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잘 하시나요?
아마도 잘 못하실 겁니다.

뇌 과학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인간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무슨 소리냐, 나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나의 뇌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뇌인지 간단하게 테스트해보세요.

테스트를 위해 종이와 펜, 그리고 스톱워치를 준비해 주세요.
첫 번째로, "가나다라"를 순서대로 "하하하"까지 최대한 빨리 적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두 번째로, "abcd"를 "xyz"까지 최대한 빨리 적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를 교차하면서 최대한 빨리 적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예를 들어, '가a', '나b', '다c' 이런 식으로 적어보세요. 가능한 한 빨리 적어주세요.

테스트가 모두 끝났으면 결과를 확인해보세요.
"가나다라"만 적었을 때 걸린 시간과 "abcd"만 적었을 때 걸린 시간을 더한 뒤, 교차하면서 적었을 때 걸린 시간과 비교해보세요.

대부분의 경우 교차하면서 적었을 때 걸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입니다.

이는 우리 뇌가 멀티태스킹이 원래 안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멀티태스킹이 되는 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두 비교 시간이 똑같을 것입니다.

우리 뇌는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할 때 한 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다른 일을 할 때는 전환 과정을 거쳐서 새롭게 집중하게 되는데 이때 시간이 더 걸리고 실수가 생기거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운전 중에 전화를 하거나 일을 하다가 중간에 휴대폰을 확인하면 뇌는 다시 일에 집중할 때 전환 비용이 발생하고, 결국 시간이 더 걸리며 효율성도 떨어지게 됩니다.

1시간이면 끝낼 일을 중간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되면 1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리게 되고, 실수도 더 하게 되며 일의 완성도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공부는 물론이고 그 어떤 것도 마찬가지로, 한 번에 한 가지만 해야 합니다.
이렇게 멀티태스킹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할 때가 생깁니다.

그럴 때 어떻게 하면 뇌가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요?

멀티태스킹의 문제는 대부분 같은 환경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만약 수행할 과제를 위한 환경을 따로 만든다면, 뇌가 최대한의 효율성을 내면서 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상을 가장 많이 받은 유진 오닐이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퓰리처상을 4번이나 받고 노벨문학상도 받은 대단한 사람인데, 이 사람이 항상 두 편의 희곡을 동시에 쓴 최고의 멀티태스커로 알려졌습니다.

작가가 두 작품을 동시에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가능했던 비결이 있습니다.

이 사람의 작업실에는 책상이 두 개였는데, 각각의 책상은 작업실의 양쪽 벽에 놓여 있었고, 각 책상 앞에는 다른 사진과 물건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즉, 각각의 책상에 앉으면 마치 전혀 다른 작업실에 있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환경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A라는 작품은 꼭 A 책상에서만 쓰고, B라는 작품은 반드시 B 책상에서만 작업을 했던 것이죠.

이렇게 환경을 따로 만들음으로써, 뇌가 두 가지 과제를 최대한의 효율성을 내면서 해낼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멀티태스킹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굳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한다면, 각 과제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수행하도록 하고, 같은 시간에 같은 곳에서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뇌가 처리하는 여러 과제에 대한 연결성과 접근성, 효율성을 최대로 높일 수 있습니다.