘 가슴에 새겼던 짧은 글귀 남겨봅니다.
讀書百篇義自通
책을 백 번 읽으면 저절로 통한다.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뛰어난 이들이 한 번 만에 이뤘다면 부족한 나는 백 번을 해서라도 이룰 것이요, 뛰어난 이들이 열 번 만에 이뤘다면 부족한 나는 천 번을 해서라도 이루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