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주팔자 속 못난 녀석들을 수용하는 방법

내 사주팔자 속 못난 녀석들을 수용하는 방법

G 술잔속추억 1 2,336 2024.10.20 13:18

역학을 조금 공부하다 보면 본인의 사주팔자에 있는 8놈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 녀석, 한 녀석을 꼼꼼히 살펴보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녀석이 있고, 요놈들만 없었더라면 내 인생이 좀 더 순탄했을 텐데... 하는 녀석도 있지요.

그런데 이런 놈들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결국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나옵니다.

저의 경우, 5년 전에 그런 녀석 두 명이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13년을 잘 다니던, 나름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무려 9개월 동안 백수로 지내며 그나마 얼마 없던 돈도 다 써버렸죠.

그래서 그놈들을 볼 때마다 싸늘한 눈빛으로 째려보고 구박했더랬습니다.

핸드폰은 지인들의 전화 받기가 싫어서 정지시켜버렸고, 집에 있으면 아내와 아이들 눈치가 보여 밖으로 정처 없이 돌아다녔습니다. 영화관, 여행... 아, 정말 좋더군요. 마치 구속에서 해방된 자유를 느끼는 듯했죠.

하지만 이게 하루 이틀이지, 계속되니 지겨워지고 주머니에 돈도 없으니 결국 도서관밖에 갈 곳이 없더군요.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하다 보니 수위 아저씨와 사서 언니들도 저를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보고, 저녁 시간이 되면 자주 마주치는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이 화단 구석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그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저를 힐끔거리며 이상하게 바라보더군요.

눈치가 보이긴 했지만, 어쩌겠습니까. 갈 곳도 없고 할 일도 없으니 계속 도서관에 갈 수밖에요.

할 일이 없으니 무진장 책을 보게 되고, 그것도 지치니 도서관에서 나름 사색을 하게 되더군요.

책을 보다 머리가 아파 도서관 내 멀티미디어실 잠시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하필 그 시간에 저를 위로하려고 아내가 도서관을 급습해서 난리가 났었죠. 생활비도 빚내서 사는 판에 가장이라는 사람이 정신이 있는 거냐고 말이죠.

하지만 그 1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 나의 존재 의미, 그리고 어떤 상황에 처하든 ‘가치롭고 존귀한 나’에 대한 깨달음이 오더군요.

이런 깨달음이 오니, 힘든 상황 속에서도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는 나름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현재 상황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니 신기한 일이 벌어지더군요.

이전 회사에서 의견 충돌로 싸웠던 선배가 어떻게 집 전화를 알아냈는지 전화를 했습니다. 그 선배가 아는 친구 중에 기업체 강의를 하는 분이 있는데, L그룹에서 교육 담당자를 찾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사람을 소개하고 싶다며, 적임자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냥 친구 간에 오랜만에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다 지나가는 말이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선배의 머릿속에 제 생각이 났다고 하네요. 덕분에 L그룹에서 교육 일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주로 영업직군과 영업 관리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했었는데, 이곳에서는 리더십 교육을 하다 보니 더 재미가 있더군요.

연봉도 알아서 올려주고, 조금 지나니 승진도 시켜주고... 하지만 만 4년이 지나자 사주팔자에 있는 몇 놈이 또 말썽을 부렸습니다. 이런 망할 놈의 자식들, 잊을 만하면 또 말썽을 피우네요.

덕분에 1년 동안 죽을 만큼 고생하다가, 다시 4년만에 퇴사했습니다.

한 번 경험이 있어서인지 가벼운 마음으로 또 도서관으로 직행했죠. 그리고 1년...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늘 마음속에 있었지만 정리하지 못했던 후천주역 부분을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을 벗어나 우주와 인간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먹고 사는 일 때문에 미루어왔던 제 진정한 꿈을 찾아가는 첫걸음이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기업체 컨설팅과 강의,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초기라 아직도 빚내서 생활하고 있지만요.

그리고 보면, 제 팔자에 있는 망할 녀석들 덕분에 제 인생이 한결 성숙해진 것 같네요. 지나고 보니 고마운 녀석들입니다.

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자신의 팔자에 있는 못난 놈들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수용하고 감사하는 것도 멋진 일 아닐까요. 물론 그 녀석들 때문에 당장은 죽을 만큼 힘들 수 있지요.

하지만 지나고 나면 다 고마운 녀석들이 됩니다. 물론 이를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을 때 이야기겠지만요.

역학과 주역을 공부하면 할수록 느끼는 건, 하늘이 인간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는 모두에게 맡은 임무를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자신의 길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때가 되면 돌아오라는 것이 하늘의 이치일 테고요.

남이야 뭐라든 나의 못난 점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합니다. 사주팔자는 사람이 살아가는 길일 뿐입니다. 길의 좋고 나쁨을 따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내가 얼마나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인지, 얼마나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노력했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얼마나 내 스스로 행복감을 느꼈는지를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성공의 기준은 과연 뭘까요? 돈, 지위, 명예, 사랑하는 사람들일까요? 물론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훨씬 낫겠지요.

하지만 뒤늦게 깨달은 것은, 인생의 성공이란 어떤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를 존귀하게 생각하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행복을 느껴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생은 결국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내 팔자를 탓하지 말고 마음으로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s

G ㅇㅇ 2024.10.20 14:29
저에게 딱 맞는 글인듯합니다.^^ 요즘은 자꾸만 내 팔자가 왜이러나 모두 남탓만한것같아요
지금도 그런면이 있지만, 노력하고 받아들여야해야하나봐요... 어쨋든 힘들어두 살아가야하는삶인데, 행복한 맘으로 살아야겟지요 힘내봐야죠 ...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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